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면책 조건으로 안보 협상 '볼모'… 기업 리스크가 동맹 흔든다
한국 정부, 사법 주권과 '안보 딜레마' 사이… 독자가 챙길 관전 포인트 3
한국 정부, 사법 주권과 '안보 딜레마' 사이… 독자가 챙길 관전 포인트 3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4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동안 혈맹으로 묶여 있던 양국 관계가 '경제안보'라는 트럼프식 거래 프레임 아래 격랑에 빠졌다.
기업 수사에서 안보 협상 중단으로… 트럼프의 '거래적 압박'
지난해 3370만 명의 고객 데이터가 유출된 이후 한국 당국은 쿠팡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워싱턴의 기류는 달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수사를 '미국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으로 간주하고, 김 의장에 대한 면책 보장이 없으면 고위급 외교·국방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 타격은 안보 현장에서 먼저 나타났다. 한국의 핵심 국방 프로젝트인 핵 추진 잠수함 도입 기술 협의는 기약 없이 연기됐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ISDS) 등 중재 절차까지 동원해 사법 주권을 흔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통상 분쟁을 넘어 방산과 기술 안보까지 인질로 삼는 '거래적 외교'의 전형이다.
로비 자금 162억 원의 힘… '안보'를 인질로 잡은 기업 스캔들
미 정부가 유독 쿠팡 문제에 집착하는 배경에는 강력한 로비가 있다. 쿠팡은 2021년부터 미국 정계에 쏟아부은 로비 자금만 약 1100만 달러(약 162억 원)에 달하며, 올해 1분기에는 지출을 2배로 늘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기업 현안과 안보 의제를 결합해 이익을 도모하는 구조임을 간파한 행보다.
증권가에서는 경제와 안보를 하나로 묶는 트럼프식 세계관이 잠수함 협력이나 방산 계약까지 파편을 튀게 하는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단속, 관세 인상 위협 등과 맞물려 한국의 외교적 운신의 폭은 날로 좁아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사법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동맹 균열을 감수할지, 혹은 국익을 위해 기업 수사를 타협할지 '진퇴양난'에 빠졌다.
국내 여론, '사법 정의'와 '외교 리스크' 사이의 갈등
국내 여론은 싸늘하다. 2025년 12월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9.1%가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68.4%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강제 조사권 행사에 찬성했다. 특히 74.1%는 '미국 법인'이라는 점을 내세워 국내 규제를 회피하려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2026년 4월 현재, 사태가 외교적 파장으로 번지며 여론의 기류는 복잡해졌다. 시민사회는 여전히 '기업의 책임 회피'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하지만, 일각에서는 미 정치권의 전방위적 압박이 실질적인 안보 불이익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SNS상에서는 주권 침해 논란과 동맹 균열을 동시에 걱정하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팩트와 외교적 실리 사이에서 국민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시장 참여자가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파장은 상당하다. 투자자와 국민은 다음 두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국방 협의 재개 여부다. 연기된 핵 추진 잠수함 등 주요 국방 프로젝트의 협의가 언제 재개되는지가 한미 관계의 '바로미터'다.
둘째, FTA 중재 절차 진행 여부다. 쿠팡 주주들이 제기한 중재 건의 결론에 따라, 향후 한국의 국내 규제권이 어느 선까지 위협받을지 판가름 난다.
기업 스캔들이 동맹의 아킬레스건이 된 지금, 한국은 실리 중심의 정교한 외교 전략을 재구성해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