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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단백질 소비, 비싼 쇠고기에 몰렸다…대체육은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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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단백질 소비, 비싼 쇠고기에 몰렸다…대체육은 외면

쇠고기 가격 2년간 16.6% 올라…1인당 연간 소비량은 27㎏ 육박
닭고기 소비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돼지고기·칠면조 정체…비욘드미트 매출 감소
지난 9월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와이코프의 한 슈퍼마켓에 미국산 와규 스테이크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9월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와이코프의 한 슈퍼마켓에 미국산 와규 스테이크가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단백질 섭취를 중시하는 식습관이 확산하면서 쇠고기와 닭고기 소비가 늘고 있다.

특히 쇠고기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도 소비자들의 고급 쇠고기 선호는 이어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와 식물성 대체육은 뚜렷한 소비 증가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소 사육두수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쇠고기 수요가 계속 늘면서 스테이크와 다진 쇠고기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에서 단백질 섭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소비 증가가 모든 육류와 대체 단백질 식품에 고르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스테이크 가격 2년간 16.6% 상승…소비량은 증가


NYT에 따르면 미국의 단백질 소비 확대에는 식습관 변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자' 운동과 새로운 식생활 지침에서는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체중 감량 치료제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수천만 명의 미국인도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시리얼부터 크래프트의 마카로니 앤드 치즈까지 다양한 제품에 단백질을 추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들이 단백질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하는 식품은 주로 쇠고기와 닭고기다.

현재 미국의 스테이크 가격은 파운드(약 454g)당 13달러(약 1만7400원)에 육박하고 있다.

다진 쇠고기 가격도 파운드당 7달러(약 9400원)에 가까워졌다.

스테이크 가격은 최근 1년간 3.5%, 2년간 16.6% 상승했다.

그럼에도 미국인의 1인당 연간 쇠고기 소비량은 올해 약 59파운드(약 26.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4년의 54파운드(약 24.5㎏)에서 약 9% 증가한 규모다.

캔자스주립대의 축산경제학자 글린 톤서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미국 소비자들이 고급 쇠고기에 높은 가격을 지불할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소비 성향이 쇠고기 가격을 끌어올리는 시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닭고기는 연간 49㎏ 소비…쇠고기보다 훨씬 많아


닭고기는 미국에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소비량이 많은 동물성 단백질 식품이다.

미국의 통닭 가격은 파운드당 약 2달러(약 2700원), 뼈 없는 닭가슴살은 그 두 배 수준인 약 4달러(약 5300원)다.

닭고기 소비량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크게 증가했다.

1990년대 초반 미국인들은 쇠고기와 닭고기를 각각 연간 약 65파운드(약 29.5㎏)씩 소비했다.

그러나 올해 닭고기 소비량은 1인당 평균 108파운드(약 4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은 육류 생산에 적합하도록 개량된 육계에서 나온다.

닭고기가 다른 육류보다 저렴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짧은 사육 기간이다.

육계는 생후 약 7주면 도축 가능한 무게에 도달한다. 소는 비슷한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약 2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닭고기는 수요 변화에 맞춰 공급량을 비교적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

달걀 역시 단백질 공급원으로 꾸준히 소비되고 있다.

미국인 1인당 달걀 소비량은 올해 약 270개로 예상된다.

달걀 한 다스 가격은 약 2.25달러(약 3000원)로 지난해 5월의 6.25달러(약 8300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달걀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조류인플루엔자였다.

◇돼지고기는 40년째 소비 정체…가격 경쟁력도 효과 제한


쇠고기와 달리 돼지고기 소비량은 오랜 기간 거의 변화가 없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인의 1인당 연간 돼지고기 소비량은 약 50파운드(약 22.7㎏)로 40년 동안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돼지갈비 가격은 스테이크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낮은 가격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은 최근 5년 동안 파운드당 3.50~3.75달러(약 4700~5000원) 수준에서 움직였다.

최근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하락하고 있으며 생산량도 소폭 감소했다.

미국 농무부는 돼지고기 소비가 높은 휘발유 가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이컨 소비는 외식과 자동차 여행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휘발유 가격이 올라 외식과 여행이 줄어들면 베이컨 소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산물 소비 늘었지만 수입 의존도 80%…가격 6.9% 상승


수산물 소비는 장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인의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은 약 20파운드(약 9.1㎏)로 1960년대의 거의 두 배에 이르렀다.

증가분의 대부분은 신선·냉동 생선과 조개류에서 나왔다.

반면 통조림 수산물 소비는 큰 변화가 없어 전체 수산물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

신선·냉동 수산물 가운데 지느러미가 있는 어류가 약 6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조개류 등이다.

미국 수산물 시장은 높은 수입 의존도로 인해 관세와 국제무역 차질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수산물의 약 80%가 수입품이기 때문이다.

수산물 가격은 최근 1년간 6.9% 상승했다.

◇칠면조 소비 40년 만에 최저…냉동 제품 가격 29% 급등


미국의 대표적인 명절 음식인 칠면조도 소비가 줄고 있다.

미국칠면조연맹은 추수감사절에 약 4500만마리의 칠면조가 판매될 것으로 추산한다.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도 상당한 양이 판매되지만 미국인들은 평소 칠면조를 얇게 썬 가공육이나 베이컨, 햄버거 패티 형태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의 1인당 칠면조 소비량은 13.2파운드(약 6㎏)였다.

이는 1986년 이후 가장 적은 양이다.

가격 상승도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농무부에 따르면 냉동 통칠면조의 파운드당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29% 올랐다.

칠면조를 포함한 기타 생가금육의 소비자가격도 9% 상승했다.

◇식물성 대체육 부진…비욘드미트 기업가치 급감


미국은 세계 대두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생산국이지만 미국인들이 콩을 직접 식품으로 섭취하는 양은 많지 않다.

미국에서 생산된 대두의 약 40%는 주로 중국으로 수출된다.

나머지 상당량은 가공공장에서 대두박과 대두유로 분리된다.

대두박은 주로 가축 사료로 사용되며 대두유는 조리용 기름과 다양한 가공식품에 들어간다.

미국인들은 튀김이나 마요네즈, 샐러드드레싱 등에 포함된 대두유를 연간 최소 25파운드(약 11.3㎏) 소비한다.

반면 두부와 두유, 풋콩 등 콩 자체를 식품으로 소비하는 양은 연간 2파운드(약 0.9㎏)에도 미치지 못한다.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서도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즈 등 업체들이 대체육 제품을 개발해 왔지만 미국인의 실제 소비량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비욘드미트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억2500만달러(약 1670억원) 수준이다.

7년 전 기업공개 당시 130억달러(약 17조3700억원)가 넘었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비욘드미트의 지난 6월 27일 종료된 분기 매출은 6880만달러(약 919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했다.

판매 물량도 9.5% 줄었다.

NYT는 단백질 섭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음에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식품시장에서 단백질 소비 확대가 곧 모든 단백질 식품의 수요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