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달러 규모 빅딜 성사…선급금만 31.5억 달러 파격 베팅
난소암·폐암 표적 ‘TUB-040’ 확보로 차세대 항암제 시장 정조준
이뮤노메딕스 이어 튜불리스까지…글로벌 ADC '쩐의 전쟁' 가열
난소암·폐암 표적 ‘TUB-040’ 확보로 차세대 항암제 시장 정조준
이뮤노메딕스 이어 튜불리스까지…글로벌 ADC '쩐의 전쟁' 가열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7일(현지시각) 바이오 전문 매체 피어스바이오텍(Fierce Biotech) 보도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독일의 ADC 전문 바이오 기업 튜불리스(Tubulis)를 총액 50억 달러(한화 약 7조 378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계약은 31억 5000만 달러(약 4조 6480억 원)라는 막대한 선급금을 우선 지급하고, 향후 개발 성과에 따라 18억 5000만 달러(약 2조 7280억 원)를 추가로 건네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난공불락’ NaPi2b 표적 정조준… 7.3조 원 베팅의 이유
이 물질은 난소암과 비소세포폐암세포 표면에 나타나는 ‘NaPi2b’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다. 업계에서는 NaPi2b가 암세포 사멸 효과는 뛰어나지만, 그간 독성 조절 실패로 인해 로슈(Roche)나 머사나 테라퓨틱스(Mersana Therapeutics) 같은 글로벌 강자들도 중도 포기했던 ‘난공불락’의 영역으로 평가해 왔다.
길리어드는 튜불리스가 지난해 임상에서 기록한 59%의 객관적 반응률(ORR)에 주목해 전격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존 ADC 기술의 고질적 한계였던 부작용 문제를 튜불리스의 플랫폼이 해결했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7조 원대의 거액 베팅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길리어드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한 파이프라인 확보를 넘어 독자적인 ADC 원천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분석했다.
‘포스트 트로델비’ 전략 가속화… 잇따른 빅딜로 체질 개선
이번 튜불리스 인수는 다니엘 오데이(Daniel O’Day) 길리어드 회장이 천명한 ‘항암제 중심의 사업 다각화’ 전략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길리어드는 이미 지난 2020년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약 30조 9750억 원)에 인수하며 유방암 치료제‘트로델비’를 확보, ADC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바 있다.
트로델비가 현재 길리어드 항암 매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면, 튜불리스는 그 뒤를 이을 차세대 성장 엔진인 셈이다.
길리어드의 광폭 행보는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M&A 지표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길리어드는 지난해 말 세포 치료제 기업 아셀릭스(Arcellx) 인수에 78억 달러를 투입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사인 오로 메디신(Ouro Medicines)을 16억 7000만 달러에 품에 안았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길리어드가 기존의 주력이었던 HIV 등 항바이러스제 의존도를 낮추고, 2030년까지 항암제 매출 비중을 전체의 3분의 1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정교한 포석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독일 뮌헨을 ADC 혁신 허브로… 글로벌 빅파마 ‘무한 경쟁’
길리어드는 인수를 마친 뒤 독일 뮌헨에 소재한 튜불리스 사업장을 별도의 연구 조직으로 유지하며, 이를 자사의 글로벌 ADC 혁신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기술력만 흡수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유럽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며 연구 개발(R&D)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튜불리스는 지난해 시리즈C 라운드에서 3억 4400만 유로(약 5940억 원)를 조달하며 독자 생존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으나, 길리어드의 거대 자본력과 손을 잡는 길을 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거래가 글로벌 빅파마 간의 ‘ADC 쟁탈전’을 더욱 가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이자의 시젠(Seagen) 인수와 머크의 다이이찌산쿄 협업 등 조 단위 계약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길리어드가 튜불리스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탈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다만, TUB-040이 피벗(허가용) 임상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는 만큼, 실제 상업적 성공 여부는 향후 대규모 환자군에서의 안전성 데이터 확보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