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2026년 말 도심 자율주행 시범 도입… 테슬라와 기술 경쟁 점화
이미지 확대보기메르세데스-벤츠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이른바 '레벨 2++'로 불리는 고도화된 주행 보조 시스템을 독일 도심에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유럽 도로를 무대로 테슬라 등 글로벌 기술 기업과의 정면승부가 예고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요르그 부르처 메르세데스-벤츠 기술 총괄은 세계 최대 규모의 비즈니스 전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링크드인’을 통해 "오는 2026년 말 독일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2027년 초에는 독일 전역에서 도심형 '포인트 투 포인트(출발지-도착지)' 자율주행 서비스를 상용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독일 정부와의 긴밀한 규제 협의를 바탕으로 도출된 결론이다.
2027년, 유럽 자율주행 시장 '분수령'
이번 결정은 유럽 내 자율주행 규제 환경이 급변하는 시점과 궤를 같이한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7년부터 독일을 포함한 유럽 연합 전역에서 운전자의 상시 감독이 필요한 '레벨 2++'와 보다 고도화된 '레벨 4' 시스템의 운행이 본격 허용될 전망이다.
이는 기존의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R171 규정(DCAS)이 대폭 보완된 결과로, 완성차 업체들에는 새로운 시장 진입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독일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유럽 내 자율주행 기술 표준을 선점하려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테슬라가 최근 네덜란드와 리투아니아에서 FSD(Full Self-Driving) 승인을 획득하며 유럽 공략을 가속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 역시 기술 격차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해당 국가들에서 이미 2000만km 이상의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며 데이터 기반의 학습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센서 기술의 차별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
메르세데스의 'MB.드라이브 어시스트 프로'는 총 27개의 센서와 10개의 카메라를 탑재해 주행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 때문에 기존 차량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기능을 추가하는 테슬라 방식과는 달리, 하드웨어 하부 구조가 갖춰진 신형 S-클래스 및 신규 GLE, GLS 모델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메르세데스의 방식은 비용 부담은 크지만, 복잡한 유럽 도심 환경에서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생성하는 데 유리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유럽 내 자율주행 경쟁, 향후 시나리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신기능 출시를 넘어 유럽 자율주행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각 인식과 논리적 추론을 동시에 수행하는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이 도입되면서, 자율주행 시스템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복잡한 교통 상황을 학습하고 있다.
독일 교통 당국은 안전성 확보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시스템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하지만, 데이터 축적량이 임계점을 돌파함에 따라 상용화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럽 금융권에서는 "향후 2년 내 유럽 도로 위의 주행 주도권이 어떤 제조사의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될지가 완성차 업체의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르세데스의 이번 '속도전'이 테슬라의 데이터 우위를 상쇄하고 시장 점유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 유럽의 도로를 무대로 펼쳐질 기술 경쟁의 향방에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