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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지수 조기편입, 패시브 투자자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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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지수 조기편입, 패시브 투자자 괜찮나

나스닥·FTSE 러셀 편입 앞당겨…“치명적 걱정은 아니지만 시장 과열 신호일 수도”
스페이스X가 상장 직후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수 추종 펀드와 ETF 투자자들도 자동으로 스페이스X에 노출될 전망이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가 상장 직후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수 추종 펀드와 ETF 투자자들도 자동으로 스페이스X에 노출될 전망이다. 사진=챗GPT
스페이스X가 상장 직후 주요 주가지수에 조기 편입될 예정이어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자들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스페이스X 주식을 사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패시브 투자자란 개별 종목을 직접 골라 투자하지 않고 S&P500이나 나스닥100 같은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펀드나 ETF에 투자하는 사람을 말한다. 초대형 기업공개(IPO) 종목의 빠른 지수 편입이 패시브 투자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장기 지수 투자자라면 과도하게 걱정할 사안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스닥과 FTSE 러셀 등 일부 지수 제공업체들이 스페이스X와 같은 초대형 IPO 종목을 기존보다 빠르게 주요 벤치마크에 편입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통상 신규 상장 종목은 일정 기간 거래 이력을 쌓은 뒤 지수에 편입된다. 이른바 ‘숙성 기간’이 길게는 1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일부 지수 제공업체는 스페이스X 같은 초대형 IPO의 경우 상장 후 최소 5거래일 만에도 주요 지수에 편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앞당기고 있다.

이는 지수 추종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직접 영향을 준다. 해당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펀드는 지수 구성 종목이 바뀌면 그 비중에 맞춰 새 종목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를 직접 고르지 않은 투자자도 지수펀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간접적으로 스페이스X 주식을 갖게 되는 구조다.

◇ 상장 직후 검증 부족 우려


WSJ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스페이스X가 아직 공개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라는 점이다. 상장 직후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고, 기업가치가 이미 높게 평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주 상장 첫날 주가가 19% 뛰었다. 첫날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상승률이지만 최근 시장에서 화제가 된 다른 일부 IPO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조기 지수 편입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직후 패시브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지수 추종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새 종목을 사게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아카디안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오언 라몬트는 이 문제에 대해 “진정한 패시브 투자자라면 밤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수 투자자라면 이미 모든 작은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수 투자는 개별 종목을 골라 사고파는 전략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방식이므로 특정 종목의 조기 편입만으로 투자 원칙이 흔들릴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 “좋은 일만은 아니다”


다만 라몬트는 지수 제공업체들의 조기 편입 움직임이 투자자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시장이 고평가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IPO와 주식 발행이 몰리는 국면을 “거품 종말의 세 번째 기수”라고 불러왔다. 대규모 신규 상장과 주식 공급 확대는 종종 큰 시장 조정에 앞서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라몬트는 “가령 우리가 큰 인공지능(AI) 거품 속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증상 가운데 하나는 많은 IPO일 것”이라고 말했다. AI 붐을 타고 비상장 대형 기술기업들이 앞다퉈 상장에 나선다면 이는 투자 열기가 지나치게 달아올랐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IPO 첫날 주가가 크게 뛰는 현상도 거품의 또 다른 증상일 수 있다고 봤다. 스페이스X의 첫날 상승률 19%는 강한 흥행을 보여줬지만 최근 일부 인기 IPO의 급등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패시브 자금, 의무 매수 구조


이번 논란은 패시브 투자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글로벌 증시에서 지수 추종 자금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주요 지수 편입 여부는 개별 기업 주가에 큰 수급 변수가 됐다.

지수 제공업체가 스페이스X를 조기에 편입하면 관련 펀드들은 정해진 시점에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이는 스페이스X에는 추가 수요가 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적정가치를 따져 매수하는 능동적 판단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상장 초기에는 유통 가능한 주식 수가 제한적이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들어오면 단기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라몬트의 시각처럼 지수 투자자는 애초에 개별 종목 위험을 하나하나 피하기보다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택한 투자자다. 따라서 스페이스X 조기 편입은 불편한 이슈일 수는 있어도, 장기 패시브 투자 전략 자체를 흔들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 초대형 IPO 물결이 더 큰 변수


더 큰 질문은 스페이스X 하나가 아니라 초대형 IPO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 여부다. 스페이스X 이후 AI 관련 대형 비상장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시장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기술주 투자 열기는 더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대형 IPO가 잇따르고 첫날 급등이 반복된다면 이는 시장 과열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라몬트가 IPO 물결을 거품의 징후로 보는 이유다.

스페이스X의 조기 지수 편입은 패시브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종목 선택권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드러낸다. 동시에 초대형 기술기업 상장이 시장 전체의 수급과 평가 수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