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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상장 신호탄 쏜 ‘모비릭스’…게임사 IPO, ‘첫 출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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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상장 신호탄 쏜 ‘모비릭스’…게임사 IPO, ‘첫 출발’ 좋다

‘1485대 1’ 청약률 '모비릭스', 상장 첫날 ‘따상’ 기록
여전한 게임사 IPO 흥행 열기…차기 게임사도 홈런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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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모바일게임 전문기업인 모비릭스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게임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모비릭스가 올해 첫 상장 물꼬를 트면서 게임사들의 올해 이어질 IPO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면 속에 수혜를 입은 게임사들이 실적 고공행진이 예상되는 데다 신작을 쏟아낼 예정이어서 게임 시장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주가 강세 흐름에 탑승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상장을 앞둔 게임사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 ‘카카오게임즈’ 이어 ‘따상’ 이름 올린 모비릭스


모비릭스는 지난달 28일 코스닥 상장 첫날 이른바 ‘따상’을 기록하며 게임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비릭스는 첫날 시초가 2만8000원 대비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3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인 1만4000원 2배로 형성된 뒤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따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게임사가 됐다.

지난 2004년 설립된 모비릭스는 모바일 게임 개발과 유통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청약 당시 시장에서 큰 관심을 가졌다. 지난달 19일과 20일 이틀간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485.51대1의 최종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증거금 약 3조7435억 원이 몰렸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1524.85대1) 역대급 공모주 청약 경쟁률에 근접한 규모다.

모비릭스는 공모 자금을 신규 게임 개발, 개발사 및 스튜디오 투자, 사용자 데이터 분석 고도화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200여 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모비릭스는 글로벌 다운로드 수 국내 1위로 알려져 있다. 전체 매출의 91% 이상이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월 평균 이용자가 5000만 명에 달한다. 또한 광고수익과 인앱결제 등 수익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실적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연매출 354억 원, 영업이익 81억 원을 올린 모비릭스는 2019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03억 원, 74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매출 추정치는 442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101억 원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모바일게임 퍼블리셔인 모비릭스는 글로벌 게임 다운로드 시장 지배력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신규가입자가 유입 중인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모비릭스가 올해 매출 560억원, 영업이익 142억 원을 올릴 것으로 관측했다.

◇ 다음 IPO 타자는?…크래프톤·스마일게이트RPG 등도 ‘홈런’?


올해 게임사 중 처음으로 모바릭스가 성공적 흥행성적을 내며 다음 IPO에 나설 게임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배틀그라운드 IP로 단숨에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한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RPG 등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크래프톤은 장외시장에서도 주당 170만 원대에 거래될 정도로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한때는 185만 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과대평가 시선도 존재하지만 증권업계에선 기업가치가 적게는 10조많게는 30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지난해 10월 IPO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한 이후 크래프톤은 조직개편을 단행, 올해 상반기 IPO 목표로 준비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현재로선 IPO 시점은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다.

‘배틀그라운드’ 단일 IP 리스크와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와 협력해 출시한 ‘엘리온’의 성과도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크래프톤의 누적 매출액은 1조2370억 원, 영업이익은 6813억 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국내 게임사 중 넥슨 다음으로 많은 게임사다.

크래프톤의 게임 매출 80%가 인도와 중국 아시아 지역에서 나오고 있지만 경쟁게임 출현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가 막히면서 전체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크래프톤의 차기작들도 부진을 면치 못한데 이어 기대를 모았던 ‘엘리온’ 흥행도 더딘 흐름이다.

올해 IPO 기업으로 스마일게이트 자회사인 스마일게이트RPG가 거론된다.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RPG는 지난 2014년 스마일게이트 지주사 전환 당시 자회사로 분리된 회사로, 스마일게이트 자회사 중 처음으로 IPO에 나서게 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세계 동시 접속자 수 800만 명 기록한 FPS게임인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한 글로벌 게임회사다. 중국과 베트남, 북남미, 유럽 등 세계 80개국에서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하고 있다. 2019년 연 매출 약 8900억 원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 1조 원 매출을 기념해 전 직원에 특별 격려금을 지급하고 10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한 로스트아크가 지난 2018년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로스트아크 서비스가 글로벌로 확대됨에 따른 실적도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 가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RPG 이외에도 한빛소프트의 모회사인 ‘T3엔터테인먼트’와 ‘로드 오브 히어로즈’ 개발사인 클로버게임즈도 올해 IPO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올해 모비릭스를 통해 게임사 IPO에 대한 흥행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면서 “다만 IPO를 준비하는 게임사가 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