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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8000 붕괴 시나리오, 유가 100달러·국채 금리 5% '이중 충격'에 낙관론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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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8000 붕괴 시나리오, 유가 100달러·국채 금리 5% '이중 충격'에 낙관론 흔들

GDP 1.7% 하향·일자리 9만2000개 소멸…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재연
모건스탠리 "지수 6300 추락 가능" 경고… 코스피 반도체株도 방어벽 흔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딩 플로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딩 플로어. 사진=로이터
'6주 전 낙관론'은 어디로 갔나. 올해 초 월가 전문가들이 앞다퉈 'S&P 500 지수 8000 시대'를 선언했지만, 유가 급등과 국채 금리 상승이라는 이중 충격이 맞물리면서 그 기대감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단순한 조정이냐, 구조적 하락 전환의 시작이냐를 두고 월가의 진단이 갈리는 가운데, 여의도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미국발() 변동성의 국내 전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3대 투자은행(IB)별 증시 목표치 및 주요 변수 분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 3대 투자은행(IB)별 증시 목표치 및 주요 변수 분석.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성장은 꺾이고, 물가는 오르고…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부활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 확정치를 1.7%로 내려 잡으면서 미국 경제의 균열 조짐이 뚜렷해졌다. 이와 맞물려 지난달에는 9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고용 통계가 발표되어 경기 둔화 우려에 불을 지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경기가 식어가는 와중에 물가가 다시 반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해 최소 2~3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가 재반등과 고용 지표 악화가 겹치며 정책 전환 시점이 안갯속에 빠졌다. 금융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기대치를 단 1회로 대폭 낮췄으며, 일각에서는 오는 12월 오히려 금리를 올릴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5% 선을 시험하는 것도 증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채권 금리 상승은 주식의 상대적 매력을 낮추고 기업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울 뿐 아니라, 미 대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로도 이어진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미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서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자금을 서둘러 회수하는 경향이 있다""코스피도 그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發 유가 충격… 배럴당 120달러 넘으면 '침체' 불가피


중동 정세 악화가 에너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이란과의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한 달 새 45%를 넘게 치솟아 배럴당 100달러(148500) 선에 육박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내년 8월까지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가는 "분쟁이 다음 달까지 이어지고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이 8월까지 차질을 빚을 경우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극단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길목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취약성도 주목된다. 한국은행 추산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약 0.1~0.2%포인트의 추가 상승 압력을 받는다. 원유 수입 단가 급등은 정유·석유화학·항공·운송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수익성을 직접 갉아먹는다.

씨티그룹의 스콧 크로너트 분석가는 "이란 분쟁의 지속 기간, 사모 대출 시장의 불확실성, AI 관련 자금 조달 우려 등 무시할 수 없는 위험 요소가 등장했다"면서도 연말 목표치 7700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도 기업 실적 개선을 근거로 7600 전망을 고수하며 낙관론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분석가는 한층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지수가 현재보다 5%가량 더 밀려 다음 달 중 6300선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지금 시장은 중동 사태의 조기 해결과 유가 하락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도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윌슨은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고착화하지 않는 한 경기 침체 위험은 제한적이지만, 그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미 증시 변동성 직격탄… 반도체 대형주 '경계령'


미국 증시의 기류 변화는 코스피에 곧바로 파고든다. 역사적으로 S&P500과 코스피의 동조화 계수는 0.7~0.8 수준에서 움직여 왔다.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조정에 들어가면 한국 증시도 연동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

국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금리 경로가 불투명한 데다 유가까지 급등하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질 수 있다""연준의 방향성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단기 대응 전략으로는 에너지·필수소비재 등 방어주 비중 확대와 변동성 지수(VIX) 연계 상품을 활용한 헤지가 거론된다.

분기점에 선 월가… 낙관론과 비관론의 갈림길


관건은 중동 분쟁의 지속 기간과 연준의 정책 전환 시점이다. 유가가 120달러 아래에서 안정되고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의 낙관 시나리오가 되살아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이란 핵 협상 결렬 같은 극단적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모건스탠리의 6300 경고는 하락의 출발점에 불과해질 수 있다.

글로벌 증시가 공포와 낙관 사이를 오가는 지금,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공격 모드'에서 '리스크 관리 모드'로 중심축을 옮겨야 할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내재 가치 대비 저평가된 우량 자산을 선별하는 안목이 수익률의 향배를 가를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