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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유래 없는 위기"…협회장 사임으로 '사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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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유래 없는 위기"…협회장 사임으로 '사활' 걸어

정부의 일관성 없는 통신 정책 '비판'
이통 3사, 망 도매대가 협상 모두 참여로 '경쟁' 유도
금융권 알뜰폰 사업 '제동' 걸 필요 있어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이 모두발언 중인 모습. 사진=편슬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이 모두발언 중인 모습. 사진=편슬기 기자
알뜰폰 업계가 유래 없는 위기를 맞았다.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입, 망 도매대가 개별 협상 등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가격 경쟁력 저하는 물론 사업의 존폐 위기를 맞았다는 주장이다.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한다면 협회장직을 사임하겠다며 '사활'을 건 모습을 보였다.

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이하 알뜰폰 협회)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김형진 알뜰폰 협회장은 환영사와 함께 알뜰폰 업계가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정부의 도움과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호소했다.
알뜰폰 업계는 현재 △망 도매대가 개별 협상 △단통법 폐지 △90일 내 번호 이동 수수료 부과 △은행의 알뜰폰 부수업무 지정 △이통 3사 5G 저가 요금제 △이통 3사 전환 지원금 상향 등으로 인해 업계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형진 알뜰폰 협회장은 "정부는 가계 통신비를 인하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일관성'의 부재로 인해 알뜰폰 업계가 경쟁력을 잃고 위기에 빠지게 됐다. 이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면 내년 2월을 마지막으로 협회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사임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며 알뜰폰 업계 위기 극복에 사활을 걸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알뜰폰 사업자들은 오는 2월부터 개시되는 망 도매대가 산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만약 망 도매대가 산정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부)의 개입을 배제하고 이뤄질 경우, 기존의 SK텔레콤이 협상을 진행하고 KT와 LG유플러스가 따랐던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알뜰폰 사업자 A씨는 "망 도매대가 산정에 알뜰폰 업체가 협상의 주체로 나선다면 이통3사도 SK텔레콤만 대표로 협상에 나설 것이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도 동시에 나서줬으면 싶다. 이통 3사 모두 망 도매대가 산정에 참여한다면 이통 3사 사이 망 도매대가를 둘러싼 경쟁이 활성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해서라도 알뜰폰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갖출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권의 알뜰폰 진입에 대해 본래 망 도매대가의 90% 이하로는 가격을 책정하지 않기로 정한 바 있으나 현장에서 80%, VIP 고객에게는 최대 70%까지도 통신 요금을 할인해 주는 만행이 벌어지고 있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명수 스마텔 대표이사는 "금융위에서 도매 대가의 90%까진 통신비 할인 책정을 허용하는 걸로 부수업무를 허락했다. 그러나 은행에서는 금융위와 약속했던 90%가 아닌 80%, VIP고객에겐 70%까지 통신비를 할인하며 과당경쟁을 통해 알뜰폰 생태계를 왜곡시키고 있다. 이걸 공정 거래라고 볼 수 있겠는가. 부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실효성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펼쳐줬으면 한다"며 알뜰폰 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