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에서 대히트한 9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에는 의외의 뒷얘기들이 있었다. 어머니의 방자한 행동에 짜증이 난 것은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는 것일까. 영화배우 골디 혼을 어머니로 둔 케이트 허드슨도 그 중 한사람이 아닐까요. 이번에 로맨틱 코미디영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케이트에게 출연의뢰를 했지만 어머니인 골디 혼이 거절했던 것이 밝혀졌다.
1999년에 공개된 이 작품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로 당시 아직 무명이었던 배우 히스 레저의 첫 주연작으로 여주인공은 줄리아 스타일스이 맡았다. 당시 미국에서 ‘매트릭스’에 이어 대박을 기록한 9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캐스팅 디렉터를 지낸 마르시아 로스는 미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의 캐스팅에 관한 비화를 밝혔다.
그는 “줄리아와 히스 외에 조쉬 하트넷, 엘리자 두쉬크도 스크린 테스트를 받아 줬어요. 하지만 줄리아와 히스의 케미스트리가 제일 좋았어요. 케이티 홈스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도슨스 크리크’ 출연이 결정됐고 저희도 서둘러 캐스트를 결정해야 했거든요. 그 외 케이트 허드슨도 후보에 올랐어요. 하지만 그의 어머니 골디는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아서. 그래서 거절당하고 말았다”라고 당시를 술회했다.
케이트는 대신 이 시기에 공개된 영화 ‘비포 뉴이어’에 출연. 그녀는 이 작품으로 벤 애플렉 & 케이시 애플렉 형제, 코트니 러브, 크리스티나 리치 등과 협연하고 있습니다. 골디는 무명 캐스트가 즐비한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보다 호화스타가 즐비한 ‘비포 뉴 이어’가 딸의 출세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는 올해로 공개 20주년이 됐다. 히로인인 캣 스터포드를 연기한 줄리아는 이전 뉴스사이트 ‘news.com.au’의 인터뷰에서 “당시 남자주인공을 맡은 히스 레저의 뜻밖의 특기를 폭로했습니다. 히스는 매일 현장에서 디저리두(호주 원주민 에보리진의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어요 .디저리두를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왠지 아주 신선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대부분의 출연진이 무명이어서 출연하는 커플도 있었다는 것. 그렇게 많은 젊은 사람들이 모이면 날마다 신나죠. 그 무렵 모두들 오픈된 상태라 서로 눈치 채지 못했고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않았다. 아무튼 자유로웠기 때문에 너무나 즐거웠다”라고 줄리아는 당시를 회상했다.
케이트가 연기하는 캣도 보고 싶었는데, 역시 줄리아와 히스가 낳는 특별한 케미스트리가 있었기에 불후의 명작으로서 지금도 많은 팬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