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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로버 13년 생존 비결… 64MB로 화성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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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로버 13년 생존 비결… 64MB로 화성 달린다

바퀴 닳고 전력 줄어도 과학 성과 '무결'… JPL 소프트웨어 수술 비화
2035년 임무 지속·유기분자 검출… 우주 탐사 기술株 재조명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Curiosity). 사진=연합뉴스
화성이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13년을 버텨온 탐사 로버가 메모리 용량 64MB로 임무를 이어가며 생명체 흔적을 둘러싼 과학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큐리오시티(Curiosity) 화성 탐사 로버 이야기다.

미국 전기·전자공학자협회(IEEE) 기관지 IEEE 스펙트럼(Spectrum)은 9일(현지시각) JPL 큐리오시티 공학운영팀 부팀장 알렉산드라 홀러웨이(Alexandra Holloway)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로버가 어떻게 한계를 넘어왔는지"를 상세히 보도했다.

64MB로 화성을 달리다 — 메모리 위기와 소프트웨어 수술

큐리오시티는 2012년 화성에 착륙한 이래 지금까지 총 37km 가까이를 주행하고, 42개 암석 시료를 시추 채취했으며, 76만 3000장에 달하는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처절한 생존 드라마가 있었다.
로버에는 A·B 두 대의 컴퓨터가 탑재돼 있다. 착륙 시 가동하던 A 컴퓨터는 착륙 200화성일(sol) 만에 낸드(NAND) 메모리 이상으로 B로 교체됐다.

그로부터 2000 화성일 이상이 지난 2172 화성일째, 이번에는 B 컴퓨터가 드라이브 파티션을 마운트하지 못하는 치명적 결함을 일으켰다.

JPL 팀은 B의 데이터를 보존하기 위해 2000여 화성일 동안 방치했던 A로 다시 넘어갔지만, A 역시 메모리 용량이 4기가바이트(GB)에서 2GB로 쪼그라든 상태였다.

B에서 A로, A에서 다시 지구로 데이터를 옮기는 작전이 끝나자 A는 또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홀러웨이는 "A 메모리가 납땜이 풀리는 것처럼 작동했다"며, 팀이 찾아낸 묘책을 이렇게 설명했다. "비행 소프트웨어를 담아두는 노어(NOR) 메모리 뱅크 4개에 구버전 소프트웨어 복사본 두 개가 각각 32MB씩 저장돼 있었다.
구버전을 삭제하고 그 64MB를 A의 파일 시스템으로 전용했다." 원래 메모리의 1% 미만 공간에 운영체제를 재구성한 이 업데이트는 "잘 되길 바란다(R-Hope)"는 코드명으로 불렸다. 홀러웨이는 "속도는 느리고 용량도 작지만, 주행·데이터 관리·과학 실험 등 핵심 기능은 모두 살아있다"고 했다.

닳은 바퀴·줄어드는 전력… 그래도 2035년까지

큐리오시티의 발목을 가장 직접적으로 잡는 것은 바퀴 마모다. 홀러웨이는 "모래에 덮인 작은 돌들이 사실은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거대한 바위의 끝부분이었다"며 "앞바퀴가 특히 심하게 파손돼 현재는 후진 주행을 기본으로 한다"고 밝혔다.

전력 문제도 심각하다. 큐리오시티는 방사성동위원소 열전발전기(RTG)를 동력원으로 쓰는데, RTG는 시간이 지날수록 출력이 줄어든다.

JPL 팀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활동이 조기 종료될 경우 컴퓨터와 일부 열선을 꺼 절전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주행 중 궤도 위성과 동시에 교신하는 작업도 병렬 처리 방식으로 전환했다.

홀러웨이는 "과학 성과는 전혀 저하되지 않았으며, RTG는 6차 연장 임무 시기부터 과학 출력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2035년까지는 문제없이 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큐리오시티와 나란히 화성을 탐사 중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로버와의 비교도 흥미롭다.

두 로버는 모두 RAD 750 프로세서와 동일한 메모리 용량을 사용하지만, 퍼서비어런스는 자율주행을 위한 별도의 프로세서를 추가 탑재했고, 착륙 약 3년 만에 큐리오시티의 전체 주행 거리를 추월했다.

최근 큐리오시티의 과학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월 28일 플로리다대 에이미 윌리엄스(Amy Williams) 교수 연구팀은 큐리오시티가 화성 표면에서 지구의 생명 기원과 관련된 다양한 유기분자를 검출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유기물이 과거 생명 활동에서 비롯된 것인지, 지질 작용이나 운석 충돌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며, 최종 규명을 위해서는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홀러웨이는 미래 임무 설계에 대해 "운영자가 설계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원하는 데이터 산출물 형태를 정의해야 한다"며 "전력 흐름을 구성 요소별로 분 단위로 추적할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정교한 부하 분산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