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민간 리더, '100조 AI 시대' 설계자 낙점
네이버 '내부 혼선 있었다…퇴사·후임 미정'
정책·기술·사회 잇는 실무형 브레인
정부-민간 협력 거버넌스 출발점 될까
네이버 '내부 혼선 있었다…퇴사·후임 미정'
정책·기술·사회 잇는 실무형 브레인
정부-민간 협력 거버넌스 출발점 될까

"주말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내부에서도 갑작스럽게 전달받았습니다."
네이버 측은 16일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을 지낸 하정우 수석의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임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공식 퇴사 여부는 물론 향후 조직 개편이나 후임 인선, 정부와의 협력 체계 등도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축하 논평조차 미리 준비되지 못할 만큼 예상치 못한 인사였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정책실장 산하에 'AI미래기획수석'이라는 신설 직제를 마련하고, 초대 수석으로 하정우 센터장을 전격 임명했다.
정부가 예고한 'AI 100조 시대'를 본격화할 컨트롤타워로서, 기술·산업·인재·윤리·생태계를 통합 설계하는 고위 정책직이다. 기존 경제성장수석·사회수석과 같은 급으로 편제돼, 인공지능이 '국가 전략기술'로 위상을 높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민간 기업 출신 40대 기술 리더에게 주요 자리를 맡긴 파격 인사가 주목을 모았다.
하 수석은 네이버에서 9년간 AI랩, 클로바연구소, AI이노베이션센터 등 핵심 연구조직을 총괄하며 한국형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이끈 핵심 인물이다. 최근엔 'AI안전총괄'을 겸임하며 기술뿐 아니라 AI의 사회적 책임과 거버넌스 이슈 등 다양하게 다뤄왔다.
그는 국내에서 '소버린AI(주권형 AI)' 개념을 주창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글로벌 빅테크 모델을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 자국의 제도·가치·문화를 반영할 수 있는 독자 AI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는 철학을 일관되게 펼쳐왔다. GPU 국가매입, AI 오픈소스화, 공공 인프라 공유 등의 정책 제안도 이미 수차례 공개한 바 있다.
실제 그는 연구자로서 NeurIPS, ICML 등 세계 최고 학회의 리뷰어와 조직위원으로 활동했고, 시민사회에서는 과실연(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 공동대표를 맡아 과학기술의 공공성과 AI 리터러시 확산에 힘썼다. 지역 기반의 인재 양성을 위해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 제6기 교장을 맡는 등 교육·사회적 실천에도 깊게 관여해왔다.
이 같은 입체적 이력이 대통령실의 구상과 맞아떨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AI 100조 투자, AI 인재 10만 양성, AI 데이터센터 대규모 구축, 국가 AI위원회 설치를 핵심 비전으로 내세워왔다. 하 수석은 이를 총괄 설계할 '실무형 브레인'으로 낙점된 셈이다.
다만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진 인사 탓에, 네이버 내부는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회사 내부에서 인사 여부를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고, 주말 사이 갑작스레 상황이 전개됐다"며 "공식 퇴사 시점은 물론, 향후 네이버의 정부 협력 방향도 내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