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심의 SAVE 사용금지 효력 일시 중단
개인정보 침해·시민권자 오분류 위험 놓고 대법관 3명 반대
개인정보 침해·시민권자 오분류 위험 놓고 대법관 3명 반대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회보장번호 등 연방정부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주 정부의 유권자 시민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26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전날 국토안보부(DHS)가 개편한 시민권·이민 신분 확인 프로그램의 사용을 막은 하급심 결정을 항소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중단했다.
이번 결정은 개편 프로그램의 적법성을 최종 확정한 본안 판결은 아니다.
쟁점이 된 것은 국토안보부의 체류자 신분검증 프로그램(SAVE·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이다.
SAVE는 지난 1986년 정부기관이 공공혜택 신청자의 시민권과 이민 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행정명령을 통해 주·지방 정부가 유권자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할 때 이 시스템을 활용하도록 했으며 사회보장청(SSA) 기록도 SAVE와 연계하도록 지시했다.
개편된 SAVE는 기존 이민 관련 정보에 사회보장번호를 비롯한 SSA 자료를 추가했고 한 명씩 조회하던 방식에서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대량 검색 기능도 도입했다.
주·지방 당국은 이름과 생년월일, 사회보장번호 전체 또는 일부 등을 입력해 시민권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시스템에서 시민권자로 확인되지 않을 경우 해당 기관은 당사자에게 시민권을 추가로 증명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대법원 “연방법이 정부기관 간 정보공유 허용”
여성유권자연맹 등 시민단체들은 SAVE 개편이 사회보장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고 시민권자가 비시민권자로 잘못 분류될 위험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6월 시민단체 측 주장을 받아들여 개편된 SAVE 사용을 중단시켰고 연방항소법원도 정부의 집행정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 다수 의견은 1996년 제정된 연방법이 국토안보부가 다른 연방기관으로부터 시민권·이민 신분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받을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주·지방 선거당국이 유권자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경우 연방정부가 이에 응할 의무도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하급심의 SAVE 사용중단 결정은 항소심과 향후 대법원 심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효력이 정지된다.
◇진보 대법관 3명 반대…오분류 위험 지적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과 함께 반대 의견을 냈다.
잭슨 대법관은 사회보장청의 시민권 정보가 최신 상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 최근 귀화한 미국 시민 등이 비시민권자로 잘못 분류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가 광범위하게 공유되는 문제도 제기했다.
실제 SAVE 사용 과정에서 미국 시민이 잠재적 비시민권자로 잘못 표시된 사례도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트래비스카운티 선거당국은 SAVE에서 비시민권자로 분류된 사람 가운데 이미 미국 시민권을 입증한 사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오류가 적법한 유권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와 SAVE 사용을 지지하는 주 정부들은 이 시스템이 비시민권자의 유권자 등록 여부를 추가로 확인하기 위한 도구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의 중간선거에 대한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될 수 있다. 연방법은 일반적으로 연방선거 90일 전부터 주 정부가 유권자 명부에서 부적격자를 체계적으로 삭제하는 작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결정문에서 이 90일 규정 때문에 이번 집행정지 결정의 영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개별적인 유권자 확인은 이 기간에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SAVE 개편안 자체의 최종적인 적법성은 앞으로 진행될 항소심과 후속 사법절차에서 계속 다뤄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