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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공포] 수출 위주 자동차 ‘활짝’…반도체‧정유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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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공포] 수출 위주 자동차 ‘활짝’…반도체‧정유 ‘한숨’

환율 상승에 산업계 희비


16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6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와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계가 급격한 환율상승으로 업종별로 희바가 엇갈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업종이 환율상승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반도체·해운·정유·항공업은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주요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10대업종의 환율상승에 따른 기업영향을 조사한 결과 오는 하반기 수출비중이 높은 자동차업종을 제외하고 반도체·정유·해운 업계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상승에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자동차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업계는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이 기대되면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실제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지난 2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얻은 환차익이 각각 951억원, 2103억원이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이 1100원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현대차 320억원, 기아 769억원 환차손에 비하면 환율상승이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무역 선박과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무역 선박과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반면, 반도체·디스플레이·정유·항공·해운업은 다른 분위기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는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만, 고물가·고금리 등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침체 위기에 수요가 감소하면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는 D램, 낸드 등 가격 하락이 환율상승분보다 커서 어두운 전망이 예견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액정디스플레이(LCD) 가격이 하락하고 재고는 높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는 1·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패널 공급량을 크게 늘리면서 3분기에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정유업계는 하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더해 정유사들의 손익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정제마진'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으로 정유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항공업계는 초비상이다. 항공사들은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를 달러로 지급해야 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비용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외화부채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 각각 410억원, 284억원가량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해운업계도 비슷하다. 매출원가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연료비와 선박을 빌리는 용선료를 달러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과 주요 운임 지표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240.61p(포인트) 내린 2072.04를, 원자재를 나르는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1553p를 기록했다.

철강업계도 원·달러 환율상승에 원자재값 부담으로 긴장하는 모습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은 수출 시 환율 헤지를 하고 있지만 철강재 생산에 필요한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의 원재료를 수입하고 있어 생산에 필요한 원가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고금리 등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환율마저 급등하여,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금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했을 때 과도한 측면이 있으므로, 통화스왑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