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현지서 오는 29일 A26 3척 계약 체결 예정…라토브니크 구조함 역수출 묶어
'중형급 특화·즉시 인도·NATO 결속'에 판정패…600억 캐나다 달러 프로젝트 핵심 과제는
'중형급 특화·즉시 인도·NATO 결속'에 판정패…600억 캐나다 달러 프로젝트 핵심 과제는
이미지 확대보기한국 방산의 유럽 해상 영토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막판까지 치열한 수주전을 벌인 폴란드 해군의 잠수함 현대화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의 계약 체결 대상자로 스웨덴 사브가 선정됐다.
이번 수주 결과는 K-방산의 해상 전력 수출 전선에 패키지 다각화라는 과제를 던졌다. 동시에 총사업비 600억 캐나다 달러(약 64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순찰잠수함 프로젝트(CPSP) 판도에 영향을 미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유럽 현지 안보 전문가들은 폴란드가 독일 타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와 한국을 제치고 스웨덴을 선택한 원인을 세 가지 구조적 요인으로 분석한다.
첫째, 발트해 연안 작전 최적성이다.
수심이 얕고 소음 차폐가 어려운 발트해 환경에서 배수량 2000t 내외의 중형급인 A26의 저소음 디젤-전기 추진체계와 독자 공기불요추진체계(AIP)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533mm 어뢰관 외에 특수부대의 분산·은밀 침투와 무인잠수정 운용이 용이한 대형 유연 임무 창고를 갖춰 NATO의 최신 연안 작전 개념에 정확히 부합했다.
폴란드 해군의 유일한 잠수함인 오르주우함(1985년 소련 건조)은 노후화로 정상 작전이 불가능하다.
스웨덴은 신형 함정 인도 전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년부터 현역 A17 쇠데르만란드급 잠수함 1척을 임대하고 승조원 교육훈련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갭 필러' 카드를 제시해 시급성 문제를 해결했다.
셋째, 유럽 안보·산업 결속이다.
이번 계약에는 폴란드 국영 조선소가 건조 중인 라토브니크급 해난구조선 1척을 스웨덴 해군에 역수출하는 상호 호혜적 조항이 포함됐다.
북유럽공동방위체제 안에서 양국 방산 생태계를 맞교환하는 전략적 제휴다.
한국은 장보고-III 플랫폼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단가·납기 경쟁력과 검증된 수출 레퍼런스를 제시했으나, 임대·현지화·상호수출을 유기적으로 묶은 스웨덴의 금융·자산 패키지 논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수주전은 가격과 성능 경쟁력만으로는 뒤집기 어려운 구조적 격차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숫자가 말해주는 것과 리스크 완충 요인
다만 사브의 공급 안정성 측면에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스웨덴 해군이 먼저 주문한 A26 초도함 인도 시기가 기술적 문제로 2027~2028년으로 밀리면서 폴란드 공급 일정도 연쇄 지연됐다.
계약상 첫 잠수함의 폴란드 인도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폴란드는 현역 A17급 임대를 통해 단기적인 전력 공백은 상쇄했으나, 사브의 초도함 지연 문제가 반복될 경우 후속 함정의 인도 일정까지 도미노식으로 늦어질 리스크를 안게 됐다.
한국 방산 입장에서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도 현지화 패키지와 임대 자산 부재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점이 뼈아프다.
잠수함 수출은 단품 판매가 아닌 국가 간 안보 동맹과 장기 정비(MRO) 역량을 묶는 B2G 사업이다.
향후 수주전에서는 중고 자산 임대나 거점 정비창 구축 등 다각화된 결합 제안이 필수적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투자자가 봐야 할 리스크와 4대 트리거
이번 결과는 국내 해상 방산주의 단기 투자 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조만간 발표를 앞둔 진짜 격전지인 캐나다 CPSP(12척 도입 사업)를 앞둔 예방주사가 될 수 있다.
사브가 유럽 내 최신 수주 실적을 확보하며 기술·일정 신뢰도 점수를 올린 만큼, 차기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패키지 경쟁력 강화가 시급해졌다.
임대·훈련·금융 결합형 제안이 사실상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캐나다 역시 자국 내 산업참여(ITB) 비중 상향을 요구하고 있어 JV 및 MRO 선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캐나다 수주전 승패와 방산주 펀더멘털을 평가하기 위해 투자자가 관찰해야 할 핵심 지표와 트리거는 네 가지다.
첫째, 현지 합작법인(JV) 및 산업 참여 전략이다. 캐나다 현지 해군 정비 업체 및 조선소와 구성하는 JV 진행 상태를 추적해야 한다. 현지 파트너사와의 구매의향서(LOI) 및 양해각서(MOU) 체결 공시가 유력한 선행 지표다.
둘째, 정책금융 지원 패키지 여력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 패키지가 건조 대금을 지원할 만큼 확보되는지가 수주 성패를 가른다. 국회와 정부의 한국수출입은행 법정자본금 한도 확대 조치와 실제 금융 보증 구조 발표 시점이 초기 트리거다.
셋째, 해군 임대 자산 확보 가능성이다. 전력화 공백을 우려하는 국가들을 위해 대한민국 해군이 보유한 장보고급 잠수함의 성능 개량 후 임대 자산 전환 가능성이 주목받는다. 군당국의 퇴역 일정 조율과 관련 성능 개량 예산의 방위사업청 반영 여부가 핵심 신호다.
넷째, 포트폴리오 분산과 공급망 노출도 여부다. 잠수함 외에 수상함 및 MRO 부문으로의 매출 다각화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특히 잠수함용 리튬배터리 시스템, AIP 핵심 부품, 소나 체계 등 국산화 품목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 협력사들의 수주잔고 가이던스 상향 공시를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글로벌 잠수함 수출 시장은 단순한 플랫폼 기술력 경쟁의 단계를 넘어섰다.
이제는 국가 간 안보 동맹, 복합 금융, 현지 정비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묶는 패키지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재정의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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