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자금으로 재무 부담 해소…지배력 유지·주주 희석 구조 부각
유증 유형은 달라도 귀결은 동일…기존 주주 부담 집중
유증 유형은 달라도 귀결은 동일…기존 주주 부담 집중
이미지 확대보기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을 둘러싸고 자본시장 안팎에서는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자금 조달 수단에 대한 규제와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상증자가 실제로는 기존 주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는 회사의 재무 부담을 기존 주주 자금으로 충당하는 구조로 설계되며 시장 반발을 불러왔다. 대주주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분율 유지를 위해 약 8800억원을 납입해야 하는 한화의 현금성 자산은 1300억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발행가가 주가에 연동되는 구조상 주가가 낮아질수록 실제 납입 부담은 줄어든다.
일각에서는 채무 부담은 주주에게 전가되면서도 결과적으로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지배력 유지와 승계 구도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반면 기존 주주는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과 지분 희석, 추가 납입 부담까지 동시에 떠안는다.
이 같은 논란은 한화그룹 내에서 반복돼 왔다. 한화솔루션은 과거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계열사 지분 거래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시장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한화에너지·한화임팩트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약 7.3%를 1조 3000억원에 매입한 뒤 약 3조 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총수 일가 지배력이 높은 계열사로 자금이 먼저 이동한 뒤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자금 조달이 이어진 구조라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와 주주 반발 속에 주주배정 규모는 2조 3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나머지 1조 3000억원은 제3자배정으로 전환됐다. 계열사 거래와 유상증자가 맞물리며 지배력 강화와 주주 부담 논란을 동시에 키운 셈이다.
유상증자 논란은 유형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도 나타난다. 삼성SDI는 2025년 약 2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GM 합작 투자, 헝가리 공장 증설, 전고체 배터리 라인 구축 등 성장 투자 목적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증자를 발표하며 시장 반발이 이어졌다. 발표 당일 주가는 6% 이상 하락해 52주 기준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사전 소통 부족 문제도 지적됐다. 성장 목적이 명확해도 시점과 방식에 따라 주주가치 훼손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롯데렌탈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한계를 드러낸 사례다. 2025년 2월 경영권 지분 매각과 함께 증자를 결의했으며, 구주 7만 7115원 대비 절반 이하인 2만 9180원에 신주가 발행됐다.
기존 주주는 참여 기회 없이 지분 희석을 감수해야 했고, 신규 투자자는 낮은 가격으로 지분을 확보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처럼 유상증자는 차입 없이 자본을 확충하는 수단이지만, 실제 과정에서 부담은 기존 주주에게 집중되고 성과 귀속은 불분명한 구조가 반복돼 왔다.
한화솔루션 사례는 유상증자가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지배구조와 주주가치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향후 유상증자 설계에 대한 시장 검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