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삼성전기와 호텔신라, 에스원 등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큰 이들의 거취가 향후 인사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IT 업계 특성상 후임자를 가능한 한 빨리 내정해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한 절차라는 해석이다.
삼성의 세대교체를 위한 시발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권 부회장은 사퇴 발표 이후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에게 2년째 실시하지 못한 사장단 인사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인사가 적체되고 있는 회사 내부사정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며 “인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동맥경화나 마찬가지다. 이를 지켜보며 스스로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의 말처럼 삼성은 그간 미뤄왔던 사장단 인사를 이르면 이달 중 실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아버지’라고 평가받는 권부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만큼 과거에 없던 ‘인사 쓰나미’가 삼성 전 계열사에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권 부회장처럼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경영진들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삼성 주요 계열사 16곳에는 50명의 등기이사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권 부회장과 같은 세대인 50년생은 권 부회장이 동반 퇴진하는 한편 이들의 빈자리를 60년대생 경영진들로 채워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960년생인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지난 3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현재 자리로 이동했다. 그의 등기이사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다. 그에게 3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것처럼 삼성의 올해 사장단 인사 세대교체 기준점은 60년생 전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