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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작 전부터 잡음 '치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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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작 전부터 잡음 '치지직'

'트위치' 빈 자리 두고 유튜브·아프리카TV와 경쟁
올 초부터 업계와 물밑 접촉…"쉽지 않은 도전"
'거대 플랫폼'이 약점 될 수도…차별적 강점 필요

'치지직' 로고. 사진=네이버, 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치지직' 로고. 사진=네이버, 이원용 기자
네이버가 게임 분야에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선보인다. 기존 선두 플랫폼인 '트위치'의 서비스 중단으로 주요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업계 내에서는 치지직의 전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치지직 공식 네이버 라운지에 게재된 공지에 따르면 오는 19일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다. 기존 플랫폼에서 1만명 이상의 구독자·팔로워를 보유한 이에 한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가운데 수많은 스트리머들이 라운지를 통해 치지직 데뷔를 예고하고 있다.
1인 미디어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트위치를 대신할 신생 플랫폼에 대한 기대, 트위치를 온전히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로 양분된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 3인의 의견을 구한 결과 공통적으로 "치지직의 시장 공략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지직의 경쟁 상대로는 트위치의 라이벌로 꼽히는 유튜브, 토종 개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가 손꼽힌다. 유튜브는 글로벌 플랫폼이란 강점이 있으나 라이브 방송보단 일반 영상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란 약점이 있다. 아프리카TV의 경우, 장기간 존속해온 플랫폼으로서 30대 남성 등 타깃 이용자층 이상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시장에 들어온다는 점 자체는 업계 전반적으로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콘텐츠 시장의 특징, 특히 마니아층의 비율이 높은 1인 미디어 분야의 특징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거대한 플랫폼이기에 오히려 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네티즌들 사이에선 국내법의 적용을 받는 네이버가 트위치와 같은 해외 플랫폼보다 강한 콘텐츠 검열을 적용, 1인 미디어 특유의 'B급 감성'이 다소 무뎌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국정 감사에 자주 불려 나가는 플랫폼 기업이 스트리머들에게 충분한 콘텐츠적 자유를 줄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 '치지직' 라운지 캡처 화면. 사진=네이버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 '치지직' 라운지 캡처 화면. 사진=네이버


최근 네이버 측과 '치지직' 활동에 관해 미팅을 가진 스트리머 A(가칭)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힌 업계 관계자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A는 기존 플랫폼에서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스트리머로, 동료 스트리머들과 함께하는 '크루'를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측 관계자들이 A와 함께하는 크루원들에 대해 모르는 눈치였다고 한다"며 "시장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게 더 어려운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쟁 플랫폼 대비 차별점이나 시스템·콘텐츠적 강점보다는 '네이버 게임 라운지의 영향력' 등 원론적인 이야기만 꺼냈다고 들었다"며 "여러 인터넷 방송 플랫폼들이 떴다 사라지는 역사를 봐온 입장에선 시장을 다소 안일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가 '치지직' 준비를 본격화한 시점은 올 8월로 짐작된다. 비즈니스 메신저 링크드인에 따르면 이 시점에 게임·e스포츠 전략 제휴를 총괄하는 J(가칭)가 합류했다. 그는 온게임넷, 곰TV, 스포티비, 아프리카TV 등을 거치며 약 20년간 경력을 쌓아온 e스포츠·미디어 분야 전문가다.

오랜 기간 1인 미디어에 종사해 온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스트리머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최근"이라면서도 "실제로는 올 초부터 MCN(인터넷 방송인 소속사)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플랫폼의 크리에이터들을 관리해야 하는 MCN의 특성상, 특정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데 많이들 망설인 것으로 보인다"며 "타 플랫폼 대비 큰 질적 향상이나 특출난 서비스 제공 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시장 공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