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상반기 CATL 5.4GWh·엔비전 10GWh 초대형 주문 싹쓸이… 전 세계 공급망 장악
중동 분쟁이 일깨운 구조적 에너지 안보… 노후 전력망 교체 및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발
글로벌 탑10 중 7개 기업이 中… “독보적 원가·효율로 중단기 독점 지속”
중동 분쟁이 일깨운 구조적 에너지 안보… 노후 전력망 교체 및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발
글로벌 탑10 중 7개 기업이 中… “독보적 원가·효율로 중단기 독점 지속”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분쟁발 에너지 안보 우려와 신재생에너지 전환, 그리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가 맞물리면서 미국과 유럽, 중동을 막론하고 중국산 대용량 배터리를 확보하려는 전 세계의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인용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 및 업계 분석에 따르면, 최근 중국 ESS 제조사들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서만 총 25기가와트시(GWh) 이상의 초대형 용량 건설 주문을 무더기로 확보했다. 1GWh는 평균적인 미국 가구 약 100가구에 1년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다.
매티 자오 BofA 글로벌 리서치 중국 주식 공동 책임자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석유 및 가스 공급망의 고질적인 혼란과 선진국 시장의 노후 전력망 업그레이드 요구가 전 세계적인 ESS 수요 폭발을 견인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종식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세계 각국 정부는 '구조적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정부가 에너지 저장 부문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6월 보름 만에 수조 원대 수주… CATL·엔비전, 글로벌 빅딜 싹쓸이
중국 배터리 공룡들의 수주 행진은 가공할 만한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은 6월 첫 2주 동안에만 총 5.4GWh의 ESS 공급 주문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CATL은 핀란드의 메루스 파워(Merus Power)와 손잡고 북유럽 전역에 3GWh 규모의 배터리 시스템을 배치하기로 한 데 이어, 호주의 스모키 크릭 및 거스리스 갭 프로젝트를 관장하는 에디파이 에너지(Edify Energy)와도 2.4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또 다른 중국의 풍력 및 에너지 대기업 엔비전 그룹(Envision Group)의 배터리 자회사인 엔비전 AESC는 6월 중순, 미쓰비시 파워 아메리카스의 ESS 합작 투자인 시스템 통합업체 프리발론 에너지(Prevalon Energy)와 3년 장기 전략적 계약을 발표했다.
엔비전 AESC는 AI 데이터센터(AIDC) 전력 인프라 및 대규모 유틸리티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무려 10GWh 이상의 첨단 저장 셀과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계 ESS 진영의 침투는 콧대 높은 미국과 일본 안방 시장마저 집어삼키고 있다. 중국의 시스템 통합업체 하이퍼스트롱(HyperStrong)은 뉴욕 기반 개발업체와 2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 텍사스 전력 차익거래 시장에 자체 개발한 5MWh급 수랭식 냉각 시스템인 ‘하이퍼블록 III’를 공급하기로 했다.
중국의 CALB 그룹 역시 지난 10일 일본 기타하마 GRF와 220MWh 규모의 조달 계약을 맺고 전력망 측 저장 및 데이터 센터 백업 전력 시장을 축으로 삼아 일본 영토에 성공적으로 깃발을 꽂았다.
사우디 이어 UAE까지… 중동 오일머니와 손잡은 중국 친환경 자본
중국 기업들의 대중동 지배력 역시 전례 없는 수준으로 깊어지고 있다. 심각한 재정 가뭄과 통상 압박 속에서도 선전 증시 상장 대기업인 선그로우 파워 서플라이(Sungrow Power Supply)는 지난 5월 중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7.5GWh 규모의 초대형 ESS 주문을 확보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 저장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은 연쇄 대박 잭팟이다.
타이베이에 본사를 둔 에너지 컨설팅 하우스 인포링크(InfoLink)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출하량 기준 상위 10개 ESS 공급업체 중 무려 7개 자리를 중국계 제조사들이 싹쓸이하며 독점 체제를 공고히 했다.
미국의 견제구와 서방 진역의 온갖 무역 보호주의 장벽 정책에도 불구하고, BofA는 중국의 ESS 수출 전선이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난공불락의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타국이 흉내 낼 수 없는 가혹한 비용 경쟁력과 촘촘하게 수직 계열화된 고효율 원자재 공급망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가 ESS 수요의 새 역사 쓴다”… 2027년 533GWh 초고속 성장
특히 중장기 시장의 거대한 고래로 떠오른 것은 ‘AI 데이터센터(AIDC)’다. HSBC 글로벌 투자 리서치가 발표한 6월 보고서에 따르면, AI 연산에 따른 전력 소비 가 폭발적으로 급증함에 따라 대규모 정전을 방지하고 전력망 평탄화를 이뤄내기 위한 ESS 활용 방안이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대세 스토리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BofA 글로벌 리서치는 이 같은 강력한 글로벌 청정 인프라 교체 수요에 힘입어 전 세계 배터리 ESS 신규 설치 용량이 올해 425GWh(전년 대비 39% 증가)에 달한 뒤, 내년인 2027년에는 533GWh(25% 증가) 규모로 폭발적인 초고속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미국 정부가 안방 공급망 유치를 위해 미시간주 그린 차터 타운십 사례처럼 중국계 배터리 공장(고션)을 두고 진퇴양난의 당파 소송전을 벌이며 자멸적인 덫에 걸려 있는 사이,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핏줄과 원가 장벽을 쥔 중국계 넷 파워는 탈탄소 철강(기니 시만두 철광석 프로젝트)과 핵심 광물 정제(갈륨·희토류 통제)를 아우르는 전방위 다각화 노선을 발판 삼아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유통 판도를 급격히 자국 중심으로 재편해 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