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털링 앤더슨 GM 최고제품책임자 "짙은 안개·속도 측정에 레이더 필수"
미 교통당국, 테슬라 320만대 안전조사 확대…GM은 라이다·레이더 병행
미 교통당국, 테슬라 320만대 안전조사 확대…GM은 라이다·레이더 병행
이미지 확대보기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이끌었던 전직 임원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카메라 전용 자율주행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테슬라가 레이더와 라이다 없이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악천후나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물리적인 한계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교통당국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대상으로 약 320만대 규모의 안전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카메라 중심 기술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 책임자 출신인 스털링 앤더슨 GM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카메라만 사용하는 자율주행 전략에 대해 물리학을 무시하는 비합리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비판했다고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 주역 "레이더 제거는 비합리적"
앤더슨 CPO는 지난 27일 미국 기술매체 더버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카메라 전용 자율주행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GM도 테슬라처럼 카메라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카메라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축소하면 특정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물리학이 말해주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앤더슨 CPO는 특히 레이더가 비교적 저렴한 장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레이더를 제거하는 결정에 대해 "물리학을 무시하는 이상한 종교적 신념과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카메라는 주변에서 들어오는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짙은 안개처럼 시야가 제한되는 환경에서 물체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앤더슨 CPO는 "카메라는 짙은 안개 너머를 볼 수 없고 레이더처럼 순간적인 속도를 측정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라이다 역시 카메라와 함께 학습시키면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시스템의 성능을 더욱 빠르게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를 함께 사용하는 다중 센서 방식이 명확한 안전상 이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 자율주행 직접 개발…현재 GM 기술 전략 총괄
앤더슨 CPO의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테슬라의 초기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직접 이끌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앤더슨 CPO는 테슬라에서 모델X 개발을 담당한 뒤 2015년과 2016년 오토파일럿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후 자율주행 기술업체 오로라를 공동 창업했으며 지난해 GM에 합류했다.
앤더슨 CPO는 현재 GM의 제품 및 기술 개발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GM은 테슬라와 달리 카메라뿐 아니라 레이더와 라이다를 함께 활용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GM은 2028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에 새로운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에는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가 모두 사용될 예정이다.
운전자가 특정 구간에서 전방을 계속 주시하지 않아도 되는 주행 기능을 목표로 하지만 시스템이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운전자에게 제어권을 넘겨주도록 설계하고 있다.
앤더슨 CPO는 운전자가 시스템의 성능을 지나치게 신뢰하면 주의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그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매우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수록 운전자가 방심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2021년 레이더 제거…2022년 초음파 센서도 중단
테슬라는 지난 2021년 5월 모델3와 모델Y에서 레이더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테슬라 비전' 전략에 따른 결정이었다.
당시 테슬라는 카메라 전용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일부 기능에 제한을 뒀다.
자동 조향 기능인 오토스티어의 최고속도를 시속 75마일(약 121㎞)로 제한하고 최소 차간거리를 늘렸다.
또 스마트 소환과 긴급 차선이탈 방지 기능을 차량 인도 시점에 제공하지 않는 조치도 시행했다.
테슬라는 2022년에는 초음파 센서도 제거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당시 테슬라 내부에서도 레이더 제거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다.
전직 직원들은 일부 엔지니어들이 머스크 CEO에게 레이더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는 당시 일렉트렉에 초고해상도 레이더가 있다면 순수 카메라 방식보다 낫겠지만 그런 레이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렉트렉은 현재 고해상도 레이더 기술이 충분히 발전해 있다는 점에서 머스크 CEO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교통당국, 320만대 조사…시야 제한 상황 사고 9건 확인
테슬라의 카메라 전용 기술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조사 대상이기도 하다.
NHTSA는 지난 3월 18일 테슬라 FSD의 시야 제한 상황에서 발생한 충돌사고에 대한 조사를 정밀 엔지니어링 분석 단계로 격상했다.
조사 대상은 2016~2026년형 모델S와 모델X, 2017~2026년형 모델3, 2020~2026년형 모델Y, 2023~2026년형 사이버트럭 등 약 320만3754대다.
NHTSA가 조사 대상으로 확인한 사고는 9건이며 이 가운데 2023년 11월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도 포함돼 있다.
NHTSA는 테슬라의 카메라 성능 저하 감지 시스템이 햇빛에 의한 눈부심이나 안개, 공기 중 먼지 등 시야를 방해하는 상황을 적절히 감지하지 못한 사례를 확인했다.
일부 사고에서는 카메라의 인식 성능이 떨어졌다는 경고가 충돌 직전에야 운전자에게 전달됐다.
NHTSA는 테슬라가 적용한 성능 저하 감지 시스템의 개선 조치와 경고 기능이 충분한지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안전상 결함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로, 모든 조사 대상 차량에서 결함이 확인됐거나 리콜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웨이모는 다중 센서 채택…자율주행 기술 선택 엇갈려
테슬라와 경쟁하는 웨이모는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웨이모의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누적거리는 약 2억7100만마일(약 4억3600만㎞)에 달한다.
반면 테슬라는 올해 1월 안전요원을 철수하기 시작한 이후 약 300만마일(약 483만㎞)의 무인주행 거리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수치는 서비스 운행 기간과 범위가 달라 이를 직접적인 안전성 비교 지표로 사용할 수는 없다.
테슬라는 카메라와 대규모 차량 운행 데이터, AI 기술의 결합만으로도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앤더슨 CPO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센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안전성 확보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일렉트렉은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을 직접 이끌었던 인물이 카메라 전용 전략을 비판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테슬라의 FSD 시스템에 대한 미국 당국의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카메라 전용 방식과 다중 센서 방식의 기술적 차이를 둘러싼 논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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