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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美최대 패션 C2C플랫폼 '포쉬마크' 2.3조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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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美최대 패션 C2C플랫폼 '포쉬마크' 2.3조 인수

신사업 기반 글로벌 영토 확장 '빅스텝…기존 사업 시너지 확대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김남선 네이버 CFO가 4일 개최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네이버 라이브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김남선 네이버 CFO가 4일 개최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네이버 라이브 캡쳐)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 M&A를 성사시키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 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의 비전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네이버는 4일 북미 최대 C2C플랫폼 '포쉬마크'의 지분 100%를 우리 돈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포쉬마크는 우리나라의 당근마켓과 같은 곳으로 이용자 간의 중고물품 거래를 돕는 플랫폼이다.
패션에 특화된 C2C플랫폼으로 이용자 수만 4000만명에 이르고 연간 거래액도 18억 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연간 매출 성장률만 27%에 이르고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흑자를 달성할 정도로 미국 내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다. 특히 가입자 중 80% 이상이 MZ세대들로 이뤄져 있어 미래 전망도 밝다.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를 위한 2조34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정도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포쉬마크를 100% 현금 인수하기로 했다. 보유 현금과 가용 차입금, 투자자산 일부를 유동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인수하면서 패션 리커머스 사업자로 단숨에 북미 시장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앞으로 포쉬마크는 네이버와 함께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시장까지 영토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취임한 최수연 대표 체제에서 첫 M&A 성과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 당시 인사말을 통해 "네이버가 갖고 있는 모든 비즈니스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을 뿐 아니라 모든 목표점이 글로벌을 향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네이버는 선배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네이버는 한성숙 전 대표(현 유럽사업개발 대표) 체제부터 글로벌 사업에 공을 들였다. 지난 2018년 네이버제트를 통해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전세계 사용자 3억명을 넘어서면서 로블록스에 이어 글로벌 2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또 지난해 1월에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6억 달러(당시 기준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오리지널 IP 확보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왓패드와 시너지를 통해 웹툰·웹소설 플랫폼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네이버웹툰은 일본에서 카카오 픽코마의 추격을 받았으나 사업 다변화를 통해 다시 점유율 1위에 올랐고 거래액도 1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네이버는 2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8%나 성장하며 주목 받았다. 이 같은 성장에는 네이버웹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포쉬마크 인수가 더해지면서 커머스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포쉬마크는 이용자 간 거래 플랫폼인 만큼 블로그, 카페, 밴드 등 네이버의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와 AI, 클라우드 등 네이버 자체 기술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사업과 시너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신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글로벌 사업이 성과를 내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증권가에 따르면 네이버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989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3560억원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이 추정치는 2분기 영업이익인 3362억원,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인 3498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네이버는 왓패드 인수 당시 "단기 수익보다 성장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공격적인 M&A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