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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청 방화·상점 약탈...눈덩이 피해에 사회적 상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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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청 방화·상점 약탈...눈덩이 피해에 사회적 상흔 심각

카르푸 매장 50곳 파손 등 수천만 유로 피해…정부 "가담자에 끝까지 배상 청구"
리모주 시청사 전소·약탈 난무…경찰 1,000 명 부상·2400명 체포 속 혼란 지속
마크롱 "분노와 수치" 자제 호소…비상사태 선포 보류 속 정국 혼미
생활비 상승과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시위 다음 날, 18일(현지시각)프랑스 파리에서 시민 소요 사태가 발생해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생활비 상승과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시위 다음 날, 18일(현지시각)프랑스 파리에서 시민 소요 사태가 발생해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고물가와 공공서비스 악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하룻밤 사이에 방화와 약탈이 난무하는 폭동으로 번지면서 프랑스 전역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프랑스 정부가 수천 명을 체포하고 질서 회복에 나선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적 자제를 촉구했다.

1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그 어떤 것도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설명하거나 변명할 수 없다"며 "오늘 밤 우리 모두는 분노와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인 이들의 요구는 정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폭력 세력의 파괴 행위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파 진영 일각에서 요구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보류했으나, 공공 건물과 상점을 보호하기 위해 각 지역 지사가 집회를 금지할 수 있도록 행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지난 주말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터져 나왔다. 도자기로 유명한 리모주에서는 방화로 인해 시청사 시계탑이 화염에 휩싸여 무너져 내리며 건물 대부분이 파괴됐다. 기욤 게랭 리모주 시장은 시청사를 불태우려는 사전 계획된 명백한 의도가 있었다며 국가 경찰의 배치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반발했다. 파리와 마르세유, 릴, 스트라스부르, 보르도 등지에서도 복면을 쓴 시위대가 도심 상점을 약탈하고 관저를 습격하는 등 충돌이 이어졌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주말 동안 전국에서 2,400명이 체포됐고 경찰관 약 1,000명이 다쳤다. 파리 시위 현장에서는 심정지 환자가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전날에도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에서는 시위대가 자전거를 쌓아 불을 지르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대치하는 산발적 충돌이 계속됐다.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프랑스 대형 유통업체 카르푸의 알렉상드르 봉파르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매장 50곳이 파손됐고 그중 20곳은 약탈을 당해 피해액만 수천만 유로에 달한다고 밝혔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피해 상인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며 기물을 파손하고 혼란을 부추긴 가담자들에게 끝까지 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정치권도 요동치고 있다. 차기 대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폭력은 의견이 아니며 파괴는 표현 방식이 될 수 없다"고 자제를 촉구했고, 강경 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전 대표는 정부가 거리로 나온 학생들의 절박한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번 소요 사태는 10년 집권의 종착역을 향해 가는 마크롱 정부에 대한 억눌린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한 결과로 풀이된다. 2027년 차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취약한 경제 성장률과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가 부채, 깊어지는 계층 갈등이 맞물리며 프랑스 사회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