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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AI 칩 사려다 ‘빚더미 덫’…오픈AI 쇼크 겹쳐 주가 5.4%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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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AI 칩 사려다 ‘빚더미 덫’…오픈AI 쇼크 겹쳐 주가 5.4% 급락

장기 부채 1600억 달러 폭증…아폴로·골드만 손잡고 ‘우회 리스 차입’ 초강수
최대 고객 오픈AI 매출 200억 달러 증발 여파…데이터센터 수익성에 직격탄
올해 주가 30% 폭락·엘리슨 일가 무리한 레버리지까지…AI 인프라 버블 경고음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2014년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오라클의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래리 엘리슨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난 2014년 열린 오라클 오픈월드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오라클의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래리 엘리슨의 모습. 사진=로이터
클라우드 및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선도 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추가적인 부채 조달에 나서고 최대 고객사인 오픈AI의 실적 쇼크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막대한 설비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V)을 활용한 우회 차입 방안까지 검토되는 가운데, 급격히 불어난 부채가 기업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라클 주가는 8일(현지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5.48% 급락한 135.69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오라클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및 골드만삭스와 함께 대규모 자금 조달 거래를 논의 중이며, 연내 합의를 마무리 짓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달 구조는 투자자들이 AI 칩을 전문적으로 매입하는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오라클이 이 법인으로부터 칩을 장기 임대(리스)해 사용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이미 부채가 급증한 오라클이 재무제표상 직접적인 차입금 증가를 피하면서 최신 고성능 AI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브로드컴과 스페이스X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자금 조달 구조를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라클의 재무 부담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분기 동안 집행된 자본 지출(Capex)은 285억 달러에 달해, 불과 2년 전 같은 기간(23억 달러) 대비 12배 넘게 폭증했다. 지난 2년간 장기 부채 규모는 거의 두 배로 늘어 1,6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다섯 번째로 차입금이 많은 기업으로 올라섰다. 공격적인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오라클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30% 하락했다.

여기에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오픈AI 악재가 결정타를 날렸다. 오픈AI의 연간 매출이 당초 시장 예상치보다 200억 달러나 부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와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번졌다. 오라클은 오픈AI를 위한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지난 분기 계약 잔고만 6,640억 달러에 달하지만, 핵심 고객의 실적 둔화는 결국 오라클의 인프라 회수 기간을 늦추고 실적에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창업자 래리 엘리슨 회장 일가의 과도한 레버리지 행보도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오라클 지분 약 40%를 보유한 엘리슨 회장은 파라마운트의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인수 과정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그의 아들인 데이비드 엘리슨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스카이댄스는 지난주 인수 자금 마련 등을 위해 52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부채를 떠안았다.

월가 전문가들은 오라클의 이번 조달 추진이 AI 인프라 구축 전쟁이 자본의 한계치에 직면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진단했다. 기술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리스 모델까지 동원하고 있으나, AI 수익화 속도가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과 부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기술주 전반의 밸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