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고점 신용매수 12월부터 만기...평가손실 483억 엔 닛케이 1위
신용배율 18.87배에 기관 매수 보류...반등마다 손절 매물 쏟아져
도쿄거래소 공표로 수급 악재 노출...한국 낸드플래시 밸류체인 계산
신용배율 18.87배에 기관 매수 보류...반등마다 손절 매물 쏟아져
도쿄거래소 공표로 수급 악재 노출...한국 낸드플래시 밸류체인 계산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낸드플래시 제조사 키옥시아홀딩스가 6월 고점에 쌓인 8487억 엔 규모의 개인 신용 매수 잔고로 연말 청산 압박에 직면했다.
닛케이신문은 5일 닛케이지수가 7만 엔을 넘보는 가운데서도 키옥시아 개인 투자자의 평가손실이 483억 엔으로 불어나 반등이 억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메모리 대장주의 수급 왜곡과 매물 폭탄 우려는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벌이는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셈법을 자극한다.
신용 매수 잔고와 평가 손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평균주가가 3개월 만에 장중 7만 엔 대를 회복했으나, 지난 6월 상승장을 주도했던 키옥시아홀딩스는 정반대로 깊은 늪에 빠졌다.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9월 28일부터 신용거래 잔고 금액을 영업일마다 공표하기 시작하면서 가려져 있던 수급 뇌관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2일 기준 키옥시아의 신용 매수 잔고는 8487억 엔으로 집계됐다. 매수 잔고 주식 수로 나눈 1주당 평균 매수 단가는 2만 467엔으로 산출된다.
같은 날 종가인 1만 9300엔과 비교하면 평가손실률은 마이너스 6%에 육박한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개인 투자자들의 평가손실 총액은 약 483억 엔에 달해 닛케이 225 구성 종목 가운데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 주가 급등기에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개인들이 7월 폭락장에서도 무리한 물타기에 나선 대가를 치르는 형국이다.
제도신용 만기와 수급 불안
주가를 짓누르는 근본 원인은 빚으로 매수한 물량의 강제 처분 시한이 다가왔다는 점이다. 도쿄증권거래소 규정상 제도신용 거래는 6개월 이내에 반대 매매로 청산하는 규정을 둔다.
마쓰이증권의 구보타 도모이치로 수석 시장 분석가는 "키옥시아 대세 상승기에 신용 매수에 나선 개인들의 청산 기한이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속속 도래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가가 조금만 반등해도 탈출용 손절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는 박스권에 갇혔다. 키옥시아 주가가 5.5% 이상 반등한 10월 1일에는 신용 매수 잔고가 5.3% 줄어든 반면, 4% 넘게 조정을 받은 9월 28일에는 잔고가 5.5% 불어났다.
주가가 튀어 오르면 팔고 내리면 물타기를 반복하는 탓에 20영업일 환산 주가 변동성 지표(HV)는 이날 기준 69.3으로 약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주저앉았다.
기관투자가들도 발을 빼고 있다. 피델리티투신의 루 잉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키옥시아의 신용배율이 10월 2일 기준 18.87배로 도쿄 프라임 시장 평균인 7.96배를 두 배 이상 웃돈다고 밝혔다.
루 매니저는 "주가 급락 시 개인들의 강제 반대매매 투매가 가속될 위험이 있어 기업 실적에 확신이 있어도 주식을 과감하게 사들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현지 분석가들은 인공지능 수요 기대에도 무거운 매물벽이 상단을 틀어막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기관 매수 기피와 공급망 파장
키옥시아의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과 개인 수급 왜곡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양대 산맥인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반사이익 기대를 키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성능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을 주도하며 견고한 이익을 내는 반면, 키옥시아는 빚투 매물 소화에 발목이 잡혀 자본 확충에 제동이 걸렸다.
설비투자(CAPEX) 확대 여력이 제한된 일본 경쟁사의 부진은 한국 메모리 제조사들이 시장 점유율 격차를 벌릴 기회로 작용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가을에는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쏟아질 제도신용 만기 매물의 출회 속도에 따라 키옥시아 주가 정상화 시나리오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나아가 악성 매물이 소화되고 기관 수급이 회복되면 중기 실적 반등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인공지능 서버용 낸드 주문이 크게 늘어나 악성 매물벽을 조기에 흡수할 경우 이 박스권 정체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도쿄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호황 기대감만 믿고 뛰어든 무리한 빚투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루 매니저는 "신용거래 잔고가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종목은 실적 호재보다 수급 악재에 훨씬 취약하다"라며 "연말 만기 물량이 완전히 청산되기 전까지는 보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