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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년 전통 뜯어고친다”… 지멘스가 하드웨어와 AI 결합에 사활 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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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년 전통 뜯어고친다”… 지멘스가 하드웨어와 AI 결합에 사활 건 이유

지멘스, 10월 1일 디지털 인더스트리 산하 4개 조직 통합해 단일 자동화 사업부 출범
알테어·닷매틱스 인수에 150억 달러 투입… 하드웨어 기반 위에 소프트웨어 역량 결합
밸류에이션 할인율 최대 50%에서 10~15%로 축소… 기술 기업 수준 수익성 도전
지멘스가 전통적인 제조 틀을 깨고 대대적인 조직 재편에 나선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멘스가 전통적인 제조 틀을 깨고 대대적인 조직 재편에 나선다. 사진=로이터


179년 역사를 지닌 독일의 거대 산업재 기업 지멘스가 전통적인 제조 틀을 깨고 대대적인 조직 재편에 나선다.

글로벌 종합 경제·금융매체 블룸버그는 9월 26일(현지시각) 지멘스가 오는 10월 1일부터 최상위 사업부인 디지털 인더스트리 산하 4개 단위 조직을 하나의 통합 자동화 사업부로 묶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보도했다.

부서 간 장벽을 허물어 영업과 기술,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고 하드웨어 위에 얹히는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사업 조직 단순화로 하드웨어와 AI 결합 극대화

2021년 취임한 롤란트 부시 최고경영자는 보잉과 폭스바겐 등 주요 제조 고객사들이 기계 제어 장치 공급부터 전력망 연결, 설계 및 운영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다양한 요구를 단일 접점에서 해결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영업과 기술, 데이터가 따로 놀던 기존의 사내 실로(Silo) 구조를 깨부수고 고객 맞춤형 결합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멘스 지분 0.7%를 보유한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야스민 볼프람 펀드매니저는 "연구개발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 시스템으로 함께 판매한다면 비용과 매출 모두에서 거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회사 전체를 관통하는 통합 중추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끊임없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개편의 의미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150억 달러 투자와 밸류에이션 재평가

지멘스는 스위스의 ABB나 미국의 하니웰 등 주요 경쟁사에 비해 수익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를 타개하고자 소프트웨어 기업 알테어와 닷매틱스 인수에 150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으며, 시애틀에는 전 아마존웹서비스 임원이 이끄는 전용 AI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공장과 전력망, 교통 시스템 내부에 이미 장비를 깔아둔 방대한 하드웨어 기반이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운영 데이터 확보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지멘스의 복잡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려는 노력은 투자자들의 시각을 바꿔놓고 있다. UBS의 앙드레 쿠크닌 분석가는 과거 복잡한 지배구조로 인해 지멘스에 적용되던 기업가치 할인율이 한때 50%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10~15%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지멘스의 시가총액은 약 2150억 유로(약 332조 9146억 원)에 이른다.

독일 제조업 모델이 비용 상승과 중국 경쟁사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가운데, 지멘스가 탄탄한 엔지니어링 유산에 소프트웨어와 AI를 결합해 순수 기술 기업에 버금가는 밸류에이션을 완전히 쟁취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