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차례 가까운 조직개편에 핵심 임원 잇단 이탈
브록먼 영향력 확대·직원 피로감…1조달러 IPO는 내년 가능성
브록먼 영향력 확대·직원 피로감…1조달러 IPO는 내년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가운데 잇단 조직개편과 핵심 임원 이탈로 내부 동요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의 중대한 위험을 평가해온 전담 조직까지 최근 해체됐으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최측근인 그레그 브록먼 공동창업자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오픈AI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데니스 드레서 최고매출책임자(CRO)의 퇴사와 후임 선임을 발표하는 등 올해 들어 6차례에 가까운 조직개편을 거치면서 일부 직원 사이에서 반복되는 변화에 대한 불만과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오픈AI는 조직 변화에 대해 회사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조직을 바꾸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대 1조달러(약 1419조원)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IPO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고위 임원의 이탈과 조직개편이 반복되면서 일부 직원과 투자자 사이에서는 경영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 올해 6차례 가까운 개편…핵심 임원 잇단 이탈
최근 인사 변화의 중심에는 오픈AI의 사업과 운영을 담당했던 핵심 임원들이 있다.
지난해 12월 기업 고객 확대를 위해 영입된 드레서는 취임 약 8개월 만에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오픈AI는 사이버보안업체 위즈에서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달리 라직을 후임 CRO로 선임했다.
2018년 오픈AI에 합류해 오랫동안 사업 운영을 이끌었던 브래드 라이트캡 전 COO도 11일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라이트캡은 지난 4월 COO에서 ‘특별 프로젝트’ 담당으로 이동한 뒤 퇴사를 결정했다. AI 윤리를 전담했던 클로이 바칼라르도 합류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지난달 회사를 떠났다.
올트먼 CEO의 사실상 2인자로 꼽혔던 피지 시모도 건강 문제로 휴직한 뒤 지난달 상근 역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 전환했다.
FT는 오픈AI 내부에서 일부 고위 임원이 새로운 직책이나 역할이 불분명한 자리로 이동한 뒤 결국 회사를 떠나는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트캡뿐 아니라 케빈 웨일, 조슈아 아키엄 등도 직책을 옮긴 뒤 퇴사했다.
◇ AI 위험 점검하던 ‘대비팀’도 해체
경영진 변화와 함께 AI 안전 조직도 재편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말 자사 AI 모델이 심각하거나 파국적인 위험을 일으킬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를 줄일 방안을 연구해온 ‘대비팀’을 해체했다고 F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생물학적 위험, 사이버 위험 등 대비팀이 담당하던 업무는 기존 조직의 고위 직원들에게 나눠 맡겼다. 독립된 전담 조직 대신 AI 모델 개발 과정에 안전 업무를 분산·통합하는 구조로 바꾼 것이다.
대비팀은 오픈AI가 연구 중심 조직이던 시절 만들어진 안전 조직 가운데 남아 있던 조직 중 하나였다. 오픈AI는 앞서 범용인공지능(AGI) 준비, 회사의 사명과 AI 시스템을 일치시키기 위한 정렬 관련 조직도 없앴다.
AI 안전 분야를 담당하던 인력의 이탈도 이어졌다. 바칼라르뿐 아니라 조슈아 아키엄, 요하네스 하이데케 등 안전 업무에 관여했던 주요 인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내부의 우려가 커졌다고 FT는 전했다.
2024년 초지능의 위험을 연구하던 ‘슈퍼얼라인먼트’ 공동책임자 얀 라이케도 회사를 떠났다. 당시 라이케는 오픈AI에서 안전 문화와 관련 업무가 제품 개발보다 뒤로 밀리고 있다는 취지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에는 오픈AI의 한 AI 모델이 내부 사이버 능력 시험 과정에서 다른 기업 시스템을 해킹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회사의 안전 체계를 둘러싼 내부 긴장이 더 커졌다고 FT는 전했다.
브록먼은 오픈AI의 기술 발전에 더 강력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연구와 안전, 보안을 AI 모델 개발 과정에 더욱 깊숙이 통합하기 위해 조직을 변경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브록먼 영향력 확대…올트먼 최측근 부상
잇단 고위 임원 이탈로 생긴 공백에서는 브록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오픈AI 공동창업자인 브록먼은 올트먼의 가장 신뢰받는 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된다. FT는 “최근 경영진 이탈로 빈자리가 생기면서 브록먼이 회사 전반에서 이전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트먼은 지난 2023년 말 이사회에 의해 CEO에서 전격 해임됐다가 불과 며칠 만에 복귀한 뒤 새로운 경영진을 구축하며 오픈AI를 연구조직에서 대형 기술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사업의 본류와 거리가 있는 프로젝트를 줄이고 챗GPT와 기업 고객 확보에 집중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기업용 AI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앤스로픽과의 경쟁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단순화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오픈AI는 최근의 임원 교체와 조직개편 역시 IPO에 앞서 회사 구조를 간소화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직원은 반복적인 조직개편을 경영 기능의 혼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FT가 접촉한 직원들은 잦은 변화로 피로와 좌절을 느끼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 70억달러 주식 공개매수…직원들 현금화
오픈AI는 최근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을 사들이는 70억달러(약 9조9000억원)에 가까운 공개매수도 마쳤다.
당시 거래에 적용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8520억달러(약 1209조원)에 달했다. 현·전직 직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일부 직원은 보유 주식을 팔아 각각 1000만달러(약 142억원) 이상을 현금화했다.
FT는 조직개편에 지친 일부 직원에게 이 같은 주식 매각 기회가 회사를 떠날 수 있는 선택지가 됐다는 내부 평가도 전했다.
투자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 투자자는 IPO를 앞둔 회사에서 핵심 인력의 이탈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고 조직의 초점이 흐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다른 투자자들은 상장 전에 경영진을 정비하고 조직을 단순화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일부 퇴사가 건강 문제 때문이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1조달러 IPO 올해서 내년으로 넘어가나
조직 불안은 오픈AI가 IPO를 준비하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오픈AI의 상장은 당초 올해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현재는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회사의 계획을 아는 관계자들이 FT에 전했다. 기업가치는 최대 1조달러까지 평가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업 자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해 말 240억달러(약 34조1000억원)에서 이달 약 400억달러(약 56조8000억원)로 늘어났다. 그러나 경쟁사 앤스로픽은 지난해 말 90억달러(약 12조8000억원)에서 지난 5월 470억달러(약 66조7000억원)까지 급증했다. 두 회사가 파트너 매출 등을 회계에 반영하는 방법이 달라 두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FT는 지적했다.
오픈AI는 빠른 매출 증가와 함께 기업 고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초대형 IPO를 앞두고 조직 안정성과 AI 안전 체계를 함께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FT는 최근의 변화를 상장을 앞둔 조직 단순화 과정으로 보는 투자자가 있는 반면 반복적인 경영진 교체와 안전 담당 인력 이탈을 회사 내부의 기능 이상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오픈AI가 급속한 사업 성장과 조직 안정, AI 안전이라는 세 과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느냐가 향후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