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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무료화한 금융 정보, 프리미엄이 된 ‘판단과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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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무료화한 금융 정보, 프리미엄이 된 ‘판단과 책임’

생성형 AI 오류 속출하자 역설적으로 '인간 자문' 가치와 비용 동반 상승
패시브·로보 확산 속 '세무·상속·법률' 복합 설계 역량이 새로운 생존 지형도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해 금융 자문가의 의견을 검증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관리 시장은 이를 전문성 강화의 기회로 수용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해 금융 자문가의 의견을 검증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관리 시장은 이를 전문성 강화의 기회로 수용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해 금융 자문가의 의견을 검증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관리 시장은 이를 전문성 강화의 기회로 수용하고 있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17(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AI가 제공하는 금융 정보의 오류를 지적하고, 이에 대응하는 현지 자문가들의 전략적 행보를 전했다. 기술의 확산이 자문가의 퇴출이 아닌 서비스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I는 금융 자문을 대체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문을 검증 가능한 서비스로 재정의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로보어드바이저의 급격한 확산으로 전통적인 운용자산(AUM) 기반 수수료 모델은 이미 구조적 압박을 받아왔다. 이 상황에서 AI를 통한 정보 비대칭 축소는 단순 정보의 무료화를 가속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의 무분별한 과잉 속에서 올바른 맥락을 짚어내는 판단 비용과 금융 자산의 치명적 손실을 막아주는 책임 비용은 오히려 급격히 상승하는 추세다. 월가의 자문사들이 미소 짓는 경제적 메커니즘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고액 자산가(HNW)들을 중심으로 복잡한 리스크를 대신 짊어질 고차원 프리미엄 자문 수요가 역설적으로 집중되는 구조다.

챗봇 오류가 연 포문…상담 밀도 높이는 매개체


미국 금융 자문업계는 고객이 생성형 AI의 답변을 들고 와 기존 자문 내역을 제재하는 현상을 매일 겪고 있다. 자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챗봇의 치명적인 자산 관리 오류를 역으로 활용해 자문 서비스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상황이다.

미국 자산관리업체 캡웰스(CapWealth)의 젠 팩리라 호턴 자문가는 최근 한 고객이 앤스로픽(Anthropic)의 생성형 AI ‘클로드(Claude)’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미국 S법인(S-Corp)을 설립해 세금을 전액 면제받겠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호턴 자문가는 세무사와의 삼자 통화로 챗봇의 정보 오류를 바로잡았으며, 결과적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다지고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개인 자산 자문사인 안젤레스 웰스(Angeles Wealth)의 릭 노트 자문가 역시 데이터 자체의 오류나 질문 맥락의 오해로 인해 AI가 잘못된 조언을 정기적으로 산출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치명적인 오류 사례는 노후 생명보험 해지나 상속 설계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단순 자산 배분 시대 종말…고차원 자문 요구


이번 변화는 글로벌 자산관리 산업의 구조적 변곡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금융 자문 산업은 과거 1단계 단순 정보 및 통계 제공을 지나, 2단계 정형화된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이행했다. 이제 시장은 3단계인 세무·상속·법률·지정학이 결합한 복합 설계 역량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문제는 1·2단계의 영역은 기술이 완벽히 대체하지만, 3단계는 오히려 기술 확산으로 인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번지 웰스 매니지먼트(Burney Wealth Management)의 애덤 뉴먼 관리파트너는 오픈AIGPT(ChatGPT)’ 등이 도출하는 사실관계 확인은 기술로 가능하지만, 고객의 감정을 조율하고 비정형적 요소를 통합하는 판단력은 인간 자문가의 고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가 및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 역시 AI 플랫폼이 자산 관리의 대중화를 이끌 순 있지만, 고액 자산가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정교한 세무·법률 영역에서는 인간의 정성적 진단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AI 시대의 자산관리는 정보 접근력이 아니라 판단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 금융 소비자를 위한 '3대 행동 가이드'


자산 관리 기업 쿼리 힐 어드바이저스(Quarry Hill Advisors)의 카일 무어 창립자는 AI가 개인연금 전환과 같은 일반적 금융 개념을 소개하는 데는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개별 투자자의 자산 규모와 소득 현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맞춤형 설계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 소비자 및 스마트 투자자들이 실전 자산 방어를 위해 즉시 적용해야 할 종합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AI 활용법 분리' 지침을 가동해야 한다. AI는 기초적인 세법이나 금융상품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1차 정보 탐색용으로만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복잡한 세제 혜택 유무나 실제 매매 시나리오 등의 의사결정 단계에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대면 검증을 거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자문가 검증 기준'을 재설정해야 한다. 단순한 시장 통계나 기성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자문사는 멀리하고, 자체적인 전문 세무·법률 전문 네트워크를 보유해 복합적인 자산 설계와 리스크 진단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를 철저히 따져보아야 한다.

셋째, 'AI 질문, 인간 검증'의 루틴을 체질화해야 한다. 생성형 AI가 도출한 매력적인 투자 시나리오가 있다면, 이를 들고 주거래 금융기관이나 자문가를 찾아가 "이 모델의 세법상 결과적 불이익과 구체적 리스크가 무엇인가"를 직접 질의하며 '리스크 점검 요청' 플랫폼으로 역이용해야 한다.

투자자가 AI 자문을 맹신하기보다 자문가와의 상담 효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삼아야 실질적인 자산 방어가 가능하다. 첨단 기술이 진화할수록 투자 시장의 바이블은 정보의 양이 아닌, 맥락을 관통하며 리스크의 무게를 견디는 인간의 냉철한 판단력이다. 정보는 넘치지만, 책임은 희소하다. 그리고 시장은 항상 희소한 것에 가격을 매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