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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유니폼 4벌 중 1벌은 중국산”… 푸마·켈메, 아디다스·나이키 아성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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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유니폼 4벌 중 1벌은 중국산”… 푸마·켈메, 아디다스·나이키 아성에 도전

2026 월드컵 48개국 중 13개 팀(27%) 유니폼 공급하며 메가톤급 영토 확장‘
中 안타스포츠’ 지난해 15억 유로에 푸마 지분 29% 인수 합의… 올해 최종 확정 시 최대 주주 등극
스페인 헤리티지 ‘켈메’, 중국계 자본 피보팅 후 요르단·보스니아 입히며 사상 첫 본선 무대 장착
켈메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팀을 의상으로 입히고, 포르투갈은 푸마 로고를 착용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켈메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팀을 의상으로 입히고, 포르투갈은 푸마 로고를 착용한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스포츠 자본시장의 절대 권력이자 난공불락의 영토로 여겨졌던 월드컵 축구 대표팀 유니폼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발발했다.

전통의 서구 맹주인 아디다스(Adidas)와 나이키(Nike)가 주도하던 축구 패권 전선에 중국계 자본을 수혈받은 푸마(Puma)와 켈메(Kelme)가 무서운 출하 속도로 빗장을 열어젖히며, 올해 월드컵 본선 진출국 유니폼의 4분의 1 이상을 독식하는 대반격에 성공했다.

1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와 축구 장비 전문 분석 매체 풋티 헤드라인(Footy Headlines)의 정밀 데이터 공시에 따르면, 중국 소유 및 중국계 자본 산하의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푸마와 켈메는 올해 개최되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전체 출전 팀의 27%를 지탱하며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심 세력으로 전격 부상했다.

푸마, 11개 팀 확보하며 3위 굳건… 안타스포츠 15억 유로 투입해 최대 주주 등극


가장 파괴적인 스케일업을 이뤄낸 곳은 독일의 전통 강자 푸마(Puma)다. 푸마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총 48개 국가대표팀 중 포르투갈을 포함한 무려 11개 팀에 독점 유니폼을 공급한다.

이는 지난 2022년 카타르 대회 당시 6개 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폭발한 수치다. 이로써 푸마는 현재 각각 14개 팀과 12개 팀에 유니폼을 입히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아디다스, 나이키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확실한 ‘빅3’ 카르텔을 수립했다.

주목할 점은 푸마의 이 같은 격렬한 질주 배후에 중국계 초대형 자본의 안보 펜스가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푸마는 지난 2025년 부진한 글로벌 매출 마진 붕괴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가혹한 관세 폭탄 직격탄을 맞아 무려 6억 4,550만 유로(약 1조 1340억 원)라는 사상 최대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침몰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곳이 중국 최대의 스포츠 자본인 안타 스포츠 프로덕츠(Anta Sports Products)다. 안타스포츠는 프랑스 유통 부호 가문으로부터 총 15억 유로(약 2조 6,000억 원)에 푸마 지분 29%를 전격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자금 수혈을 완료했다.

올해 중 최종 법적 확정 보고서가 제출되면 안타스포츠는 푸마의 지배구조상 ‘최대 주주’ 지위를 공식 획득하게 된다.

스페인 명가 ‘켈메’ 삼킨 중국 자본… 수직 통합 메가 시티 ‘진장’의 낙수 효과

스페인 헤리티지를 자랑하는 브랜드 켈메(Kelme) 역시 중국계 자본의 즉흥 전술을 통해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로고를 새기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1960년대 스페인에서 설립되어 1990년대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공식 후원사로 명성을 떨쳤던 켈메는, 지난 2014년 중국 법인이 국내 브랜드 소유권을 확보한 데 이어 2018년 중국 켈메 본사가 스페인 본사 운영 지분을 3억 위안(약 674억 원)에 통째로 인수 완료했다.

자본 체인 전환에 성공한 켈메는 이번 대회에서 요르단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국가대표팀의 공식 유니폼 공급사로 활약하며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재미있는 것은 푸마의 실질적 지배자가 될 안타스포츠와 켈메(중국)의 글로벌 헤드쿼터가 모두 중국 푸젠성 진장(Jinjiang)시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점이다.

진장 지역의 현지 대기업들은 과거 나이키 등 서구 대형 브랜드들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하청 계약 제조 기지로 출발했으나, 수십 년간 축적된 철저한 품질관리 노하우와 하이테크 신소재 개발 기술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자강론의 기반을 닦았다.

나아가 진장시는 의류 및 스포츠 장비의 디자인 설계부터 첨단 원단 제조, 유통 물류 체인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한 곳에서 끝내는 ‘100% 수직 통합형 산업 클러스터’를 완성했다.

이 난공불락의 서플라이 체인은 가혹한 단가 인하 압박 속에서도 타 경쟁사가 모방할 수 없는 초고속 제품 개발 속도와 파괴적인 저비용 시너지를 창출해 내고 있다. 여기에 빅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고객 분석 및 소셜미디어 디지털 마케팅 기술까지 전면에 전개하며 유통망 안보 해자를 다지는 구조다.

과도한 상업화에 따른 고객 이탈 리스크… 브랜드 본질의 덫 극복이 과제


그러나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컨설팅 업계는 이 같은 중국발 금융 영토 확장에 냉정한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롤랜드 베르거(Roland Berger)의 와타루 마츠모토 수석 파트너는 인터뷰를 통해 "서구의 역사 깊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해외 외부 자본, 특히 중국계 자본의 지배 하에 들어가는 것은 단기적 재무 구원투수는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비즈니스의 가장 핵심적인 ‘ 오리지널 가치관(Value)’에 치명적인 상흔을 남기는 양날의 검"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스포츠 브랜드들은 오랜 기간 축적된 고유의 스포츠 정신 및 문화적 아카이브와 밀접하게 결합하여 충성 고객층을 유지해 왔다.

만약 새로운 중국계 소유주들이 단기 마진 회복과 대량 생산에 눈이 멀어 현지 헤리티지를 무시하고 과도한 '상업화 치킨게임'만을 고수할 경우, 브랜드 고유의 프리미엄 해자가 무너지면서 전통적인 핵심 소비층이 대거 등을 돌리는 부메랑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중 무역 전쟁의 화염과 보조금 제재 장벽이 날로 가혹해지는 격동의 2026년, 푸젠성 진장의 자본력을 등에 업은 푸마와 켈메의 연합군이 유로화 시장을 넘어 월드컵이라는 인류 최대의 자본 스포츠 무대에서 아디다스와 나이키의 오랜 양당 체제를 완전히 종식시킬 수 있을지 전 세계 통상 자본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