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상·자동차 전문가들 "120% 관세·소프트웨어 금지 등 일방적 배제는 美 갈라파고스화 초래"
보조금 차이는 대당 304달러 불과… BYD의 강점은 부품 수직계열화(2,369달러)와 R&D(1,766달러) 절감
시진핑 방미 기간 미·중 투자위원회 교착 속 트럼프는 "美 공장 유치 찬성"… 통상 정책 분열상 노출
보조금 차이는 대당 304달러 불과… BYD의 강점은 부품 수직계열화(2,369달러)와 R&D(1,766달러) 절감
시진핑 방미 기간 미·중 투자위원회 교착 속 트럼프는 "美 공장 유치 찬성"… 통상 정책 분열상 노출
이미지 확대보기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를 완전히 틀어막을 경우,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초격차 원가 경쟁력과 수직 계열화로 무장한 글로벌 전기차 혁신 속도에서 영구히 낙오되어 북미 시장에만 갇힌 '갈라파고스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 대해 전면 금지 대신 '현지 데이터 저장·바이두 지도 사용' 등 정밀한 안전 규칙을 적용해 상생을 도모했듯, 미국 역시 배터리 기술 라이선스 계약이나 전략적 합작 투자 등 표적화된 안전장치를 바탕으로 중국의 제조 역량을 전략적으로 흡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월 8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 워싱턴에서 열린 통상 정책 세미나에서 통상 학자들과 경제 싱크탱크 연구진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전기차 보호무역 기조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보조금 격차 5% 불과"… BYD 경쟁력은 '수직 계열화·엔지니어링 풀'
조지워싱턴대학교의 존 헬베스턴(John Helveston) 공공정책학 부교수는 "중국의 경쟁력은 단순히 정부의 불공정한 보조금 덕분이라는 통념은 과장되어 있으며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헬베스턴 교수가 인용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로듐그룹(Rhodium Group) 보고서에 따르면, BYD의 대표 세단 '씰(Seal)'이 테슬라 '모델 3'에 비해 누리는 정부 직접 보조금 혜택은 차량 1대당 304달러(약 4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양사 간 전체 제조 원가 격차의 약 5% 수준에 그친다.
진짜 원가 파괴의 비결은 '극단적인 수직 계열화'와 '풍부한 고급 엔지니어링 인력 풀'에서 나왔다.
BYD는 배터리와 전력반도체는 물론 와이퍼 모터와 헤드라이트 등 차량 내 거의 모든 부품을 자체 제작함으로써 외부 협력사 마진을 없애 차량 1대당 무려 2,369달러(약 315만 원)를 절감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대비 인건비 경쟁력이 월등한 현지 소프트웨어·기계 인력풀을 통한 연구개발(R&D)로 대당 1,766달러를 추가로 아꼈다.
중국-미국연구소(ICAS)의 수라브 굽타(Sourabh Gupta) 선임연구원 역시 "중국 제조사들은 엔드투엔드(End-to-End) 스마트 제조 생태계와 차량 아키텍처의 창의적 재설계를 통해 경쟁이 불가능한 수준의 원가 효율성을 확보했다"며 "이러한 구조적 격차를 외면한 채 관세 장벽 뒤에 숨는 것은 심각한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모든 커넥티드 카는 보안 악몽"… 테슬라식 정밀 규제로 풀어야
미국 상무부가 추진 중인 '중국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탑재 커넥티드 차량 전면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헬베스턴 교수는 "원산지와 상관없이 통신 모뎀과 자율주행 센서를 장착한 모든 현대식 커넥티드 카는 잠재적인 사이버 보안의 악몽"이라며 "단순히 중국 라벨을 금지한다고 해서 데이터 안보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과거 테슬라를 다룬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 역시 국가 안보에 극도로 민감하지만, 테슬라 수입이나 투자를 무조건 금지하지 않고 '주행 데이터 중국 내 서버 의무 보관', '군사 시설 등 민감 지역 진입 금지', '구글 지도 대신 바이두 정밀 지도 탑재' 등 구체적이고 정밀한 가이드라인을 부과해 상하이 공장 유치와 자국 내 밸류체인 육성이라는 실리를 챙겼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역시 포드(Ford)가 중국 CATL과 추진했던 배터리 기술 라이선스 방식처럼, 안보 리스크를 통제하면서도 선진 배터리·차량 기술을 미국 내로 이전시키는 정교한 합작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상회담서 '투자위원회' 교착 속 트럼프 "美 공장 설립 찬성" 엇박자
문제는 워싱턴 정가의 극심한 정책 분열상이다.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 기간 중 미·중 양국은 5월 베이징 정상회담 합의 사항이었던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s)' 발족과 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허용 여부를 두고 물밑 협상을 벌였으나, 미국 의회와 러스트벨트 자동차 제조사들의 거센 반발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 정부는 현재 중국산 전기차에 100%가 넘는 징벌적 관세를 물리고 있으며, 의회에서는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차단하는 법안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이곳에 공장을 짓겠다면 환영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행정부·의회 기조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헬베스턴 교수는 "미국이 북미 자유무역 지대를 보호하고 국적이 아닌 명확한 기술적 보안 표준을 세우지 않는다면, 미국 자동차 산업은 향후 멕시코와 캐나다조차 넘보기 힘든 내수 전용 시장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며 전기차를 정쟁의 대상이 아닌 '자동차 제조업의 미래'로 인정하는 초당적 결단을 촉구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