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이지스함, 남중국해서 나흘 표류한 속사정... K-조선의 틈새

글로벌이코노믹

美 이지스함, 남중국해서 나흘 표류한 속사정... K-조선의 틈새

발전기 결함으로 전력 잃은 벤폴드함 필리핀 수빅만 긴급 예인
중동 분쟁 대응과 200일 무기항 작전이 누적한 미 해군 정비 한계
미국내 정비창 포화 속 한국 조선업계 함정 MRO 수주 다각화 기회
미 해군 7함대 소속 1만t급 유도탄 구축함 벤폴드함이 2026년 7월 24일 발전기 결함으로 전력을 잃고 남중국해에서 나흘간 표류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 해군 7함대 소속 1만t급 유도탄 구축함 벤폴드함이 2026년 7월 24일 발전기 결함으로 전력을 잃고 남중국해에서 나흘간 표류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 해군 7함대 소속 1만t급 유도탄 구축함 벤폴드함이 2026년 7월 24일 발전기 결함으로 전력을 잃고 남중국해에서 나흘간 표류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가디언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전력 차단으로 조리와 냉방이 중단된 벤폴드함이 필리핀 수빅만으로 예인된 뒤 이틀 만에 전력을 복구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의 글로벌 전력 배치 장기화로 정비 공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방산기업들의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참여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멈춰 선 이지스함과 전력망 마비


벤폴드함의 표류는 기동 과정에 발생한 발전기 계통의 기술적 결함에서 출발했다. 동력을 상실한 함정 내부 전력망이 차단되면서 조리 시설과 공조 장치, 위생 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승조원들은 고온 다습한 해상 환경 속에서 식수를 제한받았고, 작전을 함께 수행하던 순양함 로버트 스몰스함으로부터 식사를 전달받아 버텼다.
미 7함대는 7월 28일 예인선을 투입해 함정을 수빅만 기지로 옮겼다. 기지 도착 이틀 뒤인 7월 30일에야 기본 전력 복구 작업이 끝났다. 미 7함대 대변인 매슈 코머 중령은 승조원 부상은 없었으며 현장 대원들이 높은 전문성을 발휘해 위기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200일 연속 해상 작전이 부른 과부하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 기계 결함을 넘어 미 해군 전체의 피로도 누적 탓으로 분석한다. 미 국방부는 중동 지역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태평양에 배치된 항모전단을 전환 배치하며 작전의 주기를 늘려왔다.

실제 현전에 투입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승조원들은 200일 넘게 기항지 정박 없이 작전을 이어가며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미 의회에서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해병대 출신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은 ABC 방송에서 출구 전략 없는 작전 장기화가 함정과 장병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뉴스맥스 대담에서 군의 사기와 전투 태세는 확고히 유지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K-조선 MRO 수주 확대와 장벽

미 해군의 정비 지연은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진출 통로를 열어주고 있다. 미국 본토 공공 조선소들의 정비 물량이 포화에 도달하면서 동맹국 정비 시설 활용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미 함정정비협약(MSRA) 자격을 기반으로 미 해군 지원선과 전투함 MRO 사업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공기 준수 능력과 기술력은 전력 복귀가 급한 미 해군의 요구에 부합한다.

다만 미국 내 건조·정비를 규정한 법적 제약과 현지 노조의 반발은 극복해야 할 변수다. 미 의회의 규제 완화 범위에 따라 한국 조선소의 수주 파급력이 결정될 전망이다.

미 해군의 아시아 태평양 전력 유지 전략은 함정 MRO의 해외 개방 속도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 조선 역량을 끌어들이려는 미 국방부의 후속 정책 결정에 한국 방산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