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향 외채 사상 최대치 경신… 미국과 격차 22억 달러로 '바짝'
위안화 결제 비중 150억 달러 돌파, '탈달러화' 가속화 신호탄
거대 인프라 자금줄 쥔 중국, 동남아 최대 경제국 금융 주도권 확보
위안화 결제 비중 150억 달러 돌파, '탈달러화' 가속화 신호탄
거대 인프라 자금줄 쥔 중국, 동남아 최대 경제국 금융 주도권 확보
이미지 확대보기미·중 패권 전쟁의 최전선인 동남아시아에서 경제적 균형의 추가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자원 부국이자 동남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중국 자본을 대거 흡수하면서 대중국 채무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부채 증가를 넘어 역내 금융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하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16일(현지시각) 발표한 ‘4월 인도네시아 외채 통계(SULNI)’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인도네시아의 대중국 외채 규모는 255억 7400만 달러(약 37조 8600원)에 이르렀다.
미·중 채무 격차 22억 달러로 '바짝'… 금융 패권 교체 신호탄
이번 통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채무 격차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점이다.
2월 기준 미국의 대인도네시아 채권액은 278억 300만 달러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과의 격차는 이제 22억 3000만 달러(약 3조 3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수십억 달러 이상의 간극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사정권에 들어온 셈이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조코 위도도 전 정부부터 현 프라보워 체제까지 이어지는 강력한 '인프라 드라이브'가 자리 잡고 있다.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등 대형 국책 사업에 투입된 중국 자본이 본격적으로 수치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자본은 주로 민간 포트폴리오 투자에 집중되는 반면, 중국 자본은 정부 간 협력을 바탕으로 한 직접적인 인프라 금융 형태를 띤다"며 "현재의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할 때 올해 안에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채권국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결제 150억 달러 돌파… '탈달러화' 가속화 신호탄
부채 총액보다 더욱 예의주시해야 할 지점은 화폐의 영향력이다. 이번 발표에서 위안화(CNY) 표시 외채 규모는 153억 5600만 달러(약 22조 730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50억 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경제 체계가 달러 패권에서 벗어나 위안화 경제권으로 깊숙이 편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인도네시아의 '탈달러화' 전략이 실효를 거두는 증거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그동안 주변국과 현지 통화 결제(LCT) 비중을 높여왔는데, 그중에서도 중국과의 위안화 결제 확대가 가장 독보적이다. 이는 달러화 변동성에 따른 환리스크를 줄이려는 고육책인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 밀착도를 반영한 결과물이다.
거대 인프라 자금줄 쥔 중국, 금융 주도권 확보와 리스크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외채 구조가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중앙은행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비율이 29.8%로 안정적이며, 전체 부채의 84.9%가 장기 채무로 구성되어 있어 상환 위험이 낮다"는 공식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더욱 입체적이다. 금융계 전문가는 "부채의 양보다 질이 문제다. 니켈 등 핵심 광물 공급망과 연계된 중국 자본의 유입은 향후 인도네시아의 자원 민족주의와 결합해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의 이번 외채 기록 경신은 미·중 갈등 사이에서 실리 외교를 펼치는 신흥국의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의 '금융 영토 확장'이 정점에 달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루피아화 가치 변동과 중국의 금리 정책 변화가 인도네시아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를 면밀히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 속에서 우리 기업들도 동남아시아 시장의 금융 지형도 변화에 따른 정교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