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랜더·클레어 발데스·아빌라 셰발리에 승리…민주당 노선 갈등 심화
이미지 확대보기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이 지지한 진보 성향 후보들이 뉴욕주 민주당 연방하원 예비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했다.
민주당 주류 후보와 현역 의원들이 일부 지역에서 패배하면서 맘다니 시장은 뉴욕 정치권의 강력한 ‘킹메이커’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맘다니 시장이 지지한 민주사회주의 성향 후보들이 뉴욕시 주요 연방하원 예비선거에서 승리하며 민주당 내부의 이념 갈등을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브래드 랜더 전 뉴욕시 감사원장, 클레어 발데스 뉴욕주 하원의원, 다리알리사 아빌라 셰발리에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이들은 모두 미국의 좌파·민주사회주의 정치조직인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과 가까운 진보 진영 후보로 분류된다.
뉴욕시의 상당수 연방하원 선거구는 민주당 지지세가 압도적으로 강하다. WSJ는 “이에 따라 이번 예비선거 승리자는 11월 본선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맘다니 시장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미국 정치의 중심지 워싱턴DC에 입성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의 경제·이민·대외정책 노선을 둘러싼 내부 긴장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WSJ는 관측했다.
◇ 맘다니, 첫 의회 선거 지원서 존재감 입증
이번 선거는 맘다니 시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방하원 후보 지지에 본격적으로 나선 사례다. 맘다니 시장은 랜더·발데스·아빌라 셰발리에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고 이들과 함께 출연한 TV 광고도 내보냈다.
WSJ는 “맘다니 시장의 대중적 인지도와 DSA 조직력이 결합하면서 민주당 주류 후보들을 상대로 강력한 선거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AP통신도 “맘다니 시장의 지지를 받은 진보 후보들이 뉴욕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주류 후보들을 꺾으며 민주당 노선을 재편하려는 그의 영향력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맘다니 시장이 지지한 후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 해체, 저렴한 주택 확대, 노동자 가계 부담 완화 등을 공통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와 가자전쟁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 입장을 보여왔다.
◇ 랜더, 댄 골드먼 꺾고 승리
가장 주목받은 승부는 뉴욕 10선거구였다. 맨해튼 남부와 브루클린 일부를 포함하는 이 지역에서 브래드 랜더 전 감사원장은 현역 하원의원 댄 골드먼을 크게 앞서며 승리했다.
AP 집계에 따르면 랜더는 개표 대부분이 진행된 상황에서 약 66%를 얻어 34% 안팎에 그친 골드먼을 눌렀다. 골드먼은 전직 연방검사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첫 탄핵 절차를 의회 참모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두 후보 모두 유대계 정치인이지만 이스라엘과 가자전쟁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컸다. 랜더는 이스라엘의 가자전쟁 수행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의 대이스라엘 군사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골드먼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부에는 비판적이었지만 이스라엘의 행동을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표현에는 거리를 뒀다.
랜더는 승리 연설에서 선거자금에 대한 기업 영향력과 싸우고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입장을 재검토해야 하며 군사 행동에 계속 자금을 댈 수 없다고 주장했다.
◇ 현역 에스파일라트도 이변의 패배
뉴욕 13선거구에서는 아빌라 셰발리에 후보가 5선 현역인 아드리아노 에스파일라트 의원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 선거구는 맨해튼 북부와 브롱크스 일부를 포함한다.
에스파일라트 의원은 히스패닉 의회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는 중진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맘다니 시장 선거를 지지했지만 맘다니 시장은 이번 예비선거에서 에스파일라트 대신 아빌라 셰발리에를 선택했다.
에스파일라트는 아빌라 셰발리에의 정치 경험 부족과 과거 소셜미디어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반면 아빌라 셰발리에는 지역구가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고 있으며 에스파일라트가 지역사회 요구에 둔감해졌다고 맞섰다.
AP 집계에 따르면 아빌라 셰발리에는 약 49%를 얻어 46% 안팎의 에스파일라트를 앞섰다. 그는 승리 뒤 지역구가 “외면당하고 실망했고 방치돼 왔다”며 “그 일은 오늘 끝났다”고 말했다.
◇ 발데스도 승리…주류 진영은 일부 지역서 방어
뉴욕 7선거구에서는 클레어 발데스 뉴욕주 하원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이 지역은 브루클린과 퀸스 일부를 포함한다. 맘다니 시장은 은퇴하는 니디아 벨라스케스 하원의원의 반대에도 발데스를 지지했다.
벨라스케스 의원은 진보 정치권의 원로로 꼽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브루클린 자치구장 안토니오 레이노소를 지지했다. 맘다니 시장이 발데스를 택하자 벨라스케스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발데스는 개표 대부분이 진행된 상황에서 약 58%를 얻어 승리를 확정했다. 이로써 맘다니 시장이 공개적으로 지원한 핵심 후보 3명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주류 진영은 맨해튼 부유층 지역을 포함하는 12선거구에서 일부 체면을 지켰다. 이 지역에서는 마이카 래셔 뉴욕주 하원의원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손자 잭 슐로스버그, 반트럼프 보수 논객 조지 콘웨이 등을 제치고 승리했다. 맘다니 시장은 이 선거구에서는 중립을 지켰다.
이번 예비선거 결과는 뉴욕 민주당의 세대교체와 이념 재편 흐름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맘다니 시장이 이끄는 진보 진영은 주거비 부담, 이민 단속, 가자전쟁, 기업 정치자금 문제를 앞세워 민주당 주류를 압박하고 있다.
뉴욕의 진보 후보들이 본선에서 승리해 의회에 입성하면 민주당 지도부는 더 강한 내부 압박을 받게 된다. 특히 이스라엘 군사 지원과 경제정책, 이민정책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