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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첫 철강재 생산공장 ‘포항 1후판공장’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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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첫 철강재 생산공장 ‘포항 1후판공장’ 멈췄다

포스코, 설비 노후화로 재가동 하지 않기로
1972년 준공, 50년 맞아 생 끝내
1고로는 작년 종풍, 1열연은 가동

포스코는 1972년 7월 31일 중후판 제품을 처음 출하했다. 첫 출하한 물량을 실은 트럭이 포항제철소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구매처인 호남정유(현 GS칼텍스) 여수공장으로 출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는 1972년 7월 31일 중후판 제품을 처음 출하했다. 첫 출하한 물량을 실은 트럭이 포항제철소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구매처인 호남정유(현 GS칼텍스) 여수공장으로 출발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최초의 철강재 생산 공장인 제1후판 공장의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설비 노후화에 지난 9월 발생한 태풍 힌남도로 침수피해를 입은 1후판공장을 재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폐쇄’로 표현했으나 포스코는 ‘재가동을 하지 않는다’고 공식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1후판공장은 노후화 설비로써 냉천 범람 이슈와는 별개로 중장기 수요 변동 및 생산 효율성 등을 고려해 재가동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전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선박용이나 건설용 철강재로 주로 쓰인다. 대부분 탄소강 제품이 많으며 합금강이나 스테인리스강 등 특수 처리한 제품도 있다.

1후판 공장은 포스코 역사에 있어서 큰 의미를 갖는 사업장이다. 포항제철소 건설 작업이 한창이던 포스코는 1971년 12월 22일 전체 공기를 1개월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계획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설비공급사들이 단축한 공기에 맞춰 예정보다 일찍 설비를 공급해야 하고,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공사비 지출을 앞당겨야 했다.

1후판 공장은 종합제철 건설계획에 뒤늦게 포함돼 상대적으로 다른 공장과 구별되고, 차관 공여처도 다른 중후판공장 준공을 서둘렀다. 1972년 7월 4일, 포항 1기 설비 가운데 생산공장으로는 최초로 중후판공장을 1개월 앞당겨 준공했다. 이달 31일에는 첫 후판제품을 출하했다. 호남정유(현 GS칼텍스) 여수공장 유류저장탱크 제작용으로 출하된 중후판으로 물량은 62t이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 박태준 당시 포스코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환송 속에 20t 트럭 3대에 실려 수요처에 보내졌다.

또한 같은 해 11월 26일에는 미국에 1500t의 철강제품을 수출했다. 이 또한 포스코의 첫 수출 실적이다.

이후 1후판공장은 제품 길이 22m의 조선용 중후판과 오일탱크, 고압 보일러, 교량 및 댐 건설용 강판 등을 연간 33만6000t 생산해 400만달러 상당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 후판 판매로 벌어들인 돈은 종합제철소 건설에 유용하게 활용됐다. 포스코는 1년여 후인 1973년 6월 7일 1고로의 생명을 불어넣는 화입식을 가졌고, 이틀 후에 첫 쇳물생산(출선)에 성공했다.
올해로 준공 50년을 맞은 1후판공장은 연간 60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는 700만t 내외인 포스코 전체 연간 후판 생산량의 10%도 안되는 규모다. 포항제철소 내 제2, 제3 후판공장과 광양제철소의 후판공장이 각각 연산 200만t의 능력을 갖춘 것에 비해서도 생산량이 적다.

후판의 최대 수요처인 조선과 플랜트 산업이 축소되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대두되면서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올해 생산게획 재조정을 추진중이던 포스코는 1후판공장의 재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재가동을 안하는 것까지는 결정했으나 현 공장 부지 재활용 방안은 아직 논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최초 사업장이 사라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에는 포항 1고로가 종풍식을 갖고 48년 6개월의 역사를 마무리 했다. 종풍은 수명이 다한 고로의 불을 끄는 것을 말한다. 포스코는 1고로를 ‘포항1고로 뮤지엄’으로 개조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1972년 10월 3일, 1후판공장보다 3개월여 늦개 준공한 제1열연공장은 침수 피해 복구를 끝내고 지난 10월 3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1열연공장은 포스코의 가장 오래된 현역 공장이 됐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