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 쉬운 패널 용량은 셀의 7배로 급증… 핵심 태양전지 공급 못 따라가며 '생산 불균형' 심각
中 장비 수입 지연·기술 인력 비자 제한에 발목… 고효율 톱콘(TOPCon) 노하우 부재로 자립 난항
정부 '국산 셀 의무화' 결국 12월까지 유예… 中 수입 셀 사재기에 제조사 간 갈등 격화
中 장비 수입 지연·기술 인력 비자 제한에 발목… 고효율 톱콘(TOPCon) 노하우 부재로 자립 난항
정부 '국산 셀 의무화' 결국 12월까지 유예… 中 수입 셀 사재기에 제조사 간 갈등 격화
이미지 확대보기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가 공급망 탈(脫)중국화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기치로 내걸고 태양광 밸류체인의 전면 국산화를 밀어붙이고 있으나, 핵심 기초 부품인 태양전지(Solar Cell)의 극심한 국내 공급 부족과 중국산 장비·기술 도입 차질로 인해 중소 태양광 제조업계가 연쇄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정부 보호를 받는 다운스트림 패널(모듈) 조립 공장에는 수많은 기업이 난립해 과잉 설비가 구축된 반면, 막대한 자본과 첨단 공정 노하우가 필수적인 상류 태양전지 셀 생산 능력은 수요를 턱없이 밑도는 기형적 불균형이 초래된 결과다.
여기에 대중국 견제에 따른 비자 발급 지연과 중국산 장비 수입 정체, 차세대 고효율 셀 기술력 부재가 겹치면서 인도의 독자적 청정에너지 생태계 구축 구상이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9월 25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인도 현지 중소 태양광 모듈 제조사들은 국내 셀 공급 부족과 비싼 원가로 인해 공장 가동률을 위험 수위까지 낮추고 있다.
모듈 설비는 셀의 7배 '과잉'… 중소 제조사 공장 가동률 35%로 반토막
인도 청정에너지 전문 컨설팅사 JMK 리서치와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최신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연간 태양광 패널 생산능력은 태양전지 셀 생산능력의 7배 이상으로 비대해졌다.
정부의 수입 관세 부과와 국내 프로젝트 보호 정책에 편승해 진입 문턱이 낮은 모듈 조립 라인만 우후죽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적 엇박자로 인해 셀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 중소 패널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정상 운영의 마지노선(60%)을 크게 밑도는 35~40% 수준까지 폭락했다.
구자라트주에 본사를 둔 중견 태양광 제조사 솔렉스 에너지(Solex Energy)의 체탄 샤(Chetan Shah) 전무이사는 "과거 주 7일 가동하던 공장을 현재는 주 3일만 겨우 돌리고 있다"며 "전체 생산량이 처참할 정도로 급감했다"고 토로했다.
"장비·엔지니어는 여전히 중국 의존"… 톱콘(TOPCon) 노하우 부재의 덫
독자적인 셀 공장을 짓는 과정 자체도 난관의 연속이다.
셀 제조는 패널 단순 조립과 달리 수천억 원의 설비투자(CAPEX)와 방대한 부지, 안정적인 저비용 전력이 필수적인 데다, 수율을 안정화하는 시운전에만 최소 2년 이상이 소요된다.
무엇보다 핵심 장비와 기술의 대중국 의존도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 EUPD 리서치의 라잔 칼소트라 전문가는 "인도 기업들이 셀 라인을 깔기 위해 중국산 장비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수입 승인 기간이 길어지고, 비자 문제로 중국 엔지니어의 현장 지원을 받기 어려워 공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짚었다.
유럽산 대체 장비는 중국산보다 가격이 최대 35%나 비싸 중소기업으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글로벌 주류 기술로 자리 잡은 차세대 'N타입 톱콘(TOPCon)' 셀 제조 기술력도 걸음마 단계다.
인도 정부 집계 기준 국내 설치된 셀 설비 용량은 35.47GW이지만, 실제 가동 가능한 유효 용량은 약 27GW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톱콘 셀 비중은 39%에 그치며, 나머지는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구형 P타입(PERC)에 묶여 있다.
인도에너지환경수자원위원회(CEEW)에 따르면 인도산 셀의 생산 단가는 중국산보다 약 40% 더 비싸다.
정부 '국산화 의무' 12월로 유예… 수입 셀 사재기에 제조사 간 분열
인도 신재생에너지부는 당초 지난 6월부터 국가 지원 발전 프로젝트에 인도산 셀만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모델·제조사 승인 목록(ALMM) 리스트-II' 규정을 시행하려 했다.
그러나 심각한 부품 품귀로 태양광 발전소 착공이 줄줄이 중단되자, 업계의 거센 반발에 밀려오는 12월까지 의무화 적용을 전격 유예했다.
의무화 시행이 예고되자 시장에서는 역설적으로 '중국산 셀 사재기' 광풍이 불었다.
EUPD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4~6월 동안 전년 동기 대비 91.8% 급증한 11억 7,000만 달러(약 25GW 규모) 상당의 태양전지를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했다.
이로 인해 인도 태양광 업계 내부의 갈등도 폭발하고 있다.
자체 셀 생산 라인을 갖춘 대형 통합 제조사들을 대변하는 인도태양광제조업체협회(ISMA)의 아밋 마노하르 사무총장은 "단기적으로 중국산 셀이 더 싸다는 이유로 특정 업체들이 물량을 사재기해 독점하고 있다"며 "정부는 수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이들 수입 셀이 국산화 규정이 적용되는 공공 프로젝트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중소 모듈 조립업체들은 정부의 비현실적인 국산화 속도전을 비판한다.
나비타스 그린 솔루션(Navitas Green Solutions)의 비니트 미탈 창립자는 "단순한 수량 부족을 넘어 효율이 높은 최신 셀을 국내에서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솔렉스의 체탄 샤 전무 역시 "비효율적인 국내산 셀을 쓰면 발전소 설치비가 30%나 더 드는데 어느 발전 사업자가 이를 감당하겠느냐"며 금융권 역시 공급 과잉 우려로 중소업체들의 셀 라인 증설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도 태양광 산업의 셀 기근 사태는, 기초 소재와 핵심 장비, 엔지니어링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추진된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오히려 국내 산업의 발목을 잡고 생산망을 마비시키는 부메랑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아울러 12월 국산 셀 의무화 유예 시한이 종료되는 시점을 앞두고, 인도 정부가 글로벌 기후 목표 달성과 제조업 자립이라는 상충된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