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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칩일 뿐"… 中 CXMT, 美 국방부 상대 '블랙리스트 제외'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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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칩일 뿐"… 中 CXMT, 美 국방부 상대 '블랙리스트 제외' 소송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제소…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피고 지목
"1260H 군사기업 지정은 자의적이며 적법 절차 위반"… 평판 훼손·계약 제한 철회 요구
지난 2월 제외 통보 후 돌연 번복… 6월 알리바바 제소에 이어 中 빅테크 법적 반격 확산
7월 27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CXMT) 본사 앞에 진열판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7월 27일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CXMT) 본사 앞에 진열판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D램(DRAM) 반도체 제조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칭신춘추)가 자사를 ‘중국 군사기업(Chinese Military Company·CMC)’으로 지정한 미국 국방부(펜타곤)를 상대로 워싱턴 연방법원에 공식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국방부의 블랙리스트(1260H 명단) 등재가 구체적인 증거 없이 자의적으로 이뤄졌으며 적법 절차(Due Process)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장기적으로 미국 및 글로벌 메모리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CXMT가 미국 정부 조달 배제와 글로벌 평판 손상 등 유무형의 제재 족쇄를 풀기 위해 정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8월 30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을 인용한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본사를 둔 CXMT는 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미 국방부를 상대로 블랙리스트 지정 무효화 소송을 냈다.

이번 소송의 피고에는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미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스티브 파인버그(Steve Feinberg) 국방부 부장관, 마이클 카데나지(Michael Cadenazzi) 산업기반정책 담당 차관보 등 국방부 고위 지휘부가 대거 적시됐다. 미 국방부는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서버용 상업 칩 생산"… '1260H 블랙리스트' 무효화 요구


소장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5년 1월 미국 국방수권법(NDAA) 1260H조에 의거해 CXMT를 중국 인민해방군(PLA)을 직접 지원하거나 연계된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처음으로 올렸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역시 지난 6월 연례 목록 업데이트에서 CXMT를 해당 명단에 유지했다.

이에 대해 CXMT 측은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CXMT는 중국 군과 어떠한 제휴 관계도 맺고 있지 않다"고 정면 반박했다.

회사 측은 "CXMT가 설계·생산·판매하는 모든 DRAM 칩은 스마트폰, PC, 서버, AI 시스템 및 범용 전자기기에 널리 사용되는 완전한 민간 및 상업용 제품군으로 군사용 목적이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방부의 군사기업 등재는 미국 정부 계약 배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 및 투자자들 사이에서 치명적인 평판 훼손을 초래한다"며 명단에서 즉각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2월 제외 통보 후 돌연 번복"… 오락가락 행정 절차 직격


CXMT는 지난 1년 이상 국방부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명 자료를 지속해서 제출해 왔으나, 미 국방부의 행정 처리가 비합리적이고 불투명하게 이뤄졌다고 질타했다.

소장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026년 2월 CXMT에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공식 통지를 발표했으나, 같은 날 돌연 해당 통지를 일방적으로 철회했다. 이후 국방부는 충분한 법적·사실적 근거 설명도 없이 지난 6월 업데이트에서 CXMT를 다시 명단에 재상장했다.

CXMT는 "미 국방부의 일련의 판단은 객관적인 사실 기록이나 적용 법률, 합리적인 행정 의사결정 원칙에 전혀 뒷받침되지 않은 자의적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알리바바 이어 中 반도체 '법적 반격' 가속… 美 진출 교두보 확보 의지


CXMT의 이번 소송은 최근 미국 정부의 대중국 안보 제재에 맞서 법정 투쟁을 불사하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반격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지난 6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클라우드 대기업 알리바바(Alibaba) 역시 미 국방부의 군 연계 기업 목록 지정에 불복해 미 정부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제소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상반기 매출 1,503억 위안(약 3조 825억 원)을 달성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CXMT가, 미국의 국가안보 라벨을 조기에 벗겨내지 못할 경우 글로벌 장비·소재 공급망과의 거래 제약은 물론 장기적인 해외 및 미국 시장 진출이 원천 봉쇄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소송전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CXMT의 미국 국방부 상대 소송전은, 향후 ‘미국 사법부가 행정부의 1260H 중국 군사기업 지정 재량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핵심 법적 판례’이자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