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케이조선, 그리스서 MR탱커 4척 신규 수주...美 정책 변화 '훈풍'

글로벌이코노믹

케이조선, 그리스서 MR탱커 4척 신규 수주...美 정책 변화 '훈풍'

미국의 對중국 압박 속 그리스 선주들 '한국행'...발주 문의 증가
5만 DWT급 4척 계약...LNG/메탄올 레디 등 친환경 사양 탑재
미국의 대 중국 조선 정책 변화 속 케이조선이 그리스에서 MR탱커 4척을 신규 수주했다. 사진='케이조선'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대 중국 조선 정책 변화 속 케이조선이 그리스에서 MR탱커 4척을 신규 수주했다. 사진='케이조선'
케이조선(K Shipbuilding)이 최근 그리스 선주들로부터 중형(MR)급 석유제품 운반선 4척을 신규 수주했다고 조선 해양 전문매체 리비에라가 지난달 30(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의 대중국 조선 정책 변화 속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는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케이조선은 최근 유럽 선사 2곳과 5DWT(재화중량톤수)급 선박 4척의 건조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선사가 그리스 자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계약은 케이조선 관계자들이 최근 그리스를 방문해 현지 선주들과 직접 논의한 끝에 성사됐다. 해당 선박들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최신 환경 규제를 충족하며, LNG(액화천연가스) 및 메탄올 추진이 가능한 '레디(ready)' 사양으로 건조된다. 인도 시기는 2027년으로 비교적 빠른 편으로 알려졌다.

◇ 그리스 선주 업계와 끈끈한 유대


케이조선은 전통적으로 그리스 선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으며, 특히 석유제품 운반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나비오스 마리타임 파트너스(Navios Maritime Partners), 스틸십스(Steelships), 켐나브 십매니지먼트(Chemnav Shipmanagement), 씨 파이오니어 쉬핑(Sea Pioneer Shipping Corp) 등 여러 그리스 선사가 '케이조선'에 유사 선박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중국 정책 변화가 '결정적 배경'


이번 수주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조선업 견제 움직임이 자리한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관세 부과 등을 추진하자, 세계 최대 선주 그룹인 그리스 선사들이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대신 한국 조선소를 찾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리비에라는 앞서 그리스 선주들이 이 같은 이유로 탱커와 컨테이너선 중심으로 한국 조선소 발주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2025년 현재 벌크선 신조 시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최근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대부분의 그리스 선주들은 여전히 중국 조선소에 대한 신규 발주를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케이조선의 한 관계자는 "노후 선대 교체가 지속되면서 조선 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다른 대형 조선소의 한 고위 관계자 역시 리비에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정책 변화가 모든 주요 선종에 걸쳐 신규 발주에 대한 '정책적 수요(statutory demand)'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케이조선1967년 부산 영도구에서 시작한 동양조선을 모태로 1973년 중소 조선소 통합으로 대동조선이 되었다가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을 거쳐 2001STX가 인수해 2000년대 초반 세계 4위 조선사로 성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경영난으로 다시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겪은 후 2021년 유암코-케이에이치아이 컨소시엄의 투자로 8년 채권단 관리를 마치고 2021'케이조선'으로 상호 변경하며 재도약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