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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로봇의 자존심 '세이메이', 미·중 겨냥한 데뷔전서 '다리 뚝'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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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로봇의 자존심 '세이메이', 미·중 겨냥한 데뷔전서 '다리 뚝' 망신

교토서 국산 휴머노이드 시작기 첫선… 공개 직전 다리 부품 파손으로 시연 실패
'음양사' 이름 내걸고 미·중 로봇 패권 탈환 선언… 2029년 재난용 양산 목표
엔비디아 GPU 제외 전 부품 국산화 성공… '로봇 강국' 일본의 와신상담 승부수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이 데뷔 무대에서 체면을 구겼다. 사진은 세이메이의 시전 현장을 AI로 재구성한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이 데뷔 무대에서 체면을 구겼다. 사진은 세이메이의 시전 현장을 AI로 재구성한 모습.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과거 로봇 강국의 지위를 누렸던 일본이 미국과 중국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이 데뷔 무대에서 체면을 구겼다. 전설적인 음양사의 이름을 빌려 부활을 선언했으나, 정작 공개 현장에서는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단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28일(현지시각) 교토시 좌경구에서는 일본 국내 제조사와 대학이 역량을 결집해 제작한 국산 휴머노이드 시작기 '세이메이(SEIMEI)'의 공개 행사가 열렸다. 헤이안 시대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를 모티프로 한 화려한 와장(和裝) 차림으로 등장한 세이메이는 높이 140cm, 무게 49kg의 외형을 갖췄으나, 이날 행사 내내 고정된 자세로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공개 직전 '다리 부러진' 음양사… 기술적 한계 노출


시연 실패의 원인은 공개 직전 실시된 최종 테스트에서의 사고였다. 무리한 구동으로 인해 다리 부분의 부품이 파손되는 트러블이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기대를 모았던 보행 시연과 팔 동작 등은 모두 무산됐으며, 주최 측은 파손된 부분을 수리하고 개량해 오는 5월 말 홈페이지를 통해 구동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토 휴머노이드 아소시에이션(KyoHA)'이 주도했다. 와세다대학을 중심으로 전자부품 대기업인 무라타(村田) 제작소, 로봇 전문 기업 템자크 등이 참여해 불과 4개월 만에 시작기를 완성했다. 이는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비롯해 빠르게 시장을 잠식 중인 미국과 중국의 휴머노이드 기술에 맞서기 위한 일본 로봇 산업계의 긴급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핵심 칩' 제외한 99%의 자국화… 2029년 상용화 도전


세이메이의 가장 큰 특징은 부품의 자국화다. 로봇의 '몸'을 구성하는 모터와 센서 등 핵심 하드웨어는 모두 일본 기업들의 부품으로 채워졌다. 다만, 인공지능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두뇌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만은 미국 엔비디아(NVIDIA) 제품을 사용해, 첨단 컴퓨팅 분야에서의 해외 의존도는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KyoHA 측은 이번 시작기 공개를 발판 삼아 2029년 3월 말까지 실제 재난 현장에서 투입 가능한 수준의 양산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