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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에스원, '日 전범기업' 꼬리표 떼고 종합 보안솔루션 기업 거듭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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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에스원, '日 전범기업' 꼬리표 떼고 종합 보안솔루션 기업 거듭날까

물리보안 점유율 55% 1위 바탕 비대면 보안솔루션 시장 확대
세콤 대주주 논란 지속…"투자 개념일 뿐, 정보보호 문제없다"

지난해 코로나19 창궐 이후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생활이 지속되고 있다. 통신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통신사와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보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물리 보안 기업들 역시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비대면 보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에스원은 국내 물리 보안 시장 점유율 55%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보안 기업이다. 1977년 한국경비실업으로 시작해 1980년 삼성그룹과 일본 세콤의 합작법인에 인수됐다. 이후 1996년 보안업체 최초로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후 현재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에스원은 물리 보안 시장에서 지켜온 높은 점유율과 신뢰를 바탕으로 비대면 보안 시장에서도 역량을 확대해 종합 보안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일본 전범기업’이 대주주로 있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로 남아있다.

에스원 통합관제센터. 사진=에스원이미지 확대보기
에스원 통합관제센터. 사진=에스원

◇ICT 기술 기반 비대면 보안솔루션 시장 선점


에스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보안 트렌드로 ▲AI 기술을 탑재한 지능형 보안솔루션 각광 ▲생체인증을 접목한 무인솔루션 증가 ▲ICT기술을 활용한 정보보안 시장 확대 ▲빅데이터를 적용한 통합관제센터 구축을 꼽았다.

무인 매장이 늘고 원격근무가 일상화 되면서 보안의 수요도 변하고 있다. 또 한국의 코로나19 역학조사가 원활히 이뤄진 데 대해 지자체 통합관제센터가 큰 역할을 하면서 이 부문의 기술 고도화도 요구되고 있다.

에스원은 AI, 생체인식, ICT,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을 총망라한 '통합 보안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에스원은 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조직을 사업부 조직과 통합하고 물리보안사업과 빌딩관리사업 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등 '통합 보안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스원은 통합 보안 플랫폼의 첫 시작으로 AI와 빅데이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건물관리 솔루션'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건물관리 솔루션은 보안서비스가 가진 모니터링 노하우와 출동 인프라를 건물관리 사업과 결합한 솔루션이다. 기존엔 빌딩 상주 인력이 설비 제어, 에너지 관리 등을 맡았지만 이 솔루션은 상주 인력 없이 IoT센서를 설치해 설비 상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이상 징후를 원격으로 파악, 출동서비스를 제공한다.

통합 보안 플랫폼의 생체인증 기술은 무인매장 솔루션에 적용된다. 무인매장의 비대면 출입 관리를 위해 얼굴인식 시스템의 적용범위를 확대한다. 에스원은 스터디카페, 세탁소, 노래방 등 무인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맞춤형 무인 솔루션 패키지'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1분기에는 생체인증과 AI기술을 접목해 출입관리와 체온 모니터링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발열감지솔루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정보보안상품인 에스원ESP는 통합 보안 플랫폼의 ICT서비스를 담당한다. 에스원ESP는 증가하는 재택근무에 대응해 랜섬웨어, 바이러스 감염, 개인정보 유출 등 복합적인 정보보안 이슈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최근에는 화상회의솔루션, 문서중앙화 솔루션을 시장에 잇달아 선보이는 등 정보보안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노희찬 에스원 사장은 "팬데믹 이후 변화된 고객의 생활 환경과 패턴에 부합하는 기술이 보안 상품의 새로운 가치"라며 "올해는 AI, 생체인증, ICT, 빅데이터 등 에스원만의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안업계 트렌드를 주도해 초격차 1위를 확고히 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인매장관리 보안솔루션. 사진=에스원이미지 확대보기
무인매장관리 보안솔루션. 사진=에스원

◇ '日 전범기업' 인식 지속…기업 이미지 회복 과제


에스원의 2020년 4분기 실적은 매출 5832억원, 영업이익 460억원이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6.53%, 전년 동기 대비 0.42%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 대비 0.32%, 전년 동기 대비 8.37% 늘었다. 연간 실적도 각각 매출 2조2233억원, 영업이익 20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34%, 3.88% 늘었다.

코로나19로 산업계 전반이 침체된 것을 감안하면 에스원은 준수한 실적을 거둔 셈이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일본 전범기업이라는 인식과 함께 노사협상이 결렬된 점 등은 악재로 꼽히고 있다.

에스원은 지난해 백범김구기념관, 안중근의사기념관,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등 주요 국가기념관 보안업무로부터 퇴출된 바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백범김구기념관, 안중근의사기념관은 계약이 종료된 10월 이후 에스원에 맡기지 않기로 했다. 다만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은 9월에 계약이 종료됐으나 대체할 업체를 찾지 못해 에스원에 맡기기로 했다.

이 같은 배경은 에스원의 최대 주주가 일본 보안기업인 세콤이기 때문이다. 세콤의 최대 주주는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이고 이 신탁은행의 대주주가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이다. 미쓰비시는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징용을 일삼은 전범기업이다.

에스원이 27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예년과 마찬가지로 주당 2500원의 현물배당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총 25.65%(974만7383주)의 지분을 보유한 세콤은 약 243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가게 됐다.

세콤이 2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삼성SDI와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이 20%대에 이르고 6.91%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삼성그룹 우호 지분에 속하는 만큼 의사 결정에 있어서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에스원은 "세콤이 에스원의 지분 보유는 단순 투자개념이다"며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에 대해서도 "신탁회사 성격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콤과 에스원 정보교류는 기술교환 목적이다"며 "보안업계 트렌트를 교환하는 자리"라고 전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