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운송협회 총회 진단… 글로벌 순이익 작년 450억 달러에서 230억 달러로 급감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파로 제트 연료비 40% 폭등… 에어인디아·루프트한자 등 노선 감축
윌리 월시 사무총장 “한계 도달한 항공사 속출할 것… 구조조정 및 거대한 인수합병 물결 예고”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파로 제트 연료비 40% 폭등… 에어인디아·루프트한자 등 노선 감축
윌리 월시 사무총장 “한계 도달한 항공사 속출할 것… 구조조정 및 거대한 인수합병 물결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사들은 가혹한 비용 압박 속에서 비수익 노선을 전면 철수하는 한편, 살아남기 위해 경쟁사와의 코드 공유 및 대대적인 인수합병(M&A)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올해 전 세계 항공사들의 총 순이익이 230억 달러(약 35조 원)에 그칠 것으로 공식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호실적인 450억 달러에서 무려 48.8%나 가파르게 주저앉은 수치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전 세계 항공업계가 다시 한번 지정학적 위기라는 극도로 도전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시기에 직면했다"며 비상 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호르무즈 폐쇄로 제트 연료비 40% 폭등… 중동 노선 11% 급감 직격탄
이번 항공업계 흑자 쇼크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중동 안보 위기가 불러온 항공 제트 연료비의 폭발적인 상승이다.
전쟁 심화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정유 공급망에 대형 차질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올해 항공 산업 전반이 부담해야 할 총 연료 비용은 전년 대비 무려 40%나 치솟은 3,500억 달러(약 53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정유 인프라가 취약한 유럽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실질적인 항공 연료 공급 부족 우려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전쟁의 직접적인 사정권에 접어든 중동 지역은 요금 유인 승객 수에 이동 거리를 곱한 '수익 승객 킬로미터(RPK)'가 11%나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위험 분산을 위해 대형 항공사들이 중동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대거 중단하거나 취소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대형 국적사인 에어 인디아(Air India)와 독일 루프트한자(Lufthansa) 등은 마진율이 무너진 비수익 노선 및 중동 경유 항공편을 일제히 축소하거나 잠정 폐쇄하며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이 시기 견디지 못할 것”… 글로벌 메가 항공사 발 대대적 M&A 지각변동
윌리 월시 사무총장은 닛케이 아시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불행하게도 이번 유가 고공행진 충격을 끝까지 버텨내지 못하고 파산하거나 무너질 항공사들이 속출할 것"이라며, 이를 견뎌내기 위한 전방위적인 지각변동과 ‘인수합병(M&A)의 거대한 물결’이 항공 시장 전체에 거세게 몰아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원자재 및 글로벌 자본 시장에서는 이 같은 합종연횡의 징후가 뚜렷하게 포착되고 있다. 미국계 대형 투자회사 캐슬레이크(Castlelake)는 에어프랑스-KLM을 압박해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의 지분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영국의 대표적 저가 항공사(LCC)인 이지젯(EasyJet) 인수 역시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항공사 간의 결속 움직임도 포착되어, 지난 4월에는 미국 항공의 양대 축인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의 초대형 합병에 대한 비밀 정밀 논의가 오가기도 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비교적 덜한 일본 시장에서도 생존을 위해 전일본항공(ANA)과 일본항공(JAL)이 노선 코드 공유를 포함한 전례 없는 긴밀한 공동 협력 체제를 모색하고 나섰다.
여객 수요는 51억 석 ‘탄탄’… 중동 피해 다른 하늘길로 다각화
다행히 이번 위기는 전 세계 하늘길이 완전히 막혔던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의 자본 쇼크와는 양상이 다르다. 전쟁 여파가 미치지 않는 중동 외 지역의 글로벌 여객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력한 우상향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IATA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항공 승객 수는 총 51억 석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가 상승 압박을 반영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예측치보다는 소폭 하향 조정된 수치지만, 2025년 실적과 비교하면 여전히 2.4% 성장한 수치다.
특히 항공사들이 폭등한 제트 연료비용을 항공권 가격에 전가하면서 전체적인 항공료가 크게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의 비즈니스 출장 여행 수요는 가격 저항 없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과거 중동 공항들을 핵심 환승 거점(허브)으로 활용하던 글로벌 여객 및 물류 수요가 전쟁 위험을 피해 아시아, 유럽 등 다른 대체 지역 노선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오히려 이들 우회 노선의 단가 상승과 호황을 견인하는 구조적 다각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공급망 펜스를 재구축하려는 글로벌 항공사들의 치열한 치킨게임 속에서, 중동발 유가 폭탄을 견뎌내고 살아남는 메가 항공사 중심으로 전 세계 하늘길의 패권이 급격히 재편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