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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유가 110달러 돌파... 미국 경기침체 시나리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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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유가 110달러 돌파... 미국 경기침체 시나리오 분석

이란의 에너지 시설 타격으로 글로벌 원유·가스 공급망 20% 마비, 유가 폭등세
1990년 걸프전 당시 '8개월 침체' 재현 우려… 백악관, 스태그플레이션 차단 총력
시설 복구 최장 5년 소요 전망, SMR 등 차세대 에너지 전환 가속화 계기
경기침체 우려에 점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 금융가의 풍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경기침체 우려에 점점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 금융가의 풍경. 사진=연합뉴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실질적으로 봉쇄하고 중동 전역의 주요 에너지 거점을 타격하면서 전 세계 석유와 가스 공급량의 20%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공급 충격은 국제 유가를 배럴당 110달러 위로 끌어올리며 미국 경제를 경기침체의 늪으로 밀어 넣는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번 '오일 쇼크'가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1990년 걸프전 당시와 같은 장기적 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며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제2의 걸프전 침체 재현되나… 1990년 '8개월 불황'의 데자뷔


이란의 에너지 시설 파괴 전략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에 맞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의 파괴력을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 당시와 비교해 분석했다.

당시 다국적군의 개입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 가격 폭등은 1990년 7월부터 이듬해 초까지 이어진 8개월간의 경기침체와 궤를 같이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당시의 완만한 경기침체가 1992년 대선에서 공화당 현역인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 빌 클린턴 후보에게 패배하는 결정적 배경이 되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현재 워싱턴 정가 안팎에서는 이번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경우,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서 현 행정부의 정치적 생명력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0억 달러 추가 예산과 복구 장기화… '포스트 오일' 가속화

전쟁 수행 비용과 파괴된 시설의 복구 문제도 경제적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핵심 변수다. 미 국방부는 이란과의 전쟁 수행과 소모된 탄약 보충을 위해 2000억 달러(약 301조 3000억 원) 규모의 추가 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의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존 툰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는 예산안 통과 여부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척 슈머 상원 소수당 원내대표는 예산 증액안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더 큰 문제는 시설 복구에 걸리는 시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조기 종결을 장담하고 있으나,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파괴된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등을 완전히 복구하는 데 최소 3년에서 5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공급망 공백은 에너지 가격의 고공행진을 장기화시켜 글로벌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안보 위기가 불러온 'SMR' 시장의 급성장


이러한 화석 연료 기반의 공급망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차세대 에너지원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에너지 시장 분석 기관들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은 2035년까지 80억 달러(약 12조 52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또한 지난 20일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SMR 배치 가속화 전략을 공식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중동 의존도가 높은 기존 에너지 공급망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전쟁의 불길이 잡히더라도 파괴된 시설이 남긴 상흔은 전 세계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동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