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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회의실·병원 연결도 척척...AI가 21세기 '교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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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센터·회의실·병원 연결도 척척...AI가 21세기 '교환원'

통신3사 AI에이전트로 자동화 전환 가속
온디바이스·멀티모델·실무특화 아우른다
LG유플러스·KT·SK텔레콤 등 주요 이통3사가 AI 에이전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객 응대부터 회의록 작성, 병원 예약까지 산업 전반의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LG유플러스·KT·SK텔레콤 등 주요 이통3사가 AI 에이전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고객 응대부터 회의록 작성, 병원 예약까지 산업 전반의 자동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화선을 타고 연락을 이어주던 통신사가 이제 AI로 사람과 기술을 연결한다. 통신 3사는 초거대언어모델(LLM)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상담부터 회의, 병원 예약까지 일상과 산업의 연결을 자동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익시오(ixi-O)'는 음성 기반 온디바이스 형 AI다. 사용자를 대신해 전화를 받고 통화 내용을 요약해 전달하며, 보이스피싱을 실시간으로 탐지·경고한다. 개인정보는 클라우드 등 외부가 아닌 단말기 내에서 처리돼 보안성과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확보했다. '보이는 전화'와 '안티딥보이스' 기능은 고령층, 외국인 등 정보 접근 취약계층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지난 5월 진행된 대학 축제 내 체험 부스에서 관련 기능이 "언어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받으며 일부 유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 LG유플러스는 병원 대표번호에 익시오 콜봇을 적용해 월 200건 이상 자동화했다.
KT는 사무환경 자동화에 강점을 둔 'K-오피스' AI 에이전트 군을 구축했다. 회의록 작성과 GPU 자원 스케줄링, 상담 지원, 탄소공시 대응까지 다양한 기능을 실무에 적용한다. 이 중 상담사 보조 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지식 추천과 후처리를 자동화했고, 탄소공시 에이전트는 2~3개월 걸리던 ESG 업무를 50% 이상 단축시키며 실무 효율화를 견인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생활형 AI '에이닷'과 업무형 '에이닷 비즈'를 중심으로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통화 요약과 일정 연동, 대화형 기능을 갖춘 에이닷은 최근 자율형 AI '에스터'와 추론형 모델 '에이닷엑스'로 확장돼 북미 진출도 노린다. 기업용 에이전트는 회의록, 법무, 투자 분석까지 자동화하며 산업 맞춤형 솔루션으로 진화 중이다.

AI는 이제 반복 업무의 대체를 넘어 조직 구조까지 재편하고 있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AI는 단순히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다"며 "단순·반복 업무는 AI가 맡고, 사람은 고난도 민원 대응과 맞춤형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2025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통신사 중 84%는 AI가 매출 증가에, 77%는 운영비 절감에 기여한다고 답했다. 60%는 AI 도입의 최대 효과를 직원 생산성 향상으로 꼽았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