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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삼키는 전력, 배터리가 받친다"… AI 데이터센터發 ESS 수요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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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삼키는 전력, 배터리가 받친다"… AI 데이터센터發 ESS 수요 폭증

글로벌 ESS 설비 2024년 15.7GWh서 2030년 216.8GWh로 약 14배 수직 상승
전기차 캐즘 뚫고 '배터리 ETF' 랠리 견인… 美 빅테크 전력망 병목 해소 '필수재' 부상
LG엔솔, 美 8개 공장 중 5곳 가동 속 ESS 비중 확대… 삼성SDI·퀀텀스케이프도 총력
LG에너지솔루션 ESS.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 ESS.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로 인해 글로벌 송배전망의 병목 현상이 심화하자, 전력망 안정화와 무정전 전원 공급을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조정을 겪던 2차전지 산업이 'AI 데이터센터용 ESS'라는 거대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배터리 테마 상장지수펀드(ETF)를 강력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

10월 12일(현지시각) 글로벌 테크·산업 미디어 바이트EU(byteseu.com)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에 설치되는 ESS 배터리 용량은 2024년 15.7GWh에서 오는 2030년 216.8GWh로 약 14배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력망 확충 속도, AI 못 따라가"… 백업 배터리 '필수 인프라' 등극


AI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운영사)들이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풀가동하면서 요구되는 전력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반면, 유틸리티 기업들의 전력망 계통 연계는 수년씩 지연되고 있다.

이러한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피크 시간대 전력 부하를 분산하고 정전 시 백업을 담당할 대규모 배터리 저장 랙을 필수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단순히 전체 설치 용량(GWh)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전력변환 장치, 랙 단위 비상전원(BBU), 부지 내 대규모 전력망 ESS 등 전력 공급 사슬 전반에 걸쳐 배터리가 다층적으로 배치되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의 실질적 유효 시장(TAM)은 예상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패러다임 전환은 자본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투자자들이 2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수요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 증시에서 2차전지 및 배터리 밸류체인 ETF가 강력한 반등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美 8개 거점 중 5곳 가동… ESS 출하량이 EV 추월 전망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중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8개 생산거점 중 미시간 홀랜드, 랜싱, 테네시 얼티엄셀즈 2공장 등을 포함해 2026년 말까지 총 5개 핵심 공장을 본격 가동 체제로 전환하며 ESS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테네시 공장은 약 7,000만 달러를 투입해 유휴 전기차 라인을 ESS 전용 리튬인산철(LFP) 라인으로 개조하는 등 유연한 설비 전환을 단행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ESS 부문 매출은 2025년 대비 2026년에 약 3배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2026년을 기점으로 미국 현지 ESS 배터리 출하량이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전기차 수주에만 의존하던 사업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이 고부가가치 AI 데이터센터 및 유틸리티 전력망으로 완전히 이동하는 셈이다.

삼성SDI·전고체 퀀텀스케이프까지… "전기차 넘어 AI 전력망으로 총집결"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은 LG에너지솔루션뿐만이 아니다.

삼성SDI는 차세대 고에너지 밀도 ESS 일체형 솔루션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 공급을 미국 주요 유틸리티 및 데이터센터로 확장하고 있으며, 미국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인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 역시 화재 위험이 없고 출력 밀도가 높은 특성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백업 전원용 '파워블록(PowerBlock)' 사업 부문을 신설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캐나다의 일렉트로바야(Electrovaya), 중국계 CBAK 에너지 등 글로벌 배터리 플레이어들도 일제히 공식 성명을 통해 데이터센터용 고정식 배터리 수주 확대를 선언하며 동일한 시장 궤적을 그리고 있다.

전동화 전환의 둔화 속에서 유휴 설비 우려에 휩싸였던 글로벌 배터리 업계가, AI 인프라 확장에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 혈맥'의 역할을 쥐며 2030년을 향한 새로운 대호황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