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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 산식 변경, 미국 인플레이션율 낮춘다… 연준 판단 변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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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 산식 변경, 미국 인플레이션율 낮춘다… 연준 판단 변수로 부상

소비자물가 반영 방식 개편으로 근원 물가상승률 최대 0.25%p 하락 전망
기계적 지표 하락과 기조적 흐름 간극… 시장 기대와 정책 괴리 우려
미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눈여겨보는 물가 지표가 오는 9월부터 하락 압력을 받는다. 인플레이션 계산 공식 자체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눈여겨보는 물가 지표가 오는 9월부터 하락 압력을 받는다. 인플레이션 계산 공식 자체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눈여겨보는 물가 지표가 오는 9월부터 하락 압력을 받는다. 인플레이션 계산 공식 자체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 근원 물가상승률은 단숨에 0.25%포인트가량 내려가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수 있지만, 연준의 실제 정책 판단과는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번 개편은 주요 물가 구성 항목의 왜곡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배런스(Barron's)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부문이 제품 구성을 현실화해 물가 추산 정확도를 높인다고 지난 3(현지시각) 보도했다.
그동안 부실한 데이터 탓에 수치가 제멋대로 뛰었던 법률 서비스는 기존 소비자물가 자료 대신 생산자물가 자료로 대체된다. 자산관리와 투자 자문 서비스 역시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점과 양을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산식을 수정해 물가 눈높이를 전반적으로 낮추는 결과로 이어진다.

9월부터 인플레이션 지표 계산법 바뀐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산정 방식을 개편해 오는 930일 발표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자산관리 서비스, 법률 서비스 등 세 가지 핵심 항목의 가격 계산법을 바꾸는 것이 골자다.

미국 통계 당국은 경제 변화를 정확하게 반영하고자 주기적으로 모델을 개선한다. 지표 왜곡을 줄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바른 통화정책을 내리도록 돕는 조치다. 과거에도 의료나 통신 가격 산식 변경 시 물가가 일시적으로 낮아진 사례가 있다.

경제학계는 통계 기준이 바뀌면 인플레이션 수치 자체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투자은행 시티의 베로니카 클락 이코노미스트는 통계 방식 변경으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25%포인트가량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왜곡된 자산관리·법률 물가 정상화

새 계산법을 미리 적용하면 물가 눈높이는 이미 낮아진 상태다. 인플레이션 연구소 인플레이션 인사이트의 오마르 샤리프 대표는 계산법을 적용했을 때 지난 5월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공식 발표치인 3.4%보다 낮은 3.2%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큰 변화는 법률 서비스와 자산관리 부문에서 일어난다. 경제분석국은 그동안 법률 서비스 물가를 잴 때 노동통계국 자료를 썼으나, 해당 데이터는 품질 기준을 채우지 못해 2023년부터 발행이 멈췄다. 근거가 부족해 수치가 제멋대로 뛰는 부작용도 컸다.

이에 따라 당국은 가계가 소비하는 법률 서비스 물가를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세부 항목을 반영하기로 했다. 자산관리와 투자 자문 서비스 역시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점과 양을 정확하게 일치시키는 방식으로 수정한 상태다.

기계적 레벨 다운일 뿐… 연준 판단 함수는 별개


이번 개편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율은 올해 말 3.0% 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는 올해 12월 근원 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3%. 기술적 지표 하락 효과가 더해지면 연준의 목표치인 2.0%에 한층 빨리 다가서게 된다.

다만 이번 개편은 물가 수준을 한 차례 낮추는 효과는 있지만, 이후 상승률 추세를 지속해서 떨어뜨리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번 산식 변경에 따른 하락은 통계 왜곡을 잡는 기술적 하락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실제 물가가 내려가는 실질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과는 결이 다르다.

이 때문에 연준은 산식 변경에 따른 기계적 하락분을 정책 판단에서 일정 부분 걸러내고, 기조적 물가 흐름을 더 중시할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단순 표면 수치보다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슈퍼코어), 임금 상승률, 기대 인플레이션 등을 종합해 반응한다.

서비스 물가와 임금 상승률이 확실히 둔화하지 않는다면 산식 변경만으로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기는 어렵다.

채권시장 변동성 유의해야


금융시장도 계산법 변화 초기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기존 채권시장 예측 모델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의 과거 흐름을 조합해 PCE 물가를 추정해 왔기 때문이다. 바뀐 산식이 정착하기까지는 몇 달간 데이터 검증이 필요하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표면 물가 하락이 주는 착시와 연준의 실질 정책 경로 재프라이싱(가격 재산정) 사이에서 손익을 따져야 한다. 지표상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이 하락하면서 명목금리는 내려갈 수 있다.

반면 연준이 이번 하락을 기저 효과로 간주해 고금리를 유지한다면 실질금리는 오히려 상승해 채권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산식 변경이라는 착시 효과를 넘어 서비스 물가와 임금이 실제로 둔화하는지 여부다.

월가 전문가들은 오는 930일 발표하는 미국 국내총생산(GDP)PCE 물가지수 추이를 대조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월가 투자은행(IB) 분석가들은 통계 개편 이후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물가 조기 안정을 명분 삼아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겠으나,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통계 변경에 따른 정책 혼선으로 채권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