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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옵티머스, 7~8월 양산 시동… "연 100만 대, 살 사람 있나" 회의론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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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옵티머스, 7~8월 양산 시동… "연 100만 대, 살 사람 있나" 회의론 맞선다

모델S·X 5월 역사 속으로… 14년 만에 로봇 라인으로 전환, AI5 칩도 옵티머스 전용 배정
골드만삭스 2035년 시장 380억 달러 전망 속, MIT 로봇공학자 "수십 년 내 실현 공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전경.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인간형 로봇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테슬라(Tesla)의 '옵티머스(Optimus)' 사업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면서, 정작 이 로봇을 누가·어떤 목적으로 구매할 것인지를 둘러싼 시장의 회의론이 맞불처럼 번지고 있다.

미국 친환경 에너지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는 지난 2일(현지시각) 테슬라가 연간 100만 대 규모 옵티머스 생산 목표를 내세웠음에도 실질적인 구매 수요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델S·X 61만 대의 역사 뒤로… 7월 말 로봇 생산 시동


테슬라의 모델S와 모델X는 각각 14년, 11년의 생산 역사를 마감하며 5월 초 마지막 차량을 프리몬트 공장에서 출고했다. 두 모델의 누적 생산 대수는 61만 대를 넘어섰지만, 최근 연간 판매량은 약 3만 대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였다.

설비 능력(연 10만 대)을 크게 밑도는 가동률이 지속된 끝에, 머스크 CEO는 이를 "명예로운 퇴역"이라고 표현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1~3월) 주주 보고서에서, 2분기부터 프리몬트 공장의 해당 라인을 옵티머스 1세대 생산 라인으로 전환해 연간 최대 100만 대 규모로 구축한다고 밝혔다. 텍사스 기가팩토리에는 장기 연간 1000만 대를 목표로 하는 2세대 라인도 준비 중이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각)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머스크는 옵티머스 대규모 생산을 "7월 말~8월"께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옵티머스가 완전히 새로운 공급망을 가진 1만 개의 고유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어 초기 생산량은 "상당히 느릴 것"이며 올해 생산 속도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질 출하 가능 물량을 5만~10만 대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테슬라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각) 자체 개발 신형 인공지능(AI) 칩 'AI5'의 설계 완료(테이프아웃)를 공식 확인했다. 머스크는 AI5를 차량용 완전자율주행(FSD)이 아닌 옵티머스와 초대형 AI 연산 클러스터에 우선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AI4 칩이 자율주행에서 "인간보다 훨씬 높은 안전성을 달성하기에 충분하다"는 게 그 이유다.

테슬라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250억 달러(약 36조 8350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1월 제시한 200억 달러(약 29조 4680억 원)보다 50억 달러(약 7조 3655억 원) 늘어난 수치이자, 2025년 지출액 86억 달러(약 12조 6686억 원)의 약 3배에 달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바이바브 타네자(Vaibhav Taneja)는 이로 인해 올해 남은 기간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확인했다.

"3만 달러 로봇, 도대체 누가 사나"… 전문가 회의론 정면 반박


클린테크니카는 핵심 의문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옵티머스가 아직 가사노동이나 공장 작업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수준에서, 기업과 소비자가 거액을 지불할 유인이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머스크는 대량 생산 이후 대당 가격을 2만~3만 달러(약 2946만~4420만 원) 수준으로 잡겠다는 목표를 여러 차례 밝혔다. 이 가격대는 경쟁사 대비 파격적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아틀라스(Atlas)'는 14만~15만 달러(약 2억 627만~2억 2100만 원),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의 '디짓(Digit)'은 약 25만 달러(약 3억 6835만 원)에 달한다.

중국 유니트리(Unitree)는 지난해 7월 1세대 인간형 로봇 'R1'을 5900달러(약 869만 원)에 선보여 업계에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룸바(Roomba) 청소 로봇의 창업자이자 MIT 로봇공학자인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는 올해 1월 1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인간형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범용 조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수십 년 안에는 실현 불가능한 공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액추에이터 전문가인 피르겔리 오토메이션스(Firgelli Automations) 로비 딕슨(Robbie Dickson) 대표도 올해 "옵티머스 플랫폼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토크 밀도 돌파구'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인간 수준의 유연한 동작을 구현하려면 현재의 부품 기술로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머스크 스스로도 2025년 초 "올해 1만 대를 만들겠다"고 했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고, 2026년 1월에는 현재 공장에서 가동 중인 옵티머스가 "유용한 작업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처럼 목표 일정이 반복적으로 지연된 사례가 전문가들의 회의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35년 시장 380억 달러"… 낙관론의 근거와 생존 조건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골드만삭스 리서치는 인간형 로봇 시장의 규모가 2035년까지 380억 달러(약 55조 9816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2050년까지 시장이 5조 달러(약 7366조 원)로 팽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가 경쟁자 대비 주장하는 구조적 우위도 분명하다. 옵티머스의 시각 인식 알고리즘은 테슬라 FSD 시스템 구조를 그대로 활용하며, 무릎 관절 등 기계 구조도 모델Y 핵심 부품과 설계 원리를 공유한다.

전 세계 500만 대 이상의 테슬라 차량이 매일 생산하는 도로 주행 데이터가 옵티머스의 환경 인식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역으로 활용된다는 점도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강점으로 분석된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외부 판매는 올해 하반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외부 환경에서의 실제 투입은 내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2세대 공장은 2027년 여름 가동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테슬라 주가는 현재 주당 430달러(약 63만 3476원)로, 2025 회계연도 주당 순이익(비일반회계기준·Non-GAAP) 1.66달러의 259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을 기록 중이어서,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연간 100만 대 설비 구축 공사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구매 계약 없이는 공장만 덩그러니 남을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업계에서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