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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삼성ㆍLG그룹, IT에서 자동차 소재로 경쟁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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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ㆍLG그룹, IT에서 자동차 소재로 경쟁 확대

전기차 배터리는 SK까지 뛰어들어 3파전
[글로벌이코노믹=천원기 기자] 삼성그룹과 LG그룹의 경쟁이 IT 분야에서 자동차소재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두 기업은 자동차 경량화 바람을 타고 주요 부품이 철재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ngineering plastic)으로 바뀌면서 시트 및 내장재 등 소재사업 진출을 서두르거나 완료한 상태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을 두고서는 삼성과 LG에 이어 SK까지 가세하며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초반 승기는 LG가 잡았다. 사업 진출도 빨랐고 배터리 분야에서는 단역 독보적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자동차 소재사업에 뛰어들었다. 구동에 필요한 모터까지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완성차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셈이다. LG는 특히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른 전기차 소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도현 LG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가전 사업을 통해 축적해온 기술로 다양한 전기차 부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지난 2011년 글로발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에 네비게이션을 공급해 오고 있는 LG전자는 지난해에는 자동차 부품 연구개발을 위해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까지 신설했다. 친환경 자동차부품을 연구하는 LG전자 인천캠퍼스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LG하우시스가생산한자동차내장재가사용된현대NF쏘나타내부모습.이미지 확대보기
▲LG하우시스가생산한자동차내장재가사용된현대NF쏘나타내부모습.


LG전자는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비롯해 하이브리드의 핵심 기술까지 개발에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 부품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기술개발 성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건자재로 유명한 LG하우시스는 자동차 내장재를 책임지고 있다. 사업방향을 자동차 소재부문으로 틀면서 글로벌 자동차 원단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건자재 보다는 자동차 소재가 주력이 된 셈이다. LG하우시스는 1971년 자동차 핸들 생산을 시작으로 1981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동차용 플라스틱 범퍼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현재는 일명 레진으로 불리는 크래쉬패드를 비롯해 시트, 도어트림용 원단, 계기판 등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GM, 폭스바켄, 푸조, 닛산, 현대기아차가 주요 고객이다.

중국과 미국 시장을 겨냥해 2011년 톈진 공장 준공에 이어 올해에는 미국 조지아주 고든 카운티에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주로 차량용 안전장치와 등화장치를 생산하고 있다. 미끄럼 방치 장치인 ABS모터와 전자제어 조향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EPS모터가 주력상품이다. 여기에 자동차 전조등 시스템과 차량용 모터에서 LED까지 생산한다.

LG화학과 LG CNS는 전기차 핵심 계열사다. 우선 연간 20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춘 LG화학은 미국GM을 비롯해 포드, 르노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와 쿠오로스 등 중국 4개 업체에서도 러브콜을 받은 상황으로 중국에만 연간 10대 이상의 물량을 공급하게 된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선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일본 업체들보다 후발주자였던 LG화확은 2009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41%까지 끌어 올렸다. 기술 개발비를 늘린 올해에는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인 네비건트리서치는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2년 연속 세계 최고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LG화학을 선정하기도 했다.

LG화학 측은 올해도 업계 1위를 낙관했다. LG화학 홍보팀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면서도 기술 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고 구체적인 수주 물량은 영업비밀이라 말해 줄 수 없지만 올해에도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 CNS2009년부터 전기차 충전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며 최근까지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제주도에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BMW와 손잡은 삼성LG 맹추격
▲지난14일인천영종도BMW드라이빙센터에서BMW그룹이삼성SDI와전기차배터리셀공급확대를위한양해각서(MOU)를체결하고기념촬영을하고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14일인천영종도BMW드라이빙센터에서BMW그룹이삼성SDI와전기차배터리셀공급확대를위한양해각서(MOU)를체결하고기념촬영을하고있다.


자동차 소재 산업에서 LG보다 한 템포 늦었던 삼성은 BMW와 협업 관계를 맺고 추격에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SDI는 지난 14BMW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앞으로 생산되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BMW에 공급키로 했다. 이로써 올해에만 2000억원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SDI이번 협약에 따라 향후 6년동안 BMW가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LG를 지근거리에서 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BMW가 출시한 전기차 i3는 올해가 출시 첫 해지만 기대보다 반응이 좋다판매량도 올해 목표치를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고 내년부터 본격 판매가 이뤄지면 판매량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BMW i3는 이미 전 세계에서 1만대 이상의 주문이 밀려왔다. 한국 목표치인 250대도 출시와 동시에 판매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인 모델인 i8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삼성SDI의 매출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SDI는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르쉐,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BMW와는 자동차 소재분야에서도 적극 협력하기로해 시너지 효과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BMW와 협력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에서 자동차 소재까지 글로벌 전략을 함께 세울 수 있게 됐다“BMW와의 동반자적 관계로 당장의 효과보다는 장기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패션사업 부문을 애버랜드에 넘긴 제일모직은 전기차에 사용되는 초경량 고강성 소재 개발에 나섰다. 소재가 개발되면 경량화 추세에 따라 전기차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방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비만 18000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뛰어난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 차량용 반도체와 카인포메이션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한편 SK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전공과 베이징기차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2017년 중국 베이징 자동차가 생산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현재 기술 개발은 거의 끝나 상용화 단계에 있다중국 시장 진출을 교두보로 삼아 공급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케미칼도 자동차 경량화의 핵심 소재로 떠오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업체 데이진과 공동으로 합작사를 설립한 SK케미칼은 2015년말부터 차량용 플라스틱을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건자재 부문을 매각한 한화L&C는 이미 현대자동차의 고급세단 신형 제네시스의 언더커버에 쓰이는 플라스틱을 납품하고 있다. 철로 제작된 범버 빔보다 무게가 12% 가벼운 차량용 하이브리드 범퍼 빔 개발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