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로봇, 디지털 트윈 기술로 업무 효율성 높여
이미지 확대보기“비켜주세요. 이 친구 일하러 가야 한대요.”
공장과 어울리지 않는 음악 소리가 울린다. 그럴 때마다 이수형 LG전자 H&A DX·혁신운영팀 선임은 연신 ‘이 친구’가 일을 갈 수 있게 길을 터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 친구란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s)을 일컫는다.
6일 LG전자는 창원 LG스마트파크를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창원 LG스마트파크는 지난 3월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y Forum)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비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첨단 기술을 적극 도입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공장을 말한다. LG전자는 2017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시작해 지난해 1차로 ▲초(超)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냉장고 ▲오브제컬렉션, 북미향 프렌치도어 등 냉장고 ▲정수기 등 3개 라인의 가동을 시작했다.
창원 LG스마트파크는 1과 2로 나누어져 있다. LG스마트파크1은 축구장 약 35개 규모이며 LG스마트파크2는 약 60개 규모로 약 2배 차이다. LG스마트파크2에선 에어컨, 세탁기, 컴프레서, 모터 등을 생산한다. 이날 볼 수 있었던 곳은 LG스마트파크1이다.
첫 번째 등대 불빛, 물류로봇 'AGV'
이미지 확대보기AGV는 공장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들이 계속 길을 막자 길을 비켜달라고 음악 소리를 내보냈다. 바닥에는 노란색, 초록색 등 테이프 선들이 있는데 노란색 선은 사람이 이용하는 통로이고 초록색은 로봇의 길이다.
공장 안에는 사람이 물류를 들고 옮기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 대신 로봇이 지능형 무인창고에서 부품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하고 AGV가 초록선 중간중간에 있는 QR코드를 따라 물류를 옮겼다.
AGV는 LG전자가 생산기술원과 함께 개발해 평택 공장에서 제조하는데 LG스마트파크에서는 현재 3개 종류로 총 50대가 운영 중이다.
LG전자가 LG유플러스와 협업해 5G 전용 통신망을 구축해 물류로봇들은 끊김 없는 안정적인 통신을 통해 정확한 운반을 한다. LG스마트파크의 AGV는 5G 통신망 최초 구축한 사례다.
두 번째 등대 불빛 '디지털 트윈'
이미지 확대보기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에 들어가 오른쪽을 보면 대형 화면이 있다. 화면에서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로 구현한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과 부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유무, 제품 생산 실적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시뮬레이션함으로써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작업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상태에 미리 대비하며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공장 안에 로봇팔이 20kg이 넘는 냉장고 문을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전에 사람이 할 때는 근무시간 후반엔 무거워서 한 번에 조립을 못 하고 제품에 스크래치나 흠집을 내거나 불량이 나오기도 했다.
이수형 선임은 “LG전자는 세계최초로 냉장고 문 부착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언뜻 간단하게 들리지만, 문을 본체에 삽입하는 공차가 0.25mm로 매우 정교하고 세밀한 공정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로봇팔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3D 비전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함으로써 로봇이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로봇이 어렵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 작동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해 품질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그 결과 시간당 제품 생산대수는 20% 가까이 증가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디지털 트윈 기술은 물류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의 상황을 예측한다.
예를 들어 10분 뒤에 라인 일부에서 자재가 부족해 정체가 될 예정이라면 미리 해결하도록 안내한다. 실시간으로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기 때문에 한 개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 맞춰 부품과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LG스마트파크의 입체물류 자동화 시스템은 업무와 공간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했다.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 대비 25% 단축됐고 물류면적은 30% 정도 감소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감소했다.
SF영화에 나오는 로봇들은 흔하게 인간과 대척점에 서서 싸우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음악 소리로 사람에게 의사를 전달하고 부지런히 일을 가는 로봇을 보니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창원 LG 스마트파크에서 로봇은 인솔자가 표현한 ‘친구’라는 단어처럼 사람의 조력자로서 일의 효율과 제품의 성능을 높인다.
로봇 도입으로 사람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실제로 LG스마트파크의 직원 수는 스마트팩토리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로 위험하고 어려운 작업은 로봇이 맡고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강명석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생산선진화 리더는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의 일자리도 10~15% 늘었다”며 “결국, 사람을 위한 자동화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등대 불빛, 환경과 지역사회와의 상생
LG전자는 LG스마트파크에 친환경 에너지 설비와 기술을 적용해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LG스마트파크는 전력 피크 저감용 에너지저장장치을 설치하고 소각장의 폐열을 스팀으로 변환해 열원으로 활용한다. 최근엔 GS EPS와 협력해 1만여 장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다. 완공 목표인 2025년엔 건물 사용전력의 약 10% 이상을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LG스마트파크의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생활가전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협력사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창원 지역에 있는 11개 주요 협력사의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700여 명으로 LG스마트파크 가동 전인 2020년 말 대비 약 15% 증가했다.
LG스마트파크 준공 과정에서도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 통합생산동 1차 준공을 위해 22개 지역 건설업체와 누적인원 16만 명이 참여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