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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500달러 쥐여주고 "돈 벌어라" 했더니…손실 난 모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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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500달러 쥐여주고 "돈 벌어라" 했더니…손실 난 모델도 있었다

- 클로드 2.9% 벌 때 챗GPT 0.7% 손실…소액 실거래 한계 뚜렷
- 로빈후드 계좌 15만 개 돌파…미국 증권사 플랫폼 내장형 전환 가속
- 한국 대형 증권사 플랫폼 방어 비상…투자일임 인허가 규제가 도입 분수령
인공지능 에이전트에게 실제 투자금을 맡겨 주식을 매매하게 한 결과 모델별 성과가 엇갈렸으며 시장 우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 에이전트에게 실제 투자금을 맡겨 주식을 매매하게 한 결과 모델별 성과가 엇갈렸으며 시장 우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 에이전트에게 실제 투자금을 맡겨 주식을 매매하게 한 결과 모델별 성과가 엇갈렸으며 시장 우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가 복잡한 기술 프로토콜을 다루는 방식 대신 증권사 플랫폼 안에 인공지능을 직접 탑재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해외 주식 위탁매매를 취급하는 한국 증권업계 역시 현지 브로커리지로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자체 연동 환경을 점검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3일 실거래 결과와 한계


미국 금융 전문 매체 배런스는 2026년 10월 2일(현지시각) 미국 자산관리사 콘도르캐피탈 웰스매니지먼트의 실거래 실험 결과를 보도했다.
콘도르캐피탈은 앤트로픽의 클로드, 구글 알파벳의 제미나이, 오픈인공지능의 챗GPT에 각각 500달러(약 67만 3000원)를 지급했다. "가능한 많은 돈을 벌어라"라는 동일 지침을 내린 뒤 주식과 상장지수펀드만 거래하도록 제한했다. 정규장 마감 때는 전액 현금화를 조건으로 걸었다. 거래 계좌는 로빈후드와 위불, 퍼블릭을 활용했다.

3일 동안 진행된 실거래 결과 클로드는 2.9% 이익을 냈다. 제미나이는 0.9% 수익률을 기록했고, 챗GPT는 0.7% 손실을 봤다. 콘도르캐피탈은 이번 결과가 사람 중개인 대비 뚜렷한 시장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단기 매매와 소액 자본으로 진행된 단순 실험인 만큼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모델별 매매 방식도 갈렸다. 클로드와 챗GPT는 웹 검색으로 성공한 매매 기법을 탐색한 뒤 느슨한 형태의 모멘텀 전략을 모방했다. 제미나이는 하루 몇 차례만 시장을 확인했고 손절선 없이 엔비디아 단일 종목만 반복 매매했다. 클로드는 하루 10차례 점검 일정을 스스로 편성하고 매매 일지를 기록했다. 개장 초 급등세에 진입했다가 손실을 보자 다음 날 아침 주문 두 건을 취소했다. 콘도르캐피탈은 연구 보고서에서 자가학습 에이전트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플랫폼 내장형 확산


장기 자산배분 실험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세 모델 모두 주식 60%와 채권 40% 포트폴리오 지시를 받자, 뱅가드와 블랙록의 저비용 지수 펀드를 매수했다. 뱅가드 전체 주식시장 상장지수펀드와 뱅가드 전체 국제주식 상장지수펀드를 공통으로 담았다. 데이비드 골드스톤 콘도르캐피탈 매니저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도입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개인이 외부 모델을 직접 연결하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방식은 기술 장벽이 높다.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인공지능을 모바일 플랫폼 안에 직접 내장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로빈후드는 공식 발표를 통해 전용 거래 계좌가 15만 개 이상 개설됐다고 밝혔다. 하루 도구 활용 횟수는 3000만 회에 육박한다. 퍼블릭 역시 고객들이 2만 개의 에이전트를 만들어 2억 달러(약 2692억 원) 이상의 자산을 맡겼다고 공개했다.

위불의 앤서니 디니어 미국 최고경영자는 플랫폼에서 인공지능에 직접 접근할 수 있어야 시장이 확장된다고 밝혔다. 5년 뒤에는 대다수 거래가 플랫폼 내장 에이전트를 통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위불 플랫폼 이용자는 로그인 상태에서 거래 건마다 직접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오픈인공지능과 알파벳은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국 증권업계 과제와 규제 조건


미국 대형 브로커리지의 플랫폼 내장화는 한국 증권업계에도 직접적인 과제를 안긴다.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직접 거래 규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 증권사가 대화형 포트폴리오 관리와 원클릭 주문 환경을 선점하면 이용자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 비중이 큰 한국 대형 증권사들은 플랫폼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주문 보조 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 다만 자본시장법상 자동 주문과 비대면 투자일임 규제를 준수해야 하므로, 완전 자율 매매보다는 투자자가 거래 건별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수동 승인 방식이 선행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 도입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조건은 금융당국의 규제 해석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포트폴리오 추천을 단순한 조언으로 볼지, 자산을 대신 굴려주는 행위로 볼지에 따라 허용 범위가 갈린다.

금융위원회가 인공지능의 주문 추천 과정을 회사가 돈을 맡아 대신 굴려주는 '투자일임'으로 엄격하게 해석하면 인허가 문턱이 높아져 서비스 출시는 늦춰질 수 있다. 반면 고객이 거래를 건건이 직접 확인하고 결정하는 단순 매매 보조 도구로 인정받으면 대화형 매매 지원 서비스 도입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