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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절벽에 멈춘 美 국방…'골든 돔' 등 150개 사업 발묶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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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절벽에 멈춘 美 국방…'골든 돔' 등 150개 사업 발묶였다

정규 예산 무산에 골든 돔 등 150개 신규 사업 집행 보류
요구액·세출 격차 최대 7000억 달러…180억 달러 골든 돔도 재원 불안
미국 군사 현대화 차질…한미 방산 공급망 협의도 순연 압박
임시 예산안을 가결하는 미국 의회 의사당.사진=미국 의히 건축감독관실(Architect of the Capitol)이미지 확대보기
임시 예산안을 가결하는 미국 의회 의사당.사진=미국 의히 건축감독관실(Architect of the Capitol)
미국 연방 정부가 10월 1일 새 회계연도를 시작했으나 정규 예산안 통과에 실패하면서 임시 예산안(CR) 체제로 전환됐다. 이 여파로 150개가 넘는 신규 군사 프로그램의 예산 집행이 멈췄다.

미국 국방 전문 매체 브레이킹디펜스는 국방부의 2027 회계연도 예산 요청서 내 조달과 연구개발·시험평가(RDT&E) 문서를 분석한 결과 150건 이상의 신규 사업 착수가 보류 상태에 놓였다고 2일(현지시각) 전했다. 미국의 군사 현대화 지연은 다층 방공 체계 부품과 기동 장비 구성품을 미국 방산 공급망과 연계하고 있는 한국 방위산업 생태계에도 인도 일정 조정을 야기할 수 있다.

미국 임시 예산안 체제와 신규 착수 사업 금지 원칙


미 의회가 정규 세출법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가동된 임시 예산안은 전년도 예산 수준을 그대로 동결해 집행하는 제도다. 이 체제에서는 연방 재정 규정상 의회의 신규 승인이 필요한 '신규 착수 사업(New Starts)'에 자금을 배분할 수 없다. 이번 임시 예산안의 법적 효력은 오는 12월 11일까지 유지된다. 의회가 이때까지 정식 세출법안 처리를 매듭짓지 못하면 추가 임시 예산안을 연장 편성하거나 연방 정부 셧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 소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델라웨어주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국방부 고위 지도부의 대규모 예산 조정안 통과 주장에 선을 그었다. 쿤스 상원의원은 "국방부가 계획하고 요구하는 금액과 의회가 실제로 배정하는 세출액 사이에는 5000억 달러(약 673조 2500억 원)에서 7000억 달러(약 942조 5500억 원)에 이르는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골든 돔 180억 달러와 드론 사업의 재원 공백


정규 예산 무산에 따른 자금 집행 보류의 대표 사례는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인 '골든 돔'이다. 국방부는 2027 회계연도 국가 공중 방어망 구축 명목으로 약 180억 달러(약 24조 2370억 원) 투입을 계획했다. 그러나 정규 기본 예산에 반영된 금액은 약 4억 달러(약 5386억 원) 미만에 불과하며, 나머지 97% 이상의 재원은 의회 승인이 불투명한 예산 조정 항목에 얹혀 있다. 마이클 구틀레인 미국 우주군 사령관은 "지속적인 자금 지원이 나오지 않으면 골든 돔은 기구축한 자산을 포함해 모든 작업을 중단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드론 수천 대를 조달하는 자율전투단(DAWG) 사업도 재원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차질을 빚고 있다. 국방부는 DAWG를 포함한 자율·드론·물류 포트폴리오 전체 연구개발 예산으로 54억 6000만 달러(약 7조 3518억 원)를 요구했다. 이 가운데 기본 예산은 1억 달러(약 1346억 원)에 그치고 나머지 53억 6000만 달러(약 7조 2172억 원)는 예산 조정 항목에 묶여 있다. 정규 예산안 통과가 무산되면 신규 드론 조달 일정은 축소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공군의 극초음속 무기(ARRW·HACM) 연구, 양산 계획, 우주군의 자율 전술 패브릭(15억 달러, 약 2조 197억 원) 소프트웨어 구축 역시 착수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군사 현대화 차질 파급과 세출안 처리 전망


신규 사업의 자금 집행 보류가 길어지면 미군의 전력 배치 일정은 전반적으로 뒤로 밀린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늦어지고 차세대 통신망 구축이 멈추면 인도·태평양을 비롯한 주요 전략 지역에서 억제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의회가 연내에 정규 세출법안을 처리하지 못해 1년짜리 임시 예산안으로 넘어가면, 연구개발을 끝내고 양산에 들어가려던 전력 증강 사업들은 사실상 멈춰 서게 된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풀릴지는 미 의회가 12월 11일 전까지 정규 국방 세출법안에 합의할지, 혹은 골든 돔 같은 핵심 안보 사업에 예외적으로 자금 집행을 허용할지에 달려 있다. 의회 안에서 예산 삭감 목소리가 높은 만큼 국방부가 요청한 대규모 전력 증강 예산은 상당 부분 깎일 가능성이 크다. 정규 예산이 최종적으로 얼마로 확정되고 예외 허용을 어디까지 받느냐에 따라 미국 군사 현대화의 속도가 갈리게 된다.

이러한 미국의 예산 차질은 미군 무기체계에 부품과 보조 시스템을 대온 한국 방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센서 부품과 특수 기동차량 부품 분야에서 미국 원청사와 손잡고 일해 온 한국 부품 제조사들은 미 연방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납품과 기술 협의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