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전자거래 70~80% 알고리즘 장악...엔화 일중 1엔 이상 변동일 70% 육박
영란은행 유사 AI 모델 군집 행동 경고...2019년 플래시 크래시 재현 우려
중앙은행 총재 발언 즉각 초단타 매매 전이...한국 원화 환율 연동 변동성 심화
영란은행 유사 AI 모델 군집 행동 경고...2019년 플래시 크래시 재현 우려
중앙은행 총재 발언 즉각 초단타 매매 전이...한국 원화 환율 연동 변동성 심화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은행 간 현물 거래의 80%를 차지하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이 엔화 환율 변동성을 극단으로 키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컴퓨터가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 속 키워드를 1초 만에 분석해 대량 매매를 촉발하는 실태를 보도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이 인간 딜러의 손을 떠나 초단타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분석 모델의 지배를 받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환 거래 80% 장악과 변동
일본은행이 공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알고리즘 거래는 2016년 무렵부터 본격 확산해 주요 통화 전자거래 시스템인 EBS 현물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기준 70%에서 80%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후 수년간 초고속 매매 시스템이 한층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것이 금융권의 일치된 평가다.
알고리즘의 득세는 엔화 가치의 일중 요동 폭을 눈에 띄게 키웠다.
금융정보업체 QUICK 집계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의 하루 변동 폭이 1엔 이상인 영업일은 2022년 154일, 2023년 164일, 2024년 168일, 2025년 184일로 해마다 늘어 전체 거래일의 60%에서 70%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의 평균 비율이 30% 수준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변동 장세 빈도가 두 배 넘게 팽창한 셈이다.
단어 분석 거래와 군집 위험
컴퓨터 프로그램이 중앙은행 총재의 육성에서 특정 어휘를 걸러내 매매 방향을 정하는 디렉션형 알고리즘이 시장 변동을 이끄는 핵심 축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은 2025년 금융안정성 보고서에서 다수 금융회사가 유사한 AI 모델과 공통 데이터에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이른바 '군집 행동'이 금융시장 충격을 증폭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고리즘 시스템의 오류가 빚어낸 시장 마비의 기억도 뚜렷하다.
2019년 1월 3일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 당시 달러 대비 엔화는 수 분 사이에 108엔대 중반에서 104엔대 후반까지 솟구친 뒤 다시 107엔대로 되돌아왔다.
손실 방지 프로그램이 가동되면서 기계들이 거래를 일제히 중단해 유동성이 메마른 탓이다.
이바라키대 스즈키 도모야 교수는 매매 중단에 따른 유동성 고갈이 시장 변동을 키웠다며 알고리즘 구조가 유지되는 한 급변 위험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총재 발언 리스크와 한국 환율
인간의 언어를 실시간 분해하는 기계 알고리즘의 확산은 엔화와 높은 상관관계를 형성하는 한국 원화 환율과 수출 기업의 결제선 관리에도 직접 파급 효과를 미친다.
초단타 알고리즘이 엔화 매매 포지션을 쏟아내면 야간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출렁이며 환헤지 비용이 치솟는 경로를 만든다. 기계 판독에 따른 환율 급변은 원자재 수입 단가를 흔들고 한국 제조업의 수출 채산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가을 들어서는 9월 17일부터 열리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내놓을 발언의 문맥에 시장의 촉각이 쏠릴 전망이다. 나아가 총재의 화법이 시장의 기대와 일치하며 안정된 소통이 이루어지면 환율 급변동 위험도 잦아들 수 있다. 다만 과거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해제나 2025년 12월 인상 때처럼 어조 차이로 엔저가 재발하거나 국회 발언 때처럼 엔고가 닥치면 이 안정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도쿄도립대 아다치 다카노리 특임교수는 "현재 생성형 AI는 딜러의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 단계지만 유사한 알고리즘이 한 방향으로 쏠릴 때 파괴력은 막강하다"라며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제 시장 참여자뿐만 아니라 발언을 찰나의 순간에 쪼개어 매매로 연결하는 기계의 눈까지 의식해야 하는 처지"라고 평가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