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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빅3’ 이익 반토막, 보조금 절벽에 내수 침체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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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빅3’ 이익 반토막, 보조금 절벽에 내수 침체 직격탄

구매세 감면 축소에 1분기 순이익 55% 급락… 내수 20% 실종
전기차 출혈경쟁 심화 속 ‘수출 확대·가격 인상’으로 돌파구 모색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 사진=연합뉴스


중국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3대 완성차 업체가 정부의 구매 인센티브 축소 여파로 올해 1분기 일제히 두 자릿수 이상의 이익 급락을 기록하며 내수 시장의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현지 업계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내 판매 1위인 BYD(비야디)를 비롯해 지리자동차(Geely), 체리자동차(Chery) 등 ‘빅3’의 1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차 왕’으로 불리는 BYD는 순이익이 절반 이상 꺾이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주요 3사 실적 분석: '수익성 1위' 비야디의 굴욕

중국 자동차 산업의 가파른 성장을 견인하던 핵심 기업들의 1분기 성적표는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무엇보다 업계 선두주자인 BYD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BYD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 급락한 40억 9000만 위안(약 8843억 8070만 원)에 그쳤다. 매출 역시 11.8% 감소하며 그간 고수해온 업계 수익성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내 2위 자동차 그룹인 지리자동차 또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리자동차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27% 하락한 41억 7000만 위안(약 9016억 791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리자동차는 이번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내수 판매 부진과 더불어 급격한 환차손에 따른 비용 증가를 꼽았다.
해외 수출에서 강점을 보여온 체리자동차 역시 내수 시장의 한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체리자동차의 1분기 순이익은 41억 7000만 위안(약 9016억 791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으며, 매출도 3.4% 줄어들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 내수 시장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상위권 업체들조차 '이익 방어'에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보조금 중단이 부른 ‘판매 절벽’과 원가 상승의 이중고

이처럼 중국 자동차 업계의 실적이 동반 부진한 배경에는 정부의 취득세 감면 혜택 축소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까지 전기차 구매 시 10%의 차량 취득세를 전액 면제했으나, 올해부터 이를 5% 부과로 변경했다.

혜택 종료 전 차량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지난해 말에 집중되면서 올해 초 '역기저 효과'와 함께 극심한 수요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중국승용차연맹(CPCA)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중국 내수 시장 전체 판매량은 482만 대로 전년 대비 20% 급감했다. 특히 신에너지차(EV·PHEV) 판매는 200만 대로 23.8%나 빠지며 인센티브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업체 오토모티브 포어사이트(Automotive Foresight)의 예일 장 매니징 디렉터는 "인센티브 단계적 폐지 이후 내수 시장이 아직 회복세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을 갉아먹는 또 다른 요인은 급등하는 부품 원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며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지자 제조 원가 부담이 커졌다.

이에 BYD는 지난 29일, 일부 모델에 탑재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가격을 기존보다 2100위안 인상된 1만 2000위안(약 259만 원)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내수 판매 부진에 따른 손실을 옵션 가격 인상으로 상쇄하려는 전략이다.

사활 건 해외 영토 확장… 수출 목표 88% 상향


내수 시장이 ‘치킨게임’ 양상을 띠면서 중국 기업들은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내수 전기차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에서 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8%에서 88%로 대폭 상향하며 ‘수출 드라이브’에 힘을 실었다.

지리자동차의 구이성웨(Gui Shengyue) CEO는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수출 목표인 75만 대(전년 대비 78% 증가) 달성을 자신한다"며 "중동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우려가 오히려 중국산 전기차 수출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BYD 역시 올해 해외 판매 목표를 150만 대로 잡고 유럽과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 수출 물량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 수익성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서방 국가들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움직임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출 가속화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보조금 절벽을 넘기 위해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높은 마진을 확보하느냐가 올해 실적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