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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나홀로' 성장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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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나홀로' 성장 비결

글로벌 톱3 목표… 2030년까지 500GWh 생산력 확보
파우치형·전고체 배터리로 효율성·기술력 키워갈 계획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왼쪽)과 지동섭 SK온 사장(오른쪽)이 지난해 4월 미국 조지아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이미지 확대보기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왼쪽)과 지동섭 SK온 사장(오른쪽)이 지난해 4월 미국 조지아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온의 추격이 무섭다. 국내 배터리 기업 3사 가운데 후발주자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5위에 오르며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는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이래 5년여 만이다. 이제는 글로벌 톱3가 목표다. 현 추세라면 실현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 SK온은 지난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1~5월 전세계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조사 결과에서 전년 동기 대비 1.6%P 오른 점유율(6.8%)과 13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각각 7.9%, 32.5%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점유율에선 고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4.4%(9.2%P↓), 삼성SDI는 4.4%(1.5%P↓)로 떨어졌다. SK온만 유일하게 점유율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조사업체는 SK온의 성장 배경으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니로 등의 판매 증가를 첫손에 꼽았다. 해당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SK온의 수주량도 증가됐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전망도 밝았다. SK온이 최근 포드의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계약을 따냈다는 점에서, 차량 판매가 시작되는 내년부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차량은 사전예약으로 20만대 주문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SK온의 공격적인 투자다. 오는 2030년까지 500GWh 이상의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국내외 생산거점을 늘려가고 있다. 포드와 함께 설립한 합작사(블루오벌SK)를 통해 미국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공장을 짓는데 투자한 자금만 5조원이 웃돈다. 기존 공장 증설도 적극적이다. 2024에는 한국 서산을 비롯해 미국 조지아주(1·2공장), 헝가리 코마롬(1·2공장)·이반차, 중국 창저우·후이저우·옌청(1·2공장)에서 공장이 동시 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폼팩터(형태)가 적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SK온의 주력 생산품은 파우치형 배터리다. 각형 배터리는 올해 연말 양산을 대비한 파일럿 라인이 가동될 예정이나, 원통형 배터리는 생산 계획이 아예 없다. 경쟁사에서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를 겨냥한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이에 대해 SK온은 전략적 선택으로 주장한다. 핵심은 효율성이다.

SK온은 경쟁사가 이미 선점한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위해서 신규 설비 구축이나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보다 앞선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는 게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파우치형 배터리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채울 사업 분야는 전고체 배터리로 낙점했다. 전고체 배터리 선도 기업인 미국 소재 솔리드파워에 약 353억원을 투자해 공동 개발·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적자 해소는 앞으로 풀어갈 과제다. 여기에 SK온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경쟁사 대비 투자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게 5일 글로벌이코노믹에 밝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지출 대비 수익성이 크지 않지만 점유율 상승 등 투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나타냈다. 흑자전환 시점은 분기 기준으로 올해 4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